화재 발생시 전원 차단 전동차 문 안열려 대형 참사[심병철]

[문 안 열려 참변]

● 앵커: 오늘 대부분의 사망자는 열차 안에 갇힌 채 발버둥 치다가 숨졌습니다.

화재로 전기가 나가면서 전동차 문이 자동으로 닫혔기 때문입니다.

심병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불이 난 전동차 내부는 시커먼 잔해로만 남아 있습니다.

유독가스와 뜨거운 불길에 희생된 승객들의 시신은 형체조차 알아보기 힘듭니다.

긴박한 순간을 맞아 전동차 밖으로 탈출을 시도했던 승객들의 최후의 몸부림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100여 명이 넘는 많은 사상자를 낸 가장 큰 원인은 불길과 유독가스가 전동차 전체로 번지는데도 일부 전동차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는 데 있었습니다.

● 남재호(지하철공사 차량운영부장): 문이 설령 잠겨 있더라도 기사가 표시를 해 놓았습니다, 글자로.

이 밑에 있는 코크를 열면 비상으로 문을 열 수 있습니다.

● 기자: 승객들 스스로가 불길과 연기를 뚫고 전동차 문을 열어야 했던 상황이어서 피해가 커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전동차 객실에서 시작된 화재는 순식간에 열차 전체로 확산되면서 열차는 물론 승강장 전체가 연기로 가득 찼지만 화재에 대비해 설치된 스프링클러는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 대구지하철공사 관계자: 승강장의 스프링클러는 열과 연기와 함께 감지돼야 작동됩니다.

● 기자: 유독가스가 퍼지면서 인명피해를 내는 상황에서도 불길이 감지되지 않아 작동되지 않았던 것입니다.

역시 화재를 대비한 CO2 가스자동소화기도 불이 난 지하 3층 승강장에는 없었고, 지하 1층 대합실에만 설치돼 무용지물이었습니다.

● 대구지하철공사 관계자: CO2 소화기는 지하 1층에 설치 돼 있다.

● 기자: 결국 희생자들은 탈출구도 없는 전동차에 갇혀 참혹하게 죽음을 맞았습니다.

MBC뉴스 심병철입니다.

(심병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