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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함께 사는 세상] 미숙아 인큐베이터 살인[민경의]

[함께 사는 세상] 미숙아 인큐베이터 살인[민경의]
입력 2003-09-06 | 수정 2003-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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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께 사는 세상, 미숙아 인큐베이터 살인]

    ● 앵커: 복지의 그늘 , 미숙아.

    마지막 순서입니다.

    미숙아가 인큐베이터에서 나오면 죽는다는 걸 알면서도 치료를 포기하는 부모들이 적지 않습니다.

    물론 치료비가 없어서입니다.

    민경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지난 1일 저녁 8시.

    서울의 한 종합병원 신생아 병동.

    초등학교 교사인 한 미숙아의 엄마는 치료중인 아기를 강제 퇴원시키기로 했습니다.

    ● 미숙아 엄마: 퇴원시키고 싶은 이유요?

    가장 큰 원인은 돈이죠.

    병원비도 2천만원 넘게 빚이거든요.

    ● 기자: 넉 달째 인큐베이터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미숙아의 치료비는 2,800만원.

    3,000만 원짜리 전세에 사는 형편에 치료비를 감당할 수 없었다고 울먹였습니다.

    ● 미숙아 엄마: 한 달 사이 1,900만원에서 900만원이 뛴 거죠.

    앞으로 900만원이 더 될지 천만 원이 더 될지, 모르는 거예요.

    ● 기자: 의사가 불러준 대로 작성했다는 자위 퇴원서입니다.

    퇴원 시 사망 가능성에 대해 충분히 들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기를 퇴원시키겠다고 돼 있습니다.

    ● 담당 의사: 경제적 사정이 너무 안돼서 (미숙아) 치료를 할 수 없다고 계속 말씀을 하시니까.

    ● 기자: 취재진이 미숙아의 부모와 병원 측을 만류했지만 엄마는 치료중인 아기를 퇴원시켜 집으로 데려갔습니다.

    다음 날 아기는 숨을 거뒀습니다.

    이른바 인큐베이터 살인.

    ● 인터뷰: 법적으로는 안 되는 건가요?

    그렇죠.

    저번에 보라매 사건 있었잖아요.

    그게 법적으로 걸려서 살인자 누명을 썼잖아요.

    보호자분도 마찬가지고, 담당 의사도 그렇고.

    ● 기자: 미숙아를 위해 우리 사회는 과연 무엇을 해 주고 있는가.

    모자보건법, 미숙아를 낳은 생활보호대상자에 한해 최대 300만원을 지원한다고 돼 있습니다.

    하지만 수천만 원에 달하는 극소미숙아 치료비에 일주일분도 안 되는 액수입니다.

    ● 미숙아 엄마: 300만원이면 어떤 돈인가요?

    목숨과 같다고 해야 되나요.

    ● 기자: 턱없이 낮은 의료보험 수가는 병원들이 미숙아에 대한 치료를 꺼리게 만들고 있습니다.

    ● 피수영 교수(아산병원 신생아과): 그러니까 일본같이 생후 2년 동안 모든 걸 국가에서 대줄 수는 없을망정 여기 최소한 입원해서 퇴원할 때까지는 국가에서 해 줘야 되지 않는…

    ● 기자: 세계에서 가장 낮은 1.

    17명의 출산율.

    이런 상황에서 미숙아에 대한 복지를 확충하는 것은 우리 사회 이끌어갈 미래 세대를 구하는 첫걸음입니다.

    MBC뉴스 민경의입니다.

    (민경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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