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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에 찢긴 국토/부산항 크레인 붕괴/해상관광호텔 좌초[금기종]

태풍에 찢긴 국토/부산항 크레인 붕괴/해상관광호텔 좌초[금기종]
입력 2003-09-13 | 수정 2003-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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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풍에 찢긴 국토/부산항 크레인 붕괴/해상관광호텔 좌초]

    ●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엄청난 피해가 났습니다.

    오늘 뉴스데스크는 지금부터 100분 동안 태풍피해를 집중 보도합니다.

    하늘에서 본 피해 지역은 그 일대가 마치 아무렇게나 찢긴 것 같습니다.

    휘어져 버린 수백 톤짜리 크레인, 육지로 올라온 선박을 보면 피해가 얼마나 심각한지 느낄 수 있습니다.

    금기종 기자가 헬기로 돌아봤습니다.

    ● 기자: 부산항이 처참하게 부서졌습니다.

    800톤이 넘는 대형 크레인이 초속 50m 가까운 강풍에 종잇장처럼 무너져 내렸습니다.

    철골구조만이 어지럽게 뒤엉킨 모습입니다.

    산처럼 쌓여있는 컨테이너를 언제나 배에 실을지 기약이 없습니다.

    건물 바로 앞까지 누런 흙탕물로 변한 바닷물이 넘실댑니다.

    부서진 건물 잔해가 길바닥을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상가 간판들이 강풍에 깨진 채 아무렇게나 쓰러져 있습니다.

    힘겨운 복구가 시작됐지만 끝은 보이지 않습니다.

    해운대 근처의 항구에 해상호텔로 쓰는 대형여객선이 옆으로 쓰러져 있습니다.

    뱃머리는 이미 물속에 잠겼습니다.

    선체는 밑부분을 드러낸 채 힘없이 부두에 기대어 있습니다.

    태풍에 휩쓸린 대형 선박 두 척이 위태롭게 다리난간에 걸려 있습니다.

    배도 다리도 심하게 파손되면서 차량통행은 중단됐습니다.

    바다에 있어야 할 선박들이 뭍으로 올라와 있습니다.

    섬 사이에서 태풍을 피하려던 노력은 수포로 돌아갔습니다.

    둑이 터지면서 온 마을이 섬처럼 고립됐습니다.

    차가 다니던 길을 보트가 대신하고 있습니다.

    지붕만 내놓은 집들 사이로 마을 사람들이 발이 묶였습니다.

    도로가 물에 잠긴 자리를 차량들이 물살을 헤치고 나아갑니다.

    낙동강변의 농경지가 침수되면서 비닐하우스 수만 채가 물에 잠겼습니다.

    대형 송전탑도 힘없이 무너졌습니다.

    온 가족이 옥상에 나와 젖은 이불과 옷가지를 말리고 있습니다.

    해안의 상가 골목길은 거대한 쓰레기장으로 변했고 사람들의 망연자실한 표정에서 태풍이 남긴 상처는 깊어보였습니다.

    MBC뉴스 금기종입니다.

    (금기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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