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매미 참혹한 피해현장 헬기 취재/부산항/가덕도/마산/대구[김재용]

[태풍 매미 참혹한 피해현장 헬기 취재/부산항/가덕도/마산/대구]

●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금까지 사망, 실종자가 120명에 육박한 것으로 공식 집계돼 태풍 매미로 인한 인명과 재산피해가 시간이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피해 지역은 흉한 몰골을 드러내놓고 있고 곡식으로 넘실대야 할 황금들판은 누런 황톳물이 가득 찼습니다.

김재용 기자가 헬기로 돌아봤습니다.

● 기자: 강풍으로 무너져 내린 컨테이너부두의 대형 크레인입니다.

철골구조물이 어지럽게 뒤엉킨 채 오늘도 흉한 몰골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옆으로 누워버린 선상호텔도 방치돼 있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예인을 할 수 있는 실제 선박이 아닌 데다 대형 구조물이라 복구가 어렵습니다.

가덕도의 김 양장은 대나무발과 그물이 뭍까지 밀려 올라왔습니다.

쑥대밭이 된 양식장 앞에서 어민들은 복구의지마저 잃고 있습니다.

해일이 덮쳤던 마산아파트 지하주차장 입구에는 아직도 여러 대의 차량이 뒤엉켜 있습니다.

주민들은 바닷물에 침수됐던 승용차들의 문을 열고 습기를 말리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한전 직원들은 하루종일엿가락처럼 휘어진 대형 송전탑을 분해하며 구슬땀을 흘렸습니다.

제방이 무너져 논과 밭이 물에 휩쓸린 농심도 바싹 타들어갑니다.

황금곡식들판은 황톳물로 가득 찼고 한 톨의 곡식이라도 건져볼까 쓰레기를 걷어내는 농부의 손길은 조심스럽기만 합니다.

온갖 오물이 가득찬 집에서 가재도구를 들어내고 흙탕물로 가구를 씻어냅니다.

고립된 마을에서 필사의 탈출을 하던 팬티 차림의 남자는 간신히 고무보트에 구조됩니다.

농장 인부들은 수백 마리의 돼지들을 뗏목을 이용해 임시 천막축사로 옮겼습니다.

태풍이 할퀴고 간 지역마다 상처를 그대로 드러내놓고 있었지만 인력이 부족해 본격적인 복구는 엄두도 내지 못했던 하루였습니다.

MBC뉴스 김재용입니다.

(김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