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에 찢겨나간 섬마을/전남 여수 금오도[최우식]

[태풍에 찢겨나간 섬마을/전남 여수 금오도]

● 앵커: 섬 지역은 오늘에야 뱃길이 열려서 피해 상황이 확인됐습니다.

집이 통째로 날아가 버렸고 도로, 선착장, 방파제 등 제대로 남아있는 게 없습니다.

최우식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기자: 전남 여수시 남면 금오도.

이틀 만에 뱃길이 열려 찾아간 섬은 입구부터 성한 곳이 없습니다.

선착장과 방파제는 중간 중간 허리가 잘렸고 콘크리트 구조물은 조각조각 부서져 나갔습니다.

해안가 포장도로는 지진을 만난 듯 찢겨져 조각이 났고 산비탈의 절개지는 칼로 썰어놓은 두부처럼 싹둑 잘렸습니다.

여객선이 접안하는 부장교는 쇠사슬이 끊기거나 아예 바다에 잠겨버려 언제 여객선이 들어올 수 있을지도 모를 정도입니다.

● 배성찬: 공사가 완고하게 잘 됐고 웬만한 태풍에는 견디리라고 믿었었는데 예기치 못하게 이렇게…

● 기자: 길가의 가옥은 흔적도 없이 날아갔고 바로 옆집도 담장만 남은 채 사라졌습니다.

해안가에 자리 잡은 이곳 전복 육상식장은 강한 바람과 폭우로 보시는 것처럼 창고지붕이 날아가고 양식장 지붕은 내려앉았습니다.

여수일대 섬 대부분이 이처럼 초토화 전기는 물론 전화마저 끊겨서 육지에서는 이 같은 사실을 전혀 알 수가 없었습니다.

● 오길용: 올 태풍이 유례없이 센 것 같아요.

방파제 시설은 잘 돼 있고 이만하면 살겠다 싶었는데 너무나도 큰 태풍이 와서 이렇게 동네를 휩쓸고 있습니다.

● 기자: 태풍 매미는 남해안 섬 지역 주민들을 이틀 밤이나 암흑과 공포에 떨게 한 악몽과도 같았습니다.

MBC뉴스 최우식입니다.

(최우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