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시 내곡동 태풍 루사 상처 아물기도 전에 또 매미 피해[이일주]

[강릉시 내곡동 태풍 루사 상처 아물기도 전에 또 매미 피해]

● 앵커: 지난해 태풍 루사 큰 수해를 겪은 강릉시민들은 1년 만에 태풍 매미로 또 침수피해를 입었습니다.

임시거처인 컨테이너조차 물에 잠긴 주민들은 이제 더 흘릴 눈물도 없습니다.

이일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지난해 태풍 루사로 700채의 가옥이 파손되거나 침수됐던 강릉시 내곡동.

1,900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던 그때의 악몽이 올해 다시 벌어졌습니다.

태풍 매미가 빠져나가면서 뿌린 수백 밀리미터의 집중호우에 마을은 1년 만에 다시 물에 잠겼습니다.

골목길에는 못 쓰게 돼 내다버린 온갖 가재도구들이 산더미처럼 쌓였고 집집마다는 흙탕물로 범벅이 된 집안과 가재도구들을 씻느라 분주합니다.

쓸 만한 것은 옷가지와 침구류뿐, 그나마 몇 가지 남지 않았습니다.

1년 만에 또 닥쳐온 수해에 주민들은 수십 년을 살아온 동네마저 버리고 싶은 심정입니다.

● 신군자(수재민): 사는 걸 또 이렇게 다 버리고 나면 내년에는 또 어떻게 할 거예요.

비 또 안 온다는 보장이 없잖아요.

● 김춘자(수재민): 살만 했는데 올해 또 이랬잖아.

하느님이 하는 일이니 어디다가…

● 기자: 오갈 데 없는 수재민들이 살고 있는 컨테이너에도 침수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채 1년도 못 쓴 새 가전제품들을 내다 말리는 수재민들에게 이제 남은 건 눈물이 아닌 악밖에 없습니다.

● 방관식(수재민): 면역이 돼서 이골이 났어요.

태풍하고 물에 대해서는.

태평양 가운데 갖다 집어넣어놔도…

● 기자: 채 아물지 않은 수해의 상처 위에 또다시 닥친 태풍 매미의 상처는 너무도 깊어만 보입니다.

MBC뉴스 이일주입니다.

(이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