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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함께사는 세상]버려지는 장애아[전봉기]

[함께사는 세상]버려지는 장애아[전봉기]
입력 2003-11-25 | 수정 2003-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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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려지는 장애아]

    ● 앵커: 장애인에 대한 사회의 배려는 그 나라의 인권 수준 그리고 선진화의 척도를 가늠케 합니다.

    함께 하는 세상 뉴스데스크는 장애인 시리즈를 준비했습니다.

    오늘 첫 순서는 절실하게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 이 장애아들이 오히려 버려지는 참담한 실태를 심층 취재했습니다.

    전봉기 기자입니다.

    ● 기자: 입 밖으로 나온 커다란 혀.

    울기조차 힘겹습니다.

    태어난 지 두 달도 채 안 된 영주는 성장장애에 패혈증까지 앓고 있습니다.

    ● 보육교사: 혀가 굉장히 크고, 배꼽이 많이 돌출되어 있었고 감염되어 있었고…

    ● 기자: 초겨울 바람이 매섭던 지난 7일 저녁 영준은 종이상자에 담긴 채 안양의 한 주택가에 버려져 있었습니다.

    ● 보육교사: 치료를 받다 온 것 같아요.

    알콜병이 이 안에 있었거든요.

    ● 기자: 이 시설에 수용된 20명의 갓난아기들 절반 가까이가 갖가지 장애를 갖고 있습니다.

    ● 인터뷰: 얘도 버려진 애고, 얘도 버려진 애고…

    ● 기자: 서울에 있는 다른 보호소.

    수술만 하면 고칠 수 있는 입술기형아 혜미도 태어나자마자 버림을 받았습니다.

    ● 보육교사: 혜미 같은 경우는 다른 장애가 있는 게 아니라 언청이이기 때문에 부모가 친권을 포기하고 이곳으로 오게 됐어요.

    ● 기자: 온몸의 근육이 마비되는 근이영양증을 앓고 있는 윤채와 완채 형제는 재활원에서 3년째 생활하고 있습니다.

    ● 재활교사: 손에 힘이 없어서 좀더 가까이…

    ● 기자: 형제의 유일한 낙은 그나마 움직일 수 있는 손으로 보고 싶은 엄마, 아빠와 동생을 그리는 것입니다.

    오늘 두 달만에 부모님이 형제를 찾았습니다.

    ● 박명대(아버지): 아빠만 보면 말을 못해.

    벙어리가 돼 가지고, 아빠는 말소리가 듣고 싶은데…

    ● 기자: 5년 전 초등학생이던 두 아이에게 동시에 마비증세가 찾아와 병원비로만 5,000만원이 넘게 들었고 생계수단이던 식당마저 팔아치워야 했습니다.

    ● 인터뷰: 다 같이 죽고 싶었어요.

    나도 죽고 나만 죽으면 안되니까…

    ● 기자: 결국 재산을 다 날리고 기초생활보장수급자 신세로 전락하고 나서야 아이들을 재활원에 보내 치료를 받게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대가는 양육권을 잃고 자식들과 헤어지는 것이었습니다.

    ● 엄미자(윤채,완채 어머니): 거리에 나앉아도 아이들하고 같이 살고 싶어요.

    이 마당에 집 없어도…

    ● 기자: 부모의 생계 때문에 시설에 맡겨지거나 아예 버림을 받은 장애아는 작년 500여 명에서 올해는 그 세 배인 1,500명이 넘을 추세입니다.

    가족과 떨어져 살아야 하는 장애아들.

    삶의 출발부터 힘겹습니다.

    MBC뉴스 전봉기입니다.

    (전봉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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