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집 교수와 소설<태백산맥>, 국가보안법 위반 무혐의 결정[오정환]

[색깔논쟁 종지부]

● 앵커: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고발된 고려대 최장집 교수와 조정래 씨의 소설 태백산맥에 대해 검찰이 최종 무혐의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 동안 툭하면 나오던 우리 사회 색깔 논쟁에 사실상 종지부를 찍는 결정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오늘 첫 소식 오정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지난 98년 대통령 자문위원으로 활동한 최장집 고려대 교수에 대해 조선일보가 이른바 사상 검증을 해야 한다며 이념 논쟁에 불을 지폈습니다.

뒤이어 일부 우익단체에서 최 교수의 저서를 문제 삼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습니다.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는 7년을 끌어온 이 사건에서 무혐의 결정을 내렸습니다.

한국전쟁을 민족해방 전쟁으로 기술하기는 했지만 북한을 고무, 찬양했다기보다는 학자로서 학문연구의 결과를 개진한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검찰은 같은 혐의로 고발된 소설 태백산맥의 저자 조정래 씨에 대해서도 11년 만에 무혐의 결정을 내렸습니다.

● 조정래(작년 8월): 감옥에 집어넣으면 나라 망신, 국제적으로 한 거 아니겠어요?

그거 얼마나 고민했겠어요?

● 기자: 소설 곳곳에 북한의 주장과 유사한 표현이 있지만 자유로운 토론을 통해 여과될 수 있는 수준이며 예술작품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대한민국의 존립과 안전을 위협하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검찰은 국회에서 국가보안법 개폐논의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무한정 기다릴 수 없어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또 지난 12일 경상대 교수들의 저서에 대한 대법원의 무죄 판결을 참고했다고 밝혔습니다.

대법원은 이적표현물이 되려면 독점자본을 국유화하고 폭력 혁명으로 사회주의를 실현해야 한다는 등의 적극적인 내용이 있어야 한다고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검찰은 앞으로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매우 엄격하게 적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 김종빈(검찰총장 내정자): 시대변화를 반영시킨 것은 옳다고 봅니다.

● 기자: 미제로 남아 있는 국가보안법 위반 고발사건을 조속히 매듭짓겠다는 입장입니다.

검찰의 이번 결정으로 그 동안 우리 사회의 갈등과 분열의 뿌리였던 색깔 논쟁도 사실상 종지부를 찍은 것으로 보입니다.

ＭＢＣ뉴스 오정환입니다.

(오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