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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이미지 노재필 기자

'싱글 대디' 28만 가구

'싱글 대디' 28만 가구
입력 2007-05-12 21:43 | 수정 2007-05-14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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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주하 앵커 : 이혼이 급증하면서, 아빠 혼자 아이를 키우는 이른바 '싱글대디' 가정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전국적으로 28만 가구나 됩니다.

    그들의 애환을 노재필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아빠 오셨어요."

    민재 아빠는 저녁때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부엌으로 향합니다.

    아들과 함께 먹을 저녁을 손수 차리기 시작한지 벌써 일 년이 넘었습니다.

    ● 인터뷰 : "아빠가 해주는 밥 맛있어?"

    식사를 마치고 나면, 숙제를 봐줘야 합니다. 받아쓰기 몇 번 적고 나면 훌쩍 10시가 넘습니다.

    퇴근 후 식사 준비에 아이들 숙제를 봐주고 설거지까지..이 시간만 되면 파김치가 되기 일쑤입니다.

    ● 김대우(민재아빠) : "두세 가지 생각하기가 정말 어렵죠. 민재가 잠들고 난 다음에 잠드니까 자는 민재 보고 있으면 그게 제일 마음이 아파요."

    중견기업에 다니던 이철민 씨는 아내와 이혼한 지 7년 만에 기초 생활 수급자 처지가 됐습니다.

    지금은 보증금 200만원 짜리 사글세방을 얻어 세 아이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 이철민(가명) : "아는 형님이 주신 거예요." (김치 안 담가 드시나 보죠?) "담을 줄 모르니까. 사서 먹고, 주위에서 얻어먹고..."

    이 씨는 아내와 헤어지고 얼마 되지 않아 아이 셋을 키우면서 정상적인 회사 생활을 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점을 절감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과 좀 더 많은 시간을 보내려고 회사를 사직한 뒤 개인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사업이 실패하면서 아이 셋을 키우는 일이 정말 막막해졌습니다.

    ● 이철민 : "어떻게 살아야 하나 앞으로.. 매일같이 그 생각만 하죠. 라면에 밥 말아 먹는 것도 하루 이틀도 아니고."

    더욱 어려웠던 건 혼자 아이를 키우는 자신을 실패자로 여기는 주변의 곱지 않은 시선이었습니다.

    ● 황은숙 소장(한국한부모가정연구소) : "저소득 한부모가정 특히 싱글대디 가정은 월세 전세 얻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분들을 잠재적인 범죄자같이 인식하는 경우도 있어서..."

    지난 어린이날에 열렸던 한부모 가족의 행사장입니다.

    이곳에서 만난 오종인 씨는 이혼한 뒤부터 8년간을 아들과 단둘이 살아왔습니다.

    ● 오종인 : "그때는 애가 말을 많이 안했어요. 그냥 물어보면 '진짜 몰라' 완전히 몰라맨이었어요"

    그러나, 아이를 위해 직장 근처로 집을 옮기고, 아이와의 약속은 꼭 지키는 등 작은 실천을 통해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 오종인 : "서로 막 힘겨루기 하다보면 제가 상처도 좀 나고. 내가 상처 나는 게 낫지 얘 상처는 제가 못 내요"

    혼자 아이를 키우는 아빠들이 외롭게 고민하고 끝내 양육을 포기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사회의 관심은 물론 주변의 작은 도움과 따뜻한 시선이 절실합니다.

    MBC 뉴스 노재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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