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
윤효정 기자
윤효정 기자
엄마 뱃속에서 영어공부?
엄마 뱃속에서 영어공부?
입력
2007-06-25 21:44
|
수정 2007-06-26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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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우리 젊은 엄마, 아빠들 자녀 조기영어교육에 쏟는 열정 정말 못 따라갑니다.
말 못 하는 갓난아기들은 물론이고 최근에는 이른바 영어태교까지 시키고 있다고 합니다.
윤효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서울 강남의 한 영어 학원. 이제 막 30개월을 넘긴 아이들이 영어 수업을 받고 있습니다.
한국말도 서툰 아이들이지만 수학과 과학, 미술 수업까지 모두 영어로 진행합니다.
영어를 시작하기에 너무 이르지 않느냐고 묻자 어렸을 때 벌어진 영어능력 차이는 따라잡기 힘들다고 설득합니다.
● 영어학원 원장 : "영어유치원을 나와서 영어공부를 제대로 한 애랑 안한 애랑은 갭이 있어요. 그 갭은 줄여주기가 너무 힘들어요"
그러면서 영어 학원에선 미국 유치원에서 쓰는 것과 똑같은 교재를 쓰기 때문에 미국 아이들과 비슷한 수준의 영어를 하게 된다고 말합니다.
● 영어학원 원장 : "어머님들이 가장 궁극적으로 원하는 건 바이링구어하기를 (두 언어를 하기를) 원하는 거예요. 그래서 미국 킨더가든 스쿨(유치원)이라든지 초등학교에서 쓰는 교재를 그대로 쓰고 있고요."
한달 수강료만 150만원에 가깝지만, 최근엔 이런 영어 학원에 들어가려면 시험을 통과해야 할 정도로 인기입니다.
아직 걷지도 못하는 아이들을 상대로 한 영어교육도 대인기입니다.
이 교재는 한 두살 먹은 애들도 영어를 배울 수 있도록 제작됐다면서 가정 교사가 직접 집으로 찾아가 이 교재로 영어를 가르쳐 주기도 합니다.
● 김효정 (영어교구전시장) : "요즘엔 빠르게 영어를 하잖아요. 그래서 엄마, 아빠 교육관이 맞으시면 백일 정도에도 가져가시는 분도 계세요"
● 어머니 : "아기 2개월 때부터, 완전 2개월 때 누워 있잖아요. 이런 거 사다가 듣거나 말거나 그냥 하는 거예요"
책 십여권에 CD 몇 장을 더한 교재 세트가 오십만 원 정도. 방문교사 수강료를 더하고 교재에 딸린 교구까지 구입하면 백만 원이 훌쩍 넘지만 백만 부 이상 팔린 교재도 있습니다.
영어 교육의 나이가 계속 낮아지더니 이젠 태아를 상대로 한 영어강습까지 등장했습니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운영하는 임산부 교실. 산모들이 강사의 영어노래와 율동을 열심히 따라합니다.
이른바 '영어태교'라는 것입니다.
태아 때부터 영어교육을 하면 아이가 영어 소리에 익숙해져서 출생 후에도 영어에 빨리 적응하게 된다는 겁니다.
● 박미향 (태교영어 전문 강사) : "영어태교 CD를 듣고 10개월을 보내다가 아기가 태어난 후에 CD를 틀어줬더니 아기가 집중해서 들어요, 선생님 그러더라고요"
산모들 역시 영어태교가 아이의 영어능력에 도움이 될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 산모 : "들려주는 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음악이라든가 뭐 이런 거 들려주면 아기가 조금조금 움직이는 걸 느낄 수 있거든요"
이렇게 영어 교육이 점점 더 빨라지는 건 외국어는 빨리 시작할수록 학습효과가 높다는 주장 때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같은 주장은 아직도 논란거리로 남아 있는 데다 조기 영어 교육의 부작용이 만만치 않습니다.
너무 어린 나이에 외국어 학습을 하다 과도한 스트레스로 병원을 찾는 아이들이 점차 늘고 있습니다.
● 어머니 : "난폭한 행동 보이기도 하고. 말도 그렇고 행동도 그렇고. 엄마의 힘만으로는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지난해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스트레스로 정신과 치료를 받은 네 살 미만의 유아가 10년 전보다 2 배 이상 늘어난 569명에 달했습니다.
증상이 아주 심하지 않을 경우 3차 진료기관을 찾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스트레스로 정신과 치료를 받는 아동의 수는 수천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됩니다.
조사 결과 유아 스트레스 환자의 상당수는 조기 학습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과도한 영어 조기 교육이 언어는 물론 다른 방면의 정상적인 발육에도 지장을 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합니다.
● 류한욱 (정신과 전문의) : "5세 미만의 아이들에겐 좀 더 심각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언어발달 자체가 좀 지연된다거나 전반적인 사회성 발달이라든지 인지 발달이 지연되는..."
이 같은 부작용에도 조기 영어 교육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것은 부모들의 지나친 교육열도 있지만 영어에 대한 공교육의 불신이 한 몫을 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MBC 뉴스 윤효정입니다.
말 못 하는 갓난아기들은 물론이고 최근에는 이른바 영어태교까지 시키고 있다고 합니다.
윤효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서울 강남의 한 영어 학원. 이제 막 30개월을 넘긴 아이들이 영어 수업을 받고 있습니다.
한국말도 서툰 아이들이지만 수학과 과학, 미술 수업까지 모두 영어로 진행합니다.
영어를 시작하기에 너무 이르지 않느냐고 묻자 어렸을 때 벌어진 영어능력 차이는 따라잡기 힘들다고 설득합니다.
● 영어학원 원장 : "영어유치원을 나와서 영어공부를 제대로 한 애랑 안한 애랑은 갭이 있어요. 그 갭은 줄여주기가 너무 힘들어요"
그러면서 영어 학원에선 미국 유치원에서 쓰는 것과 똑같은 교재를 쓰기 때문에 미국 아이들과 비슷한 수준의 영어를 하게 된다고 말합니다.
● 영어학원 원장 : "어머님들이 가장 궁극적으로 원하는 건 바이링구어하기를 (두 언어를 하기를) 원하는 거예요. 그래서 미국 킨더가든 스쿨(유치원)이라든지 초등학교에서 쓰는 교재를 그대로 쓰고 있고요."
한달 수강료만 150만원에 가깝지만, 최근엔 이런 영어 학원에 들어가려면 시험을 통과해야 할 정도로 인기입니다.
아직 걷지도 못하는 아이들을 상대로 한 영어교육도 대인기입니다.
이 교재는 한 두살 먹은 애들도 영어를 배울 수 있도록 제작됐다면서 가정 교사가 직접 집으로 찾아가 이 교재로 영어를 가르쳐 주기도 합니다.
● 김효정 (영어교구전시장) : "요즘엔 빠르게 영어를 하잖아요. 그래서 엄마, 아빠 교육관이 맞으시면 백일 정도에도 가져가시는 분도 계세요"
● 어머니 : "아기 2개월 때부터, 완전 2개월 때 누워 있잖아요. 이런 거 사다가 듣거나 말거나 그냥 하는 거예요"
책 십여권에 CD 몇 장을 더한 교재 세트가 오십만 원 정도. 방문교사 수강료를 더하고 교재에 딸린 교구까지 구입하면 백만 원이 훌쩍 넘지만 백만 부 이상 팔린 교재도 있습니다.
영어 교육의 나이가 계속 낮아지더니 이젠 태아를 상대로 한 영어강습까지 등장했습니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운영하는 임산부 교실. 산모들이 강사의 영어노래와 율동을 열심히 따라합니다.
이른바 '영어태교'라는 것입니다.
태아 때부터 영어교육을 하면 아이가 영어 소리에 익숙해져서 출생 후에도 영어에 빨리 적응하게 된다는 겁니다.
● 박미향 (태교영어 전문 강사) : "영어태교 CD를 듣고 10개월을 보내다가 아기가 태어난 후에 CD를 틀어줬더니 아기가 집중해서 들어요, 선생님 그러더라고요"
산모들 역시 영어태교가 아이의 영어능력에 도움이 될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 산모 : "들려주는 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음악이라든가 뭐 이런 거 들려주면 아기가 조금조금 움직이는 걸 느낄 수 있거든요"
이렇게 영어 교육이 점점 더 빨라지는 건 외국어는 빨리 시작할수록 학습효과가 높다는 주장 때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같은 주장은 아직도 논란거리로 남아 있는 데다 조기 영어 교육의 부작용이 만만치 않습니다.
너무 어린 나이에 외국어 학습을 하다 과도한 스트레스로 병원을 찾는 아이들이 점차 늘고 있습니다.
● 어머니 : "난폭한 행동 보이기도 하고. 말도 그렇고 행동도 그렇고. 엄마의 힘만으로는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지난해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스트레스로 정신과 치료를 받은 네 살 미만의 유아가 10년 전보다 2 배 이상 늘어난 569명에 달했습니다.
증상이 아주 심하지 않을 경우 3차 진료기관을 찾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스트레스로 정신과 치료를 받는 아동의 수는 수천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됩니다.
조사 결과 유아 스트레스 환자의 상당수는 조기 학습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과도한 영어 조기 교육이 언어는 물론 다른 방면의 정상적인 발육에도 지장을 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합니다.
● 류한욱 (정신과 전문의) : "5세 미만의 아이들에겐 좀 더 심각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언어발달 자체가 좀 지연된다거나 전반적인 사회성 발달이라든지 인지 발달이 지연되는..."
이 같은 부작용에도 조기 영어 교육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것은 부모들의 지나친 교육열도 있지만 영어에 대한 공교육의 불신이 한 몫을 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MBC 뉴스 윤효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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