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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이미지 김지경 기자

대장균 얼음 대량 유통

대장균 얼음 대량 유통
입력 2007-07-18 22:15 | 수정 2007-07-19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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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더운 여름 시원한 얼음 많이 먹게 되는데 찜찜합니다. 각종 대장균에 오염된 불량 얼음이 시중 음식점 등에 대량 유통되고 있습니다.

    김지경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경기도 광주시에 있는 얼음 공장입니다.

    여름 대목을 맞아 이른바 천연 암반수로 만들었다는 얼음 생산이 한창입니다.

    큰 통에 있던 얼음은 네모진 조각으로 보기좋게 잘립니다.

    냉동 창고엔 곧 팔려나갈 얼음들이 봉지 채 가득 쌓여 있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니 얼음에 흙과 지푸라기 같은 이물질이 함께 얼어 있습니다.

    ● 얼음공장 관계자 : "이건 생선에 들어가는 거다, 그렇게 알고 계시기 때문에. 인식도 그렇게 돼있으시고 하니까..."

    이런 얼음들은 식용이 아니라서 지하수를 사용해 만든 거라는 겁니다.

    지하수를 어디서 끌어다 쓰는 지 알아봤습니다. 얼음 공장 바로 옆을 흐르는 하천입니다. 이렇게 곳곳에 쓰레기들이 떨어져 있고, 바로 그 옆에는 자동차 정비공장이 있습니다

    이 하천 바로 옆 땅 밑에 4미터 깊이의 파이프를 박고 옥상 물 탱크까지 물을 끌어올린 뒤 염소 소독제를 풀고, 이 물로 얼음을 만든 겁니다.

    그렇다면 식용 얼음은 어떤 물로 만들까? 공장측은 식용 얼음은 수돗물로 만든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취재팀은 경찰과 함께 지하수와 수돗물을 수거해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에 검사를 맡겼습니다.

    검사 결과 지하수와 수돗물 모두 분원성 대장균군과 총 대장균군이 검출됐습니다. 두 가지 물이 모두 동물의 분변에 오염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판정이 나온 겁니다.

    공장 폐수 오염도를 알 수 있는 트리클로로 에틸렌 성분은 지하수에서 0.317 밀리그램, 수돗물에서 0.123 밀리그램이 검출됐습니다. 수돗물의 오염 수치가 기준치보다 무려 40배가 넘습니다.

    ● 이만호 음용 용수팀장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 : "중추신경계라든지 또 간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보고가 돼있다. 동물에게는 발암성 물질로도 알려진 항목이다"

    따라서 경찰은 공장에서 사용하는 수돗물이 심각하게 오염돼 있거나 아니면 지하수가 일부 섞여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습니다.

    이 공장에서 생산하는 얼음은 하루에 80여 톤. 팥빙수 10만 그릇 이상을 만들 수 있는 양입니다.

    이 얼음들이 어디로 팔리는 지 따라가 봤습니다. 서울 도심의 한 카페. 손님들이 마시는 차가운 음료수에 이 얼음이 들어갑니다.

    역시 서울에 있는 한 고깃집. 식사가 끝난 뒤 손님들에게 이 얼음으로 만든 팥빙수를 줍니다.

    ● 음식점 직원 : "이렇게 식용 얼음이라고 돼있으니까...이게 뭐가 들어갔고, 어떻게 만들어지고 그런 건 저희가 일일히 받아볼 수가 없잖아요."

    이 얼음은 서울과 수도권 지역 20곳이 넘는 도매상에 팔려나갔고, 다시 술집, 커피숍, 노래방, 음식점 등 수백 곳의 가게로 판매됐습니다.

    얼음 공장은 2년에 한번씩 위생 검사를 받고, 그 등급에 따라 수시로 방문 검사를 받게 돼있습니다.

    경기도 광주시청도 석 달 전 공장을 방문했지만 수돗물을 사용한다는 공장측의 말만 듣고 수질 검사를 아예 하지 않았습니다.

    ● 경기도 광주시청 관계자 : "영업주가 상수도를 쓴다고 그러면 저희는 상수도로 알고 오는거지, 실제로 저희가 상수도인지 지하수인지 판단할 능력은 안돼요."

    서울 수서경찰서는 공장 주인 57살 김 모 씨에 대해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광주시청 관계자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MBC 뉴스 김지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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