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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기자이미지 강연섭 기자

태풍 '나리'가 할퀴고 간 상처들

태풍 '나리'가 할퀴고 간 상처들
입력 2007-09-17 21:52 | 수정 2007-09-17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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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기영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태풍 나리가 지나가고 오늘 하늘은 티 없이 맑았습니다마는 제주도와 남부지역은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처참하게 파괴됐습니다.

    ● 박혜진 앵커: 강연섭 기자가 헬기를 타고 피해지역을 취재했습니다.


    태풍이 하늘과 땅을 갈랐습니다. 거센 비바람이 하늘을 맑고 파란 환한 모습으로 만들었지만 땅은 온통 흙으로 범벅이 된 참혹한 모습으로 바꿨습니다.

    하천이 범람했던 하천 주위로 집이 절반이나 잘려나가고, 기와집 여러 채가 집중포화를 맞은 듯 지붕과 벽이 송두리째 날아갔습니다.

    물에 잠긴 도로 사이로 차량 넉 대가 뒤집힌 채 뒤엉켜 있고, 흙더미 속에 파묻혔던 승용차가 물이 빠지면서 드러나자 당시의 절박했던 상황을 짐작하게 합니다. 도로에는 쌓아놓은 쓰레기 더미가 하도 많아 사람이 다니기 조차 어렵습니다.

    물속에 잠겨 못쓰게 된 가재도구 가운데 그나마 건진 것이 양동이일 정도입니다. 시민들은 겨우 쓸 만한 옷가지를 강물에 빨아 강둑에 널어놓았습니다.

    추석 대목을 앞두고 쌓아 놓은 상품들이 하루사이에 쓰레기 더미로 변하자 재래시장 상인들은 망연자실했습니다. 순간 풍속 30m로 불어 닥친 바람은 해안가에 지어진 조립식 건물들을 폭격을 맞은 듯 엿가락처럼 휘게 하거나 산산이 조각내 부숴버렸습니다.

    태풍이 상륙한 고흥반도 곳곳도 폐허로 변했습니다. 물에 잠겼던 대형 마트 앞마당에는 제품상자들이 물에 젖은 채 가득했고, 소방차로 연신 물청소를 하고나서야 흙으로 덮인 도로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강풍이 불어 닥친 양식장에는 쓰레기와 죽은 물고기가 그물에 가득합니다.

    이번 태풍으로 제주에서 11명이 숨지는 등 전국에서 18명이 사망하고 4명이 실종됐습니다. 또, 주택 4백 채가 침수돼 천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하고 2만 헥타르에 이르는 농작물이 피해를 입었습니다.

    MBC 뉴스 강연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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