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
이지선 기자, 장재현 기자
이지선 기자, 장재현 기자
요지경 문방구, 아직도 이런 일이…
요지경 문방구, 아직도 이런 일이…
입력
2007-10-12 21:48
|
수정 2007-10-15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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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기영 앵커 : 어린이들의 만물상이라고 할 수 있는 문구점에 우리 부모님들 가끔 가보시기를 바랍니다.
아이들이 먹는 과자에서 벌레가 나오는가 하면 발암성 유해물질이 버젓이 팔리는 등 각종 불량품들로 넘쳐나고 있습니다.
이지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뜯지도 않은 과자 봉지 안에 벌레 한 마리가 보입니다. 옥수수 모양의 과자 사이로 꾸물꾸물 기어다닙니다.
'논두렁 마빡이'라는 이 과자는 며칠 전 서울의 한 초등학교 앞 문방구에서 단돈 백 원에 산 겁니다.
● 한 모 씨 (지난 10일 과자 구입) : "놀랬죠. 100원 이니까 아이들이 쉽게 사먹을 수 있죠. 충격이죠."
과자를 판 문방구에 가봤습니다. 문제의 옥수수 과자를 여전히 팔고 있습니다. 이 과자 말고도 정체를 알 수 없는 백 원, 2백 원짜리 과자가 수북이 쌓여 있습니다.
● 문구점 주인 : "나라에서 정부에서 못 만들게 하면 못 만드는 거죠. 그런 거 안 찾아내고 조금 파는 것만, 만들어 내니까 우리는 파는 게 아니에요?"
대롱 끝에 묻혀 불면 풍선이 되는 이른바 '본드 풍선'입니다.
경기도 부천에 사는 손덕애 씨는 얼마 전 딸아이의 방문을 열어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 딸이 책상 아래 숨어서 '본드 풍선'을 불고 있는 거였습니다. 이 딸은 한 시간 내내 풍선을 불고 있었습니다.
● 손덕애 씨 (어머니) : "(문을 여니까 애가) 벌떡 일어나는 느낌이 드는 거예요. 냄새는 말도 못하게 지독하고요. 막 눈이 따가워서 어떻게 할 수가 없어요."
이 본드 풍선은 이미 2년 전에 청소년 유해약품으로 판정을 받았습니다. 벤젠 같은 발암성 물질이 들어있는 거로 확인됐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19살 미만 청소년들에겐 절대로 팔아선 안 되는데 상당수 문구점들은 여전히 이 제품을 팔고 있습니다.
● 초등학생 : "1학년들도 많이 하는데, 유치원생들도 많이 하고...."
● 초등학생들 : "하고 났을 때요, 길을 가는데 앞이 약간 울퉁불퉁하게 보이고 그랬어요."
이런 불량 제품들이 어떻게 해서 학교 앞 문방구에서 버젓이 팔릴까?
나방이 나온 옥수수 과자는 경북 영천에 있는 한 작은 공장에서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이 과자를 만들 때 변질된 기름을 쓴 사실이 적발돼 이미 지난 7월에 행정처분을 받았습니다.
딱 하루치 제품만 폐기시키고 2주일 정도 생산을 정지시킨 겁니다.
● 경북 영천시청 관계자 : "행정처분은 품목 제조 정지 15일 하고, 당일 제품 폐지, 이렇게 행정처분 지시를 내렸습니다."
행정당국에 적발된 날의 과자만 빼고 다른 과자는 고스란히 전부 유통이 됐고 또 15일 정도 공장을 쉬었다가 다시 똑같은 과자를 만들어 팔 수 있었다는 얘기입니다.
유통 과정도 허점투성입니다.
값싼 불량 제품들을 만드는 공장은 제품을 문구 도매시장으로 넘깁니다. 그러면 다시 이 도매시장의 제품들을 문구점이 사들입니다.
따라서 공장을 다 일일이 단속할 수 없다 해도 문구 도매시장만 제대로 감독하면 불량 제품의 유통을 막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아무도 단속을 하지 않습니다.
● 산업자원부 관계자 : "문방구라는 업태를 놓고서 거기서 취급하는 품목들에 대해 일괄적인 관리 체계가 있다거나, 유통 경로에 대한 법 규정이라든가 그런 게 있는 게 아니니까...."
이처럼 단속이 있으나 마나 한 상황에서 학교 측의 역할도 중요합니다.
● 이주영 (소비자단체 '한살림') : "우선 학교에서 아이들이 경각심을 가질 수 있도록 꾸준히 환경이나 먹을거리 관련된 수업을 하는 게 중요할 거라고 생각하고요."
감독 당국이나 학교가 방심하고 있는 사이 학교 앞 문방구를 드나드는 우리 아이들의 건강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MBC 뉴스 이지선입니다.
아이들이 먹는 과자에서 벌레가 나오는가 하면 발암성 유해물질이 버젓이 팔리는 등 각종 불량품들로 넘쳐나고 있습니다.
이지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뜯지도 않은 과자 봉지 안에 벌레 한 마리가 보입니다. 옥수수 모양의 과자 사이로 꾸물꾸물 기어다닙니다.
'논두렁 마빡이'라는 이 과자는 며칠 전 서울의 한 초등학교 앞 문방구에서 단돈 백 원에 산 겁니다.
● 한 모 씨 (지난 10일 과자 구입) : "놀랬죠. 100원 이니까 아이들이 쉽게 사먹을 수 있죠. 충격이죠."
과자를 판 문방구에 가봤습니다. 문제의 옥수수 과자를 여전히 팔고 있습니다. 이 과자 말고도 정체를 알 수 없는 백 원, 2백 원짜리 과자가 수북이 쌓여 있습니다.
● 문구점 주인 : "나라에서 정부에서 못 만들게 하면 못 만드는 거죠. 그런 거 안 찾아내고 조금 파는 것만, 만들어 내니까 우리는 파는 게 아니에요?"
대롱 끝에 묻혀 불면 풍선이 되는 이른바 '본드 풍선'입니다.
경기도 부천에 사는 손덕애 씨는 얼마 전 딸아이의 방문을 열어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 딸이 책상 아래 숨어서 '본드 풍선'을 불고 있는 거였습니다. 이 딸은 한 시간 내내 풍선을 불고 있었습니다.
● 손덕애 씨 (어머니) : "(문을 여니까 애가) 벌떡 일어나는 느낌이 드는 거예요. 냄새는 말도 못하게 지독하고요. 막 눈이 따가워서 어떻게 할 수가 없어요."
이 본드 풍선은 이미 2년 전에 청소년 유해약품으로 판정을 받았습니다. 벤젠 같은 발암성 물질이 들어있는 거로 확인됐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19살 미만 청소년들에겐 절대로 팔아선 안 되는데 상당수 문구점들은 여전히 이 제품을 팔고 있습니다.
● 초등학생 : "1학년들도 많이 하는데, 유치원생들도 많이 하고...."
● 초등학생들 : "하고 났을 때요, 길을 가는데 앞이 약간 울퉁불퉁하게 보이고 그랬어요."
이런 불량 제품들이 어떻게 해서 학교 앞 문방구에서 버젓이 팔릴까?
나방이 나온 옥수수 과자는 경북 영천에 있는 한 작은 공장에서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이 과자를 만들 때 변질된 기름을 쓴 사실이 적발돼 이미 지난 7월에 행정처분을 받았습니다.
딱 하루치 제품만 폐기시키고 2주일 정도 생산을 정지시킨 겁니다.
● 경북 영천시청 관계자 : "행정처분은 품목 제조 정지 15일 하고, 당일 제품 폐지, 이렇게 행정처분 지시를 내렸습니다."
행정당국에 적발된 날의 과자만 빼고 다른 과자는 고스란히 전부 유통이 됐고 또 15일 정도 공장을 쉬었다가 다시 똑같은 과자를 만들어 팔 수 있었다는 얘기입니다.
유통 과정도 허점투성입니다.
값싼 불량 제품들을 만드는 공장은 제품을 문구 도매시장으로 넘깁니다. 그러면 다시 이 도매시장의 제품들을 문구점이 사들입니다.
따라서 공장을 다 일일이 단속할 수 없다 해도 문구 도매시장만 제대로 감독하면 불량 제품의 유통을 막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아무도 단속을 하지 않습니다.
● 산업자원부 관계자 : "문방구라는 업태를 놓고서 거기서 취급하는 품목들에 대해 일괄적인 관리 체계가 있다거나, 유통 경로에 대한 법 규정이라든가 그런 게 있는 게 아니니까...."
이처럼 단속이 있으나 마나 한 상황에서 학교 측의 역할도 중요합니다.
● 이주영 (소비자단체 '한살림') : "우선 학교에서 아이들이 경각심을 가질 수 있도록 꾸준히 환경이나 먹을거리 관련된 수업을 하는 게 중요할 거라고 생각하고요."
감독 당국이나 학교가 방심하고 있는 사이 학교 앞 문방구를 드나드는 우리 아이들의 건강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MBC 뉴스 이지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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