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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질주

위험한 질주
입력 2008-01-21 21:35 | 수정 2008-01-23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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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혜진 앵커 : 한밤중에 일반 차들이 다니는 도로에서 아찔한 자동차속도경주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대형사고에 노출된 이 위험천만한 질주는 오늘 밤도 예정돼 있습니다.

    박주린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지난 금요일 밤 자정 무렵, 경기도 파주 통일동산 옆 도로.

    차량 수십 대가 길 양쪽에 줄지어 서 있습니다. 고급 외제 승용차도 수두룩합니다.

    마침내 도로 한 가운데에 승용차 두 대가 나란히 섭니다. 차 사이에 선 사람이 신호를 보내자 승용차가 요란한 굉음을 내며 내달립니다.

    차례를 기다리던 다른 승용차들도 한 시간 넘게 경주를 계속합니다.

    이들이 벌이고 있는 자동차 경주는 이른바 '드래그 레이스'라는 겁니다. 3~4백 미터 짧은 구간을 누가 먼저 통과하는지 시합을 하는 건데 시합은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이뤄집니다.

    ● 운전자 : "내가 만약 저 차랑 한번 해보고 싶다, 그러면 가서 신청을 하는 거예요. 한판 붙자고. 자기 차에 대한 자부심이죠. 이기면 좋은 거죠. 남자들은 그런 거 있잖아요."

    비교적 경주 거리가 짧다보니 이 시합은 대개 1000분의 1,2초 차이로 승부가 갈립니다.

    그래서 출발하자마자 4~5초 만에 시속 100 킬로미터 이상 속도를 내야 합니다.

    이 정도 성능을 내려면 차 엔진을 바꾸는 건 기본입니다.

    ● 운전자 : "이런 건 고마력이니까 그립(제동)이 안 맞으면 확 미끄러진다고..서로 받아버린다고. 그래서 위험하죠."

    여기에다 성능을 높인다며 소음기까지 바꿔 엄청난 굉음을 냅니다.

    그래서 이런 시합은 반드시 자동차 경주장에서만 하도록 돼 있는데도 광란의 질주를 하는 사람들은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 운전자 : (여기서 매일 밤마다 하는 거예요?) "월요일, 목요일, 금요일, 토요일..."

    중앙 분리대도 없는 도로를 아예 전조등을 켜지 않고 달리는가 하면 굉음과 함께 달려드는 바람에 반대편 차선에서 오는 일반 차량들이 기겁을 합니다.

    이러다보니 툭 하면 사고입니다.

    차량 한 대가 자유로에 뒤집어져 있습니다. 경주에 참가하러 가다가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됩니다.

    ● 운전자 : "어제도 대파 사고 났는데 여기..."

    이런 위험천만한 질주는 과속에 불법 개조, 그리고 소음까지... 처벌 근거가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하지만 단속은 있으나 마나입니다. 경찰이 나타나면 잠시 주춤할 뿐입니다.

    ● 운전자 : "오빠, 경찰 떴대. 가자."

    ● 운전자 : (경찰 가고나면 다시 모이고 그러세요?) "몇 번 그렇게 하죠. 하다 안하다가, 계속 있으면 집에 가고...경찰도 계속 있을 수 없잖아요."

    순찰차에서 현장을 지켜본 경찰관은 차에서 내리지도 않습니다.

    ● 경찰관 : (평소에 어떻게 단속하세요? 단속이 어려운가요? 얘기를 좀 해주세요) "......"

    또 다른 경찰관은 몸조심을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 경찰관 : "이 사람들은 다수다 보니까 접근하는 데 있어서도 저희가 좀 조심해야 되고요..."

    차 성능을 뽐내기 위해 한밤중 도로를 아수라장으로 만드는 사람들, 이들의 눈에 시민들의 공포와 불안이 어떻게 비칠지 궁금합니다.

    MBC뉴스 박주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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