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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이미지 김경호 기자

내부구조에 깜깜

내부구조에 깜깜
입력 2008-02-11 22:09 | 수정 2008-02-11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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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성수 앵커 : 겉에다 물만 뿌려서는 애당초 안 될 일이었습니다.

    구조도 모르고 설계도면 한장 없이 달려들었다가 참담한 결과를 빚었습니다.

    김경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우리 전통 목조 건축물의 아름다운 모습을 전형적으로 보여준 숭례문.

    숭례문은 좌우 두 방향에 있는 계단을 통해 누각 1층으로 들어갈 수 있게 돼 있습니다.

    1층에서는 다시 안에 있는 계단을 이용해 2층으로 오를 수 있습니다.

    현재 불이 시작된 지점으로 추정되는 곳은 바로 이곳, 누각 2층의 바닥, 또는 2층 천장의 윗부분입니다.

    처음에 불은 2층 천장 속, 즉, 기와와 서까래 사이의 공간으로 집중적으로 확산됐습니다.

    이 공간에는 '적심'이라고 하는 나무들이 쌓여 있는데, 이 '적심목'에 불이 붙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소방당국은 지붕 아래 적심목에서 계속 연기가 뿜어져 나오자, 바깥에서 이쪽을 향해 엄청난 물을 퍼부었습니다.

    문제는 숭례문 기와와 지붕은 본래 물 한 방울 스며들지 않게 돼 있다는 겁니다.

    따라서 처음부터 이 기와를 뜯어내고 안으로 물을 뿌려야 했었는데 소방당국은 5시간 동안 그저 기와 위로만 물을 쏟아 부었고, 그 사이 안에 있던 적심목들은 계속 타들어 갔습니다.

    ● 신응수 대목장 (인간문화재) : "물이 닿을 수가 없었던 거죠. 밑에서 물을 뿌려도 그 속에서 불이 붙어 있기 때문에 지붕에는 개와이기 때문에 물이 내려갈 수가 없고 그래서 불이 그렇게 번진 거예요."

    불을 끈다고 서까래 아래에서 위쪽으로 물을 쏘아올린 것도 오히려 불을 더 키웠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하부 구조는 그대로 남겨둔 채 바깥에서 위로 물을 쏘아 올리면서 수압으로 인해 공간 안에서는 바람이 일어나, 불이 더 잘 탈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줬다는 겁니다.

    ● 신동철 (문화재 보수 기능 보유자) : "되레 불나게 해준 거예요. 밑에서 물을 뿌려 주니까 그 수압이 있을 거 아니에요. 바람이 일어나니까 그 안에선 (불에 타기) 더 좋죠."

    더구나 관할 소방서에선 애초에 숭례문의 도면조차 확보해 두지 않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결국 '국보 1호'의 구조도 모른 채 무작정 물만 쏟아 붓다가 숭례문을 잃고 말았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MBC 뉴스 김경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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