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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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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대응 실패-우왕좌왕 5시간

초기대응 실패-우왕좌왕 5시간
입력 2008-02-11 22:09 | 수정 2008-02-11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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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성수 앵커 : 소방 당국은 우왕좌왕, 한마디로 초기대응이 미숙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빤히 보면서도 불을 못 껐으니 누가 납득을 하겠습니까?

    유충환 기자입니다.




    불이 난지 1시간 뒤.

    아직까지 연기만 올라오는 숭례문에 연신 물을 뿌려대고 있습니다.

    이때까지도 소방당국은 숭례문을 최대한 보호하기 위해 마치 비가 오는 것처럼 숭례문 지붕위로 물을 뿌리는 간접 살수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연기는 시간이 갈수록 심해 졌고, 결국 불꽃이 바깥으로 새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목조 건물에 불이 났을 때 불길을 잡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지붕을 뜯어내고 물을 직접 쏘는 겁니다.

    하지만 소방당국으로선 국보 1호의 지붕을 뜯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문화재청이 합의를 해줘야만 지붕을 뜯을 수 있는데 불이 난 지 40분이 지나서야 이 합의를 얻어낼 수 있었던 겁니다.

    ● 김상구 (문화재청 건축과장) : (기와를 벗겨내라고 말씀 하신 게 9시 30분 이후라는 거죠?) "네 그렇습니다. 그러고 나서 소방본부에서 그걸 벗겨내려고 하니까.."

    막상 지붕을 뜯으려고 하니까 이제는 지붕 위로 올라갈 수 없는 상황이 돼 있었습니다. 그동안 지붕 위로 뿌린 물이 얼어붙어 미끄러웠던 겁니다.

    별 수 없이 사다리가 긴 장비를 써야 했는데 현장에 있던 소방차 50대 가운데 지붕에 가까이 접근할 수 있는 사다리차는 한 대도 없었습니다.

    ● 정정기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장) : "이렇게 각도를 올려서 사다리를 갖다 대면 사다리 끝이 지붕에 연결이 돼야 하는데, 연결이 되지 않습니다."

    결국 불이 난지 72분이 지나서야 지붕도 뜯지 못하고 불길이 치솟는 곳을 정조준 해 직접 살수를 시작했지만 이미 걷잡을 수 없이 불길이 번진 뒤였습니다.

    이렇게 소방당국이 우왕좌왕 하는 사이 문화재청은 초기에 불을 끌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 소방서 관계자 : "(문화재청이) 일단 어떤 수를 써서라도 번지지 않도록 해 달라. 불이 번질지 안 번질지는 현장에서 판단을 하되 문화재니까 각별히 조심을.."

    문화재청으로선 그 당시에 별로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고 말합니다.

    ● 엄승용 (문화재청 문화유산 국장) : "문화재청에서는 소방 설비가 없지 않습니까? 소방관들이 나가서 진화를 하는 것이지 문화재청에서 어떤 매뉴얼에서 그걸 하겠습니까?"

    더구나 연락 체계도 엉망이었습니다. 초기에 불을 진압하는 팀은 서울 중부소방서였지만 문화재청과 직접 연락이 되질 않았습니다.

    ● 서울 중부소방서 관계자 : "통화를 해라해서, 한 30분 후에 전화통화 됐을 거예요. 8시 55분 정도에 처음 문화재청하고 통화 시도를 했었는데 통화가 안 되는 거예요. 그 분들하고"

    이 때 문화재청은 중부소방서가 아니라 서울 소방재난본부와 협의를 하고 있었습니다.

    MBC 뉴스 유충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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