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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이미지 조승원 기자

문화재 보존은 뒷전

문화재 보존은 뒷전
입력 2008-02-12 21:44 | 수정 2008-02-13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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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이번 숭례문 화재를 계기로 뉴스데스크는 우리 문화재 보존실태를 점검하는 연속보도를 마련했습니다.

    먼저 그동안 우리의 자세, 반성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습니다.

    조승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유신말기인 1979년, 서울시는 도로를 내기 위해 사적 32호인 독립문을 뜯어내 80미터 뒤로 옮겼습니다.

    발전과 성장이 우선이었던 시절.

    독립문은 도로 공사를 가로막는 '귀찮은 존재'쯤으로 취급됐습니다.

    이런 사례는 이후에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창덕궁. 전두환 정권은 대통령 경호에 필요하다며이곳에 흉물스런 군사용 통신 철탑들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 황평우 (문화연대 문화유산위원장) : "이처럼 개발논리에 전통문화 유산들이 마구잡이로 사라지고, 보존도 못받고... 이런 것들은 모두 토건국가, 개발논리에 의한 것입니다. "

    그렇다면 지금은 어떨까 ?

    서울 도심에 있는 몇군데 문화재를 둘러봤습니다.

    시 유형문화재 37호인 조선시대 삼군부 총무당.

    지금 국방부 본부에 해당하는 건물로 서울에는 딱 3개만 남아있는 조선시대 관청 문화재 가운데 하나입니다.

    문화재로 지정만 했을 뿐, 관리 할 사람이 없어 출입 통제 팻말만 붙여 둔 채 사실상 방치해 뒀습니다.

    역시 사적 160호로 지정된 살곶이 다리.

    조선시대 후기 절반이 훼손됐던 것을 1970년대에 복원했습니다.

    그런데 공사가 엉터리로 이뤄졌습니다.

    다리 전체를 옛 모습대로 만들지 않고, 절반을 현대식 콘크리트로 이어붙여 기형적인 모습이 된 겁니다.

    그러나 지금까지도 어느 누구 하나 크게 관심 갖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 성동구 주민 : "복원답게 말끔하게 허리 잘려지지 않은 것처럼 해줬으면 좋겠어요."

    이렇듯 우리의 문화재들은 과거나 지금이나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고 있는게 사실입니다.

    정부와 지자체는 늘 예산을 탓했고, 주민들 역시 가까이에서 문화재를 돌보고 살피는 일에는 소홀했습니다.

    역사와 전통을 살리자, 문화재를 보존하자 말로만 외쳤을 뿐, 정작 개발과 성장의 논리 앞에서 문화재는 늘 뒷전으로 밀렸습니다.

    ● 정양모 (전 국립중앙박물관장) : "예산이 부족하다,인력이 부족하다했더니 지금 경제가 문제인데 박물관이 지원할게 어딨냐 좀 참아라.그렇게 50년 참았다"

    국민 소득 2만 달러, 경제 규모 세계 10위.

    화려한 발전상을 자랑하는 사이, 수없이 많은 문화재가, 그리고 우리의 역사가 훼손되고 방치되고, 또 사라지고 있습니다.

    MBC 뉴스 조승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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