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
유재광 기자
유재광 기자
목재 문화재 비상...잊어버린 교훈
목재 문화재 비상...잊어버린 교훈
입력
2008-02-12 21:44
|
수정 2008-02-12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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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지금 나가는 보도를 보시면 우리 문화재 보호 실태가 한심하다 못 해서 기도 안 차다는 생각이 드실 겁니다.
몹쓸 꼴을 더 보기 전에 정말 무슨 수를 내야겠습니다.
유재광 기자입니다.
재작년 5월, 세계 문화유산인 수원 화성의 서장대 2층 누각이 방화로 불에 타버렸습니다.
당시 관련 기관은 즉각 cctv 설치 등 각종 재발 방지대책을 내놨습니다.
2년 가까이 흐른 오늘 수원 화성 서장대입니다.
2년 전 방화 당시와 마찬가지로 누구든, 아무런 제한없이 서장대 안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또 설치한다던 CCTV도, 불이 난 걸 알려줄 수 있는 화재 감지기도, 불을 끌수 있는 스프링클러도,
아무 것도 설치된 건 없습니다.
2년 전이나 지금이나 간이 소화기 한 대가 유일한 화재 진압도구입니다.
달라진게 있다면, 2층 누각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채워 놓은 분홍 자물쇠가 전부입니다.
● 김충영 화성사업소 소장 : "지금은 이제 뭐 더 튼튼하게 해놔서 열쇠를두 개씩 달아 놓고 그렇게 했죠." (열쇠를 두 개 단 것 말고 시스템적으로 뭐 바뀐게 있나요?)"아까 말씀드린 것같이 아직 뭐..."
그나마 유일한 화재 진압도구인 간이 소화기엔 관리의 손길이 전혀 미치지 않았는지 먼지가 뿌옇게 앉아있고, 거미줄까지 쳐져 있습니다.
소화기를 살펴보자 사용연한이 3년이나 지난 것입니다.
근처 누각의 또다른 간이 소화기는 2001년에 소화액을 갈고 그 뒤 언제 갈았는 지 아무런 표시가 없습니다.
장비도 문제지만 화재에 대비한 응급조치 수칙이 전혀 마련돼 있지 않습니다.
● 화성사업소 소장 : "우리가 뭐 초동으로 이제 소화기 그런 것 갖고 불 끄는 요령 그것만 있는거죠." ('불나면 소화기로 끈다' 그게 대처 요령인가요, 그러면?) "이제 뭐... 다른 방법은 없잖아요."
국보들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국보 13호 전남 강진군 무위사 극락보전입니다. 불전 안의 상당수 유물이 다 보물입니다.
하지만 이 귀중한 보물들을 화마로부터 지켜내기 위해 설치된 건 유효기간이 지난 간이 소화기들이 전부입니다.
● 사찰 관계자 : "스프링클러를 설치 했을 때 벽화가 훼손되고 건물 자체가 많이 훼손이 되기 때문에 (설치 안했다.)"
조선시대 전통한옥 백 5십여채가 몰려 있어 세계 문화유산 등재를 추진중인경주 양동마을에서 지난달 불이나 마을 전체가 잿더미로 변할 뻔 했습니다.
화재에 대비해 소화전을 설치했는 데 물을 공급하는 밸브를 잠가버린 채 땅속에 묻어버렸기 때문입니다.
● 관할 소방서 관계자 : "그날따라 소화전에서 좀 문제가 있어서 저희들이 도착했을 때는 거의 뭐 불이 다 번진 그런 상태였습니다."
전국의 수많은 목조 유물들이 이렇게 화재에 무방비 상태이거나 엉성한 화재설비만을 갖추고 있습니다.
● 강찬석 문화재청 전문위원 : "불나면 뭐 숭례문짝이 나던가 그렇지 않으면 재수 좋으면 빨리 진화해서 화재를 막을 수도 있고..."
천년 고찰 낙산사를 잃고도, 세계 문화유산 수원화성 서장대가 불에 타도, 별로 달라진건 없습니다. 뭘, 얼마나 더 잃어야 달라질 거냐고 남대문은 말없이 묻고 있습니다.
MBC 뉴스 유재광입니다.
몹쓸 꼴을 더 보기 전에 정말 무슨 수를 내야겠습니다.
유재광 기자입니다.
재작년 5월, 세계 문화유산인 수원 화성의 서장대 2층 누각이 방화로 불에 타버렸습니다.
당시 관련 기관은 즉각 cctv 설치 등 각종 재발 방지대책을 내놨습니다.
2년 가까이 흐른 오늘 수원 화성 서장대입니다.
2년 전 방화 당시와 마찬가지로 누구든, 아무런 제한없이 서장대 안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또 설치한다던 CCTV도, 불이 난 걸 알려줄 수 있는 화재 감지기도, 불을 끌수 있는 스프링클러도,
아무 것도 설치된 건 없습니다.
2년 전이나 지금이나 간이 소화기 한 대가 유일한 화재 진압도구입니다.
달라진게 있다면, 2층 누각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채워 놓은 분홍 자물쇠가 전부입니다.
● 김충영 화성사업소 소장 : "지금은 이제 뭐 더 튼튼하게 해놔서 열쇠를두 개씩 달아 놓고 그렇게 했죠." (열쇠를 두 개 단 것 말고 시스템적으로 뭐 바뀐게 있나요?)"아까 말씀드린 것같이 아직 뭐..."
그나마 유일한 화재 진압도구인 간이 소화기엔 관리의 손길이 전혀 미치지 않았는지 먼지가 뿌옇게 앉아있고, 거미줄까지 쳐져 있습니다.
소화기를 살펴보자 사용연한이 3년이나 지난 것입니다.
근처 누각의 또다른 간이 소화기는 2001년에 소화액을 갈고 그 뒤 언제 갈았는 지 아무런 표시가 없습니다.
장비도 문제지만 화재에 대비한 응급조치 수칙이 전혀 마련돼 있지 않습니다.
● 화성사업소 소장 : "우리가 뭐 초동으로 이제 소화기 그런 것 갖고 불 끄는 요령 그것만 있는거죠." ('불나면 소화기로 끈다' 그게 대처 요령인가요, 그러면?) "이제 뭐... 다른 방법은 없잖아요."
국보들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국보 13호 전남 강진군 무위사 극락보전입니다. 불전 안의 상당수 유물이 다 보물입니다.
하지만 이 귀중한 보물들을 화마로부터 지켜내기 위해 설치된 건 유효기간이 지난 간이 소화기들이 전부입니다.
● 사찰 관계자 : "스프링클러를 설치 했을 때 벽화가 훼손되고 건물 자체가 많이 훼손이 되기 때문에 (설치 안했다.)"
조선시대 전통한옥 백 5십여채가 몰려 있어 세계 문화유산 등재를 추진중인경주 양동마을에서 지난달 불이나 마을 전체가 잿더미로 변할 뻔 했습니다.
화재에 대비해 소화전을 설치했는 데 물을 공급하는 밸브를 잠가버린 채 땅속에 묻어버렸기 때문입니다.
● 관할 소방서 관계자 : "그날따라 소화전에서 좀 문제가 있어서 저희들이 도착했을 때는 거의 뭐 불이 다 번진 그런 상태였습니다."
전국의 수많은 목조 유물들이 이렇게 화재에 무방비 상태이거나 엉성한 화재설비만을 갖추고 있습니다.
● 강찬석 문화재청 전문위원 : "불나면 뭐 숭례문짝이 나던가 그렇지 않으면 재수 좋으면 빨리 진화해서 화재를 막을 수도 있고..."
천년 고찰 낙산사를 잃고도, 세계 문화유산 수원화성 서장대가 불에 타도, 별로 달라진건 없습니다. 뭘, 얼마나 더 잃어야 달라질 거냐고 남대문은 말없이 묻고 있습니다.
MBC 뉴스 유재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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