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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손 놓고 있었다

정부, 손 놓고 있었다
입력 2008-02-19 21:47 | 수정 2008-02-20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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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상황이 이런데 정부는 지난달 말에서야 조사를 시작했습니다.

    피검사, 소변검사를 할 때를 놓쳤으니까 한 일이라고는 설문지를 돌린 게 고작입니다.

    조승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원유가 유출되고 불과 닷새 동안, 500 명이 넘는 태안주민들이 두통과 구토 증세로 의료기관을 찾았습니다.

    자고 나면 환자가 속출하는 상황이었지만, 정부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 질병관리 본부 관계자 : "빨리 개입을 해서 조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그 때는 사실 못했어요. 방제 작업자들이 머리가 아프고 이런 게 나왔기 때문에, 가 봐야겠다..."

    사고가 터진지 일주일이 다 돼서야, 질병관리본부는 직원들을 현지로 보내 실태 파악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주민들의 건강 상태가 심상치 않자 다시 원점에서 역학조사 계획을 짜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태안주민에 대해 역학 조사를 한 건 이때부터 꼬박 한 달 반이나 지나섭니다.

    계획을 세워 전문가 검토를 받는데 20일.

    상부기관 보고와 조사 준비에 또다시 20일이 걸렸기 때문입니다.

    ● 질병관리본부 관계자 : "조사 나간 건 (지난달) 마지막 주에 나갔죠. 조금 늦은 감은 있어요. 좀 더 빨리 했으면 좋았는데...."

    조사 방법과 내용도 허술했습니다.

    적절한 조사 시기를 놓쳐 버렸기 때문에 소변이나 혈액 채취는 할 수도 없었고, 주민 3백여 명에게 설문지를 돌려 증상을 묻고, 컴퓨터로 신경반응 속도만 쟀을 뿐입니다.

    결국, 지금와서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이미 소변과 혈액을 채취해 놓은 민간 연구팀에 예산을 줘서, 검사 결과를 받아 취합하는 것 뿐입니다.

    그런데 이마저도 예산 집행이 늦어져 대부분 분석에도 들어가지 못한 상탭니다.

    ● 이승민 (환경운동 연합) : "민간단체들이 한 조사 비용을 우선 일부 대주겠다고 했는데, 그것도 집행이 안된 상태에 있구요."

    이 때문에 정부가 눈 앞의 기름을 치운는 데만 급급할 뿐, 주민들의 건강에는 눈 감고 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MBC 뉴스 조승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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