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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리포트]쫓겨나는 소작농

[베스트리포트]쫓겨나는 소작농
입력 2008-11-09 22:04 | 수정 2008-11-13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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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NC▶

    쌀직불금 파문 이후 농촌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을까요?소작농들이 부재지주들에게 쫓겨나고 직불금을 부당하게 타간 사람들에 대한 조사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호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VCR▶

    경기도 김포의 한 농촌마을.

    논농사를 짓는 최병종씨는 최근
    외지인 지주로부터 내년부터 소작을
    그만두라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SYN▶ 최병종
    "5천평 중에 3천평이 남의 땅인데,
    거기서 1200평은 본인이 진다고 그랬고..."

    이 마을에서 최씨와 같은 처지의
    소작농들은 하나 둘이 아닙니다.

    ◀SYN▶ 조종대
    "어떤 분은 1만5천평 농사 짓고 있었는데,
    1만2천평을 이제 내년부터는 농사짓지
    못하게 자기가 농사 짓겠다..."

    그렇다고 외지의 지주들이 실제 농사를
    짓겠다는 것은 아닙니다.

    필요할 때 마다 소작농들에게 일을 시키고
    일당을 주겠다는 겁니다.

    ◀SYN▶최병종
    "(땅 주인이) 철 되면 논 갈아줘, 모 내줘, 벼
    베 줘, 이런 식으로 하게 되면 이제 농사 짓는
    사람이 일해 주는 머슴으로 전락하는 그런 현실
    이 돼 가고 있습니다."

    통째로 논을 빌려주는 게 아니라
    일이 있을 때만 소작농을 부르면, 현행법상
    위탁 경영으로 인정되고, 직불금을 타는데도
    문제가 없기 때문입니다.

    직불금 파문이 오히려 소작농들의
    논을 빼앗고 있는 셈입니다.

    직불금 부당 수령에 대한 조사는 제대로
    이뤄지고 있을까?

    현지 실사가 이뤄지고 있는 경기도 남부의
    한 농촌마을을 찾아가봤습니다.

    마을 이장들에게 내려 온 공문,

    직불금을 받은 외지인 지주 명단을
    주고, 실제 농사를 짓는지 조사한 뒤 결과를
    통보해 달라고 돼 있습니다.

    ◀SYN▶마을 이장
    "일요일마다 와서 자기가 농사 짓는다고 하니
    까.. (그런 사람이 그렇게 주장하면 어쩔 수 없
    는 것 아니에요?) 그렇죠. 내가 뭐 수사관도
    아니고..."

    외지인 지주가 농사를 짓는다고
    이미 확인서를 써줬던 이장들이 이제 와서는
    이들을 고발해야 하는 처지가 된 겁니다.

    그렇다고 소작인이 마음대로
    얘기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SYN▶ 전용중
    "실사가 나오게 되면 실제로 농사는
    지주가 짓고, 나는 기계 일 해 주고,
    이 정도만 해줬다 돈 받고.. 그런 식으로
    잘 좀 해 달라고 전화가 오죠.. 자존심 상하고
    그렇지만, 이 농사라도 안 지으면 내 땅이 없는데...."

    각종 증명을 통해 실제로
    농사를 짓고 있는지 여부를 확인한 뒤
    직불금을 주겠다는 정부 대책에 대해서도
    농민들은 회의적입니다.

    ◀SYN▶마을 이장
    "소작인들이 일 거리가 더 생기는 거에요.
    내가 비료를 끊을 때 그 사람(지주)이 그럴 것
    아니에요, 내 앞으로 몇 자루 (영수증) 끊어 달
    라고.. 그러면 어쩔 수 없이 그 사람 것
    (영수증)도 끊어야 할 것 아니에요.."

    현지 부동산들은 정부 대책을 비웃기라도
    하듯 여전히 농지 투기를 부추기고 있습니다.

    ◀SYN▶중개업자
    "(3.3제곱미터 당) 3만원에서 4만원 정도 올랐다
    고 보시면 돼요. 바람이 또 한 번 불거예요..
    주소를 옮겨 놓고(위장 전입하고)
    그 동네 이장들이고 좀 구워 삶아야지..."

    직불금 파문은 외지인들의
    불법 농지 소유를 어떻게 막을 것인가라는
    숙제를 남겨줬습니다.

    직불금을 누가 받았냐 안 받았냐의
    논란으로 그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약자인 농민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MBC 뉴스 이호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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