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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이미지 박성준 기자

안이한 진화, 화 키웠다

안이한 진화, 화 키웠다
입력 2008-02-11 06:32 | 수정 2008-02-11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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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목조구조물의 특징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진화를 했기 때문에 오히려 불은 더 커졌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초기진화에 실패한 이유를 문화재 전문가들의 주장을 바탕으로 박성준 기자가 분석해 봤습니다.

    ● 기자: 숭례문의 석축 윗부분은 쉽게 말해서 일반 한옥의 지붕을 아름답고 복잡하게 만든 것입니다.

    지붕구조를 들여다 보면 크게 기와와 서까래, 대들보로 나뉘어집니다.

    기와와 서까래 사이의 빈 공간은 잡목을 잘라넣는 개판이라는 목재 널판지 구조물들로 채워집니다.

    위쪽으로 기와 부분은 비를 막기 위해 완전 방수처리가 돼 있고 아래쪽 대들보와 서까래 부분부터도 습기방지를 위해 밀폐하듯 촘촘하게 처리되어 있습니다.

    결국 이 개판들이 놓여 있는 부분은 잘 건조되어 있어 불이 붙으면 타기 쉬운 조건이 갖추어져 있는 것입니다.

    이번 화재는 서까레 아래에서 시작된 불이 이 개판이라는 지붕 밑 구조물로 옮겨지면서 붕괴로까지 이어졌습니다.

    전문가들은 소방당국의 잘못된 대처로 두 가지를 꼽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기와 위로 물을 쏟아 부어봐야 방수처리된 기와 아랫부분에서 타고 있는 불은 전혀 잡을 수 없습니다.

    불을 잡으려면 기와를 뜯어내고 그 틈으로 물을 분사해야 하는데 그런 작업 없이 그저 물만 5시간 동안 계속 쏟아부은 것입니다.

    ●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 : 초기에는 문화재를 위해, 문화재가 훼손될까봐 조심스럽게 접근했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불길이 보였을 때에는 빨리 전면적으로 기와를 걷어 내고 물을 거기다 뿜었어야죠.

    ● 기자: 또 다른 잘못으로 지적되는 부분은 서까래 아랫부분에서 물을 쏘아올린 것입니다.

    지붕 하부구조의 일부를 뜯어내고 물을 쏘아올리지 않고 그저 밖에서 물을 분사했을 뿐이라는 것입니다.

    이런 물분사가 계속되면 서까래에 가해지는 공기의 압력 때문에 오히려 불이 더 잘 탈 수 있었다는 주장입니다.

    ● 선동철 (문화재보수 기능보유자) : 되려 불 나게 해 준 거예요, 밑에서 물을 뿌려주니까, 그 수압이 있을거 아니예요, 바람이 일어나니까, 그 안에선 (불이 타기) 더 좋죠.

    ● 기자: 결국 건축물 구조에 대한 정확한 이해 없이 무작정 물만 쏟아붓는 안이한 진화방식이 국보 1호 붕괴를 초래했다는 비판은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MBC뉴스 박성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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