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달이'의 마지막 완주

◀ＡＮＣ▶

국민마라토너 이봉주 선수.

그 은퇴무대도 극적이었습니다.

마라톤 인생의 마지막 레이스가 된 전국체전에서 불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젊은 후배들을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한 겁니다.

정규묵 기자입니다.

◀ＶＣＲ▶

20년 선수생활의 마지막 레이스.

◀ＳＹＮ▶ 이봉주/삼성전자
"마지막이니까 뭐 없죠.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길밖에..."

평범하면서도 어려운 이 목표를 위해
불혹의 마라토너는
오늘도 묵묵히 달렸습니다.

30km부터는
새카만 후배들을 뒤로하고
단독 선두.

결승 테이프를 끊을 때는
아낌없는 박수가 쏟아졌습니다.

◀ＩＮＴ▶ 이봉주/삼성전자
"최선을 다해서 뛰었다라고 생각이 됩니다.
그동안 경기해 온 그런 게
결코 후회가 없다라고 생각이 됩니다."

하지만 마라톤과의 이별이 실감나지 않은 듯
은퇴식에선 끝내 눈물을 쏟았습니다.

통산 41번째 마라톤 완주.

90년 전국체전 2위를 시작으로
2000년 도쿄 마라톤에서
아직도 깨지지 않은 한국기록을 남겼고,
최고 권위의 보스턴 마라톤 등
7차례 국제대회 우승으로
세계적인 선수로 이름을 떨쳤습니다.

올림픽 월계관은
끝내 이루지 못한 꿈으로 남았지만,
철저한 자기관리와 성실한 자세로
재작년 서울 국제마라톤 제패에 이어
오늘 은퇴 무대에서의 기적 같은 우승 등
마지막까지 화려한 불꽃을 남겼습니다.

◀ＩＮＴ▶ 이봉주/삼성전자
"저를 기다리는 많은 분들게
좋은 그런 모습을 보여주겠다라는
그런 생각을 갖고 레이스에 임했습니다."

국민 마라토너
'봉달이'의 질주는 멈췄지만,
그가 남긴 수많은 기록들은
한국 스포츠의 소중한 역사로
기억될 것입니다.

MBC 뉴스 정규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