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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前대통령, 한줌 흙 눈물로 묻었다

김대중 前대통령, 한줌 흙 눈물로 묻었다
입력 2009-08-23 22:02 | 수정 2009-08-23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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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NC▶

    안장식 동안 이희호 여사는 한 번도 얼굴을 들어 하늘을 보지 못했습니다.

    ◀ANC▶

    불편한 몸으로 관에 흙을 뿌리려 애쓰는 큰 아들 김홍일 전 의원의 모습은 주위를 안타깝게했습니다.

    유재광 기자입니다.

    ◀VCR▶

    살아 대통령이었지만
    지금은 제 몸 크기의 나무관에
    몸이 뉘여 진 채
    한 줌 흙으로 돌아가기 위한 길.

    어떤 이는 입술을 꽉 깨물었고,
    또 어떤 이는
    속절없이 눈물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아내는 입을 막고
    울음을 안으로 삼켰습니다.

    금방이라도 땅으로 꺼질 듯
    숙여진 고개.

    두 시간 가까운 안장식 동안
    아내는 죄라도 지은 듯
    한 번도 고개를 들지 못했습니다.

    고문과 지병의 후유증.

    제 발로는
    아버지의 영전에 다가갈 수도,
    제 손으론, 아버지의 영전에
    꽃 한 송이도 바치지 못하는
    큰아들.

    그 큰아들의 표정에선
    아버지를 보내는 회한도,
    그 무엇도 읽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슬픔은 더 크게 묻어납니다.

    허토, 죽은 자와 산 자를 갈라놓는
    마지막 의식.

    표정 없어 슬픈 얼굴로
    아들은 안간힘을 더해
    한 팔을 보탭니다.

    산 사람들의 슬픔이
    무겁게 내려앉은 묘역.

    부인은 남편을, 아들은 아버지를,
    또 어떤 이들은 옛 '주군'을,
    그리고 대한민국은 오늘
    제15대 대한민국 대통령 김대중을
    영원히 떠나보냈습니다.

    그 언저리 은근과 끈기의 꽃,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은근과 끈기를 닮은
    무궁화 꽃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습니다.

    MBC 뉴스 유재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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