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
임영서 기자
임영서 기자
'배려와 여유', 품격 있는 사회로
'배려와 여유', 품격 있는 사회로
입력
2010-01-01 22:14
|
수정 2010-01-01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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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C▶
MBC 뉴스는 올 한 해 '품격 있는 사회'라는 주제로 우리 사회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길을 함께 찾아가고자 합니다.
오늘은 첫 순서로, 우리가 추구해야 할 품격이라는 게 무엇일까부터 고민해봤습니다.
임영서 기자입니다.
◀VCR▶
상가 건물에
형형색색의 간판들이 어지럽습니다.
자신만 더 돋보이기 위한 치열한 경쟁은
그러나, 모두가 잘 드러나지 않는
낭패를 낳았습니다.
절대 질 수 없다는 무한의 경쟁심이
대한민국을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까지
끌어올렸지만, 그 치열함이 이젠
마치 승자 없는 간판경쟁처럼
모두를 패배자로 만들지 모른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식민지 전쟁 독재 경제발전.
쉴 새 없던 소용돌이 속에서
버텨내야 했던 절박함은
일단 나부터 살고 보자는 이기심이 돼
주변 모두를 적으로 돌려세웠는지도 모릅니다.
어둡고 화난 듯한 표정,
급한 성격, 독선적 언행들.
전철 안에서, 도로에서,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치는 굳은 얼굴과 무례함들은
실은 매일 매일이 전투였던
각박한 삶이 낳은 일종의 기싸움이고,
어떻게든 밀리지 않겠다는
우리 아버지 어머니들의
생존경쟁의 흔적들입니다.
◀INT▶ 마츠모토 하루미
"TV에서 한국의 어머니가
아이가 시험에서 떨어졌다고
때리고 소리치는 걸 봤는데, 한국인들은
희로애락의 감정이 매우 격하구나..."
꼬여 있는 실타래를 먼저 풀어줘야 할
힘 있고, 돈 있고, 권세 있는 사람들이
더 챙기려 한다는 게
문제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노르웨이의 최고 갑부 올라브톤은
작년 146억을 벌어 세금으로 133억을 냈고,
1조가 넘는 재산 전부를
사회에 기부하기로 했습니다.
영국의 앤드류 왕자는
포클랜드 전쟁에 참전했으며,
중국의 마오쩌뚱 아들은
한국전쟁에서 전사했습니다.
우리의 상류층과 비교하면서
서민들은 절망하고,
출구 없는 답답함에 좌절하고 있습니다.
얕고 각박한 사회, 그 허전함을 채우기 위해
종교와 이념에서 해답을 찾습니다.
그러나 종교 대국 대한민국에서
정작 이웃사랑과 헌신의 가치는 가장 왜소하고
진보와 보수의 다툼은 다양성을 봉쇄한 채
이분법의 틀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INT▶ 김훈/작가
"[개혁적이십니까?
아니면 보수적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그렇게 물어보는 건 굉장히 난폭한 질문인데
그 난폭한 질문에 대해 난폭하게 대답을
하자면 나는 보수주의자예요."
우리끼리 이러고 사는데
바깥에서 멋지게 봐줄 리 없습니다.
잘 살긴 하지만 결코 고상하지 못한,
정확히는 저급한 방식이 횡행하는 나라.
'어글리 코리언'의 인식은 깊고 강렬합니다.
◀INT▶ 마리아/필리핀 시민단체
"처음의 설명과 달리 (필리핀 여성들을)
한국에 데려가서는 성매매를 시키니
인신매매입니다."
우리는 일본인들을
제 잇속만 챙긴다고 생각하지만,
그들은 남미에서 '가랑띠또'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영어로 개런티드,
즉 '믿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자선을 베풀어서가 아니라
염치와 예의를 갖고
욕심을 추구해온 결과입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살아온 방식을 통해
물질적 풍족함을 얻은 건 분명하지만,
치열함은 추구하되
이제는 조금 벗어날 필요가 있습니다.
다양한 삶에 대한 인정,
다른 사람들이 행복해야
나도 행복할 수 있다는 신념,
힘 있는 사람들의 솔선수범까지.
경제성장에 걸맞은 배려와 정신적 여유,
우리는 그걸 품격이라고 부르고자 합니다.
MBC 뉴스 임영서입니다.
MBC 뉴스는 올 한 해 '품격 있는 사회'라는 주제로 우리 사회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길을 함께 찾아가고자 합니다.
오늘은 첫 순서로, 우리가 추구해야 할 품격이라는 게 무엇일까부터 고민해봤습니다.
임영서 기자입니다.
◀VCR▶
상가 건물에
형형색색의 간판들이 어지럽습니다.
자신만 더 돋보이기 위한 치열한 경쟁은
그러나, 모두가 잘 드러나지 않는
낭패를 낳았습니다.
절대 질 수 없다는 무한의 경쟁심이
대한민국을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까지
끌어올렸지만, 그 치열함이 이젠
마치 승자 없는 간판경쟁처럼
모두를 패배자로 만들지 모른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식민지 전쟁 독재 경제발전.
쉴 새 없던 소용돌이 속에서
버텨내야 했던 절박함은
일단 나부터 살고 보자는 이기심이 돼
주변 모두를 적으로 돌려세웠는지도 모릅니다.
어둡고 화난 듯한 표정,
급한 성격, 독선적 언행들.
전철 안에서, 도로에서,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치는 굳은 얼굴과 무례함들은
실은 매일 매일이 전투였던
각박한 삶이 낳은 일종의 기싸움이고,
어떻게든 밀리지 않겠다는
우리 아버지 어머니들의
생존경쟁의 흔적들입니다.
◀INT▶ 마츠모토 하루미
"TV에서 한국의 어머니가
아이가 시험에서 떨어졌다고
때리고 소리치는 걸 봤는데, 한국인들은
희로애락의 감정이 매우 격하구나..."
꼬여 있는 실타래를 먼저 풀어줘야 할
힘 있고, 돈 있고, 권세 있는 사람들이
더 챙기려 한다는 게
문제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노르웨이의 최고 갑부 올라브톤은
작년 146억을 벌어 세금으로 133억을 냈고,
1조가 넘는 재산 전부를
사회에 기부하기로 했습니다.
영국의 앤드류 왕자는
포클랜드 전쟁에 참전했으며,
중국의 마오쩌뚱 아들은
한국전쟁에서 전사했습니다.
우리의 상류층과 비교하면서
서민들은 절망하고,
출구 없는 답답함에 좌절하고 있습니다.
얕고 각박한 사회, 그 허전함을 채우기 위해
종교와 이념에서 해답을 찾습니다.
그러나 종교 대국 대한민국에서
정작 이웃사랑과 헌신의 가치는 가장 왜소하고
진보와 보수의 다툼은 다양성을 봉쇄한 채
이분법의 틀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INT▶ 김훈/작가
"[개혁적이십니까?
아니면 보수적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그렇게 물어보는 건 굉장히 난폭한 질문인데
그 난폭한 질문에 대해 난폭하게 대답을
하자면 나는 보수주의자예요."
우리끼리 이러고 사는데
바깥에서 멋지게 봐줄 리 없습니다.
잘 살긴 하지만 결코 고상하지 못한,
정확히는 저급한 방식이 횡행하는 나라.
'어글리 코리언'의 인식은 깊고 강렬합니다.
◀INT▶ 마리아/필리핀 시민단체
"처음의 설명과 달리 (필리핀 여성들을)
한국에 데려가서는 성매매를 시키니
인신매매입니다."
우리는 일본인들을
제 잇속만 챙긴다고 생각하지만,
그들은 남미에서 '가랑띠또'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영어로 개런티드,
즉 '믿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자선을 베풀어서가 아니라
염치와 예의를 갖고
욕심을 추구해온 결과입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살아온 방식을 통해
물질적 풍족함을 얻은 건 분명하지만,
치열함은 추구하되
이제는 조금 벗어날 필요가 있습니다.
다양한 삶에 대한 인정,
다른 사람들이 행복해야
나도 행복할 수 있다는 신념,
힘 있는 사람들의 솔선수범까지.
경제성장에 걸맞은 배려와 정신적 여유,
우리는 그걸 품격이라고 부르고자 합니다.
MBC 뉴스 임영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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