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
박장호 특파원
박장호 특파원
한-일 새 시대, 일본의 양심
한-일 새 시대, 일본의 양심
입력
2010-01-01 22:14
|
수정 2010-01-01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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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C▶
일제 강제병합 100년.
뉴스데스크는 오늘부터 '한․일 새 시대를 연다'는 주제로 연속기획보도를 시작합니다.
그 첫 번째 순서로, 역사의 과오를 반성하고 진실을 향한 외로운 걸음을 내딛고 있는 일본인들을 소개합니다.
도쿄 박장호 특파원입니다.
◀VCR▶
이른바 조센진이 난동을 부린다는
유언비어가 돌면서
수많은 우리 동포가 목숨을 잃은
관동대지진 조선인 학살사건.
이곳 치바현 다카쓰 마을에서도
당시 상당수 조선인들이
억울한 죽음을 당했습니다.
누구나 알고 있었지만
입 밖에 내지는 않았던 진실을
처음 알린 사람은
근처 사찰의 주지 스님이었습니다.
◀SYN▶ 세키 고젠/다카쓰 칸논사 주지
"참담한 일을 저질렀다,
어떻게든 추모를 하고 싶다, 그런 뜻에서
(주민 두세 명과 함께 40년 전부터)
조선인 희생자들 넋을 기리게 됐습니다."
마침내 1998년,
이름조차 모른 채 동네 공터에 묻혀 있던
조선인 희생자 유골 발굴 작업이
이뤄졌습니다.
◀SYN▶ 요시가와/관동대지진 추모조사위원회
"수십 년간 빛을 보지 못하던 영혼들이
드디어 세상으로 나왔다.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제 이 지역에선
시신이 발견됐던 곳마다 추모비가 세워지고,
주민들이 참가하는 위령제도
매년 치러지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도 일본 정부도 아닌,
일본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이뤄낸 것입니다.
◀SYN▶ 히라가타/관동대지진 추모조사위원회
"아이들에게 진실을 가르칠 수 있게 됐다는
면에서, 역사 교사인 제게도
큰 도움이 됐습니다."
도쿄 아라가와 강변의 이 추모비도
시민들이 3천만 엔이 넘는 돈을 들여
토지를 구입해서 석 달 전 세웠습니다.
◀SYN▶ 니시자키/시민단체 '봉선화'
"(일반 시민들보다는) 정부 차원에서
추모비 세우고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요구해왔지만, 그것은 실현되지 않았습니다.
매우 아쉽습니다."
한국에 호감을 가지는 일본인들이 많아질수록
극우단체들의 혐한 활동은 격렬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스스로의 역사에 정직해지려는
또 다른 일본인들의 노력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진실을 어둠에 묻어 두고선
더불어 사는 것도, 앞으로 나가는 것도
모두 기대하기 어렵다고 이들은 믿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MBC 뉴스 박장호입니다.
일제 강제병합 100년.
뉴스데스크는 오늘부터 '한․일 새 시대를 연다'는 주제로 연속기획보도를 시작합니다.
그 첫 번째 순서로, 역사의 과오를 반성하고 진실을 향한 외로운 걸음을 내딛고 있는 일본인들을 소개합니다.
도쿄 박장호 특파원입니다.
◀VCR▶
이른바 조센진이 난동을 부린다는
유언비어가 돌면서
수많은 우리 동포가 목숨을 잃은
관동대지진 조선인 학살사건.
이곳 치바현 다카쓰 마을에서도
당시 상당수 조선인들이
억울한 죽음을 당했습니다.
누구나 알고 있었지만
입 밖에 내지는 않았던 진실을
처음 알린 사람은
근처 사찰의 주지 스님이었습니다.
◀SYN▶ 세키 고젠/다카쓰 칸논사 주지
"참담한 일을 저질렀다,
어떻게든 추모를 하고 싶다, 그런 뜻에서
(주민 두세 명과 함께 40년 전부터)
조선인 희생자들 넋을 기리게 됐습니다."
마침내 1998년,
이름조차 모른 채 동네 공터에 묻혀 있던
조선인 희생자 유골 발굴 작업이
이뤄졌습니다.
◀SYN▶ 요시가와/관동대지진 추모조사위원회
"수십 년간 빛을 보지 못하던 영혼들이
드디어 세상으로 나왔다.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제 이 지역에선
시신이 발견됐던 곳마다 추모비가 세워지고,
주민들이 참가하는 위령제도
매년 치러지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도 일본 정부도 아닌,
일본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이뤄낸 것입니다.
◀SYN▶ 히라가타/관동대지진 추모조사위원회
"아이들에게 진실을 가르칠 수 있게 됐다는
면에서, 역사 교사인 제게도
큰 도움이 됐습니다."
도쿄 아라가와 강변의 이 추모비도
시민들이 3천만 엔이 넘는 돈을 들여
토지를 구입해서 석 달 전 세웠습니다.
◀SYN▶ 니시자키/시민단체 '봉선화'
"(일반 시민들보다는) 정부 차원에서
추모비 세우고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요구해왔지만, 그것은 실현되지 않았습니다.
매우 아쉽습니다."
한국에 호감을 가지는 일본인들이 많아질수록
극우단체들의 혐한 활동은 격렬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스스로의 역사에 정직해지려는
또 다른 일본인들의 노력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진실을 어둠에 묻어 두고선
더불어 사는 것도, 앞으로 나가는 것도
모두 기대하기 어렵다고 이들은 믿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MBC 뉴스 박장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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