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
강나림 기자
강나림 기자
[집중취재] 야구 선수 스트레스 '상상초월'
[집중취재] 야구 선수 스트레스 '상상초월'
입력
2011-09-19 22:04
|
수정 2011-09-19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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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C▶
장효조 감독과 최동원 감독.
한국 프로야구사에 한 획을 그은 두 별이 암으로 잇따라 팬들 곁을 떠났습니다.
운동선수는 보통사람보다 훨씬 건강할 거라는 게 통념인데, 대체 무엇이 이들의 건강을 하루아침에 빼앗아 갔을 까요.
먼저 프로야구를 통해, 선수들이 거의 매일같이 맞닥뜨려야 하는 환경을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강나림 기자입니다.
◀VCR▶
화려한 세리머니를 즐기는 승리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도 선물처럼 팬들의 환호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반면, 패한 팀의 퇴장은 영 다릅니다.
선수들은 굳은 얼굴로 더그아웃에 들어오고, 조용히 짐을 챙겨 경기장을 빠져나갑니다.
매일 꾸준히 운동을 하는 프로야구 선수들은 일반인보다 건강할 거라고 여겨집니다.
하지만, 실상은, 건강을 해칠 정도로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린다고 합니다.
지난 2003년 이승엽 선수와 서승화 선수가 빈볼 시비 끝에 벌인 폭행 사태.
매순간이 승부처인 투수와 타자는 공 하나에도 극도로 예민할 수밖에 없습니다.
◀INT▶ 박병호/넥센
"시합은 정말 한 경기 한 경기 목숨을 걸고 하는 경기이기 때문에..중요한 찬스나 그런 상황에서 제가 해결을 못 했을 때 그럴 경우에 스트레스가 가장 심하죠."
실책도 빼놓을 수 없는 스트레스 요인입니다.
당장 감독의 질책도 뼈 아프지만, 팀이 지기라도 하면 내 탓인 양 괴롭습니다.
◀INT▶ 안치용/SK
"못했을 때는 팬 여러분도 또 많은 질타를 하는 분들도 계세요. 그런 얘기를 들으면 한편으론 속이 상하고 스트레스도 받고."
하지만, 선수들의 부담감은 승부의 최종 책임자인 감독에 비하면 가볍습니다.
경기 전부터 필승의 라인업을 구상하는 것은 기본이고 수시로 작전을 내고 심판 판정이 마음에 안 들면 격한 항의까지.
네 시간 가까이 천당과 지옥을 오가고 나면 몸과 마음은 파김치가 됩니다.
◀INT▶ 이만수/SK 감독대행
"제가 지금 감독 대행으로서 받는 스트레스라는 것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시합 마치고 긴장한 상태에서 밥 먹게 되면 거의 다 얹힙니다."
6백만 관중을 돌파하며 화려한 조명을 받고 있는 프로야구.
그러나 승패에 따라 웃고 우는 감독과 선수들은 인기만큼이나 어마어마한 스트레스와 하루하루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습니다.
MBC뉴스 강나림입니다.
◀ANC▶
한 대학에서 직업군별 수명을 조사해보니 공교롭게도 운동선수가 가장 짧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프로야구 선수는 운동선수 중에서도 스트레스가 심하다고 하는데요.
왜 그런지 원인과 해법을 살펴봤습니다.
◀VCR▶
프로야구는 다른 운동과 달리 규정이 복잡합니다.
그래서 선수들은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습니다.
잠깐이라도 딴생각하면 곧바로 실책이나 엉뚱한 타격으로 이어져, 경기 전체를 그르치는 빌미를 제공합니다.
또 수시로 나오는 벤치 사인이나 다양한 수 싸움 등 초긴장 상황이 4시간 가까이 지속되기 때문에 중압감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INT▶ 윤영길 교수/한국체대 스포츠심리학
"사람들이 보기에는 경기가 서너 시간씩 되면 뭐 앉아 있다가 나오고 자기 칠 때 되면 나오고... 하지만 선수들은 끊임없이 생각하는 거죠. 내 타석이 되면 어떻게 할까.."
여기에 경기가 끝난 뒤 밤 11시가 넘어서야 제대로 저녁을 먹고, 일주일에 단 하루만 쉬며, 6개월 동안 133경기를 뛰어야 합니다.
체력과 정신력을 최상으로 유지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성적이 수입과 직결되는 프로의 속성상 꾀를 부리거나 힘든 내색을 할 수도 없습니다.
그 때문에 소화불량, 불면증 등 크고 작은 병에 시달리고, 조그만 자극에도 분노를 표출하는 불안한 심리상태가 계속됩니다.
◀INT▶ 박원하 교수/삼성의료원 스포츠의학센터장
"실제로 이제 불안 정도에 대한 한 번쯤은 테스트를 해보는 게 좋습니다. 불안 정도가 심한지... 심한 경쟁 불안에 시달리는 선수, 그런 선수 같은 경우는 사실은 카운슬링 (심리상담)을 해보는 것이 좋죠."
그래서 메이저리그에서는 구단 내에 심리치료사를 두고 선수들의 스트레스를 풀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박찬호와 추신수 선수도 심리치료사의 도움으로 슬럼프에서 벗어나곤 했습니다.
우리 구단들은 그러나, 선수들의 스트레스를 심각하게 여기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 프로야구는 경기력과 관중 열기 면에서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했습니다.
이제는 외형뿐 아니라 선수나 코칭스태프의 내면까지도 신경 쓰고 관리하는 진정한 선진 야구에 다가설 때입니다.
MBC뉴스 김시현입니다.
장효조 감독과 최동원 감독.
한국 프로야구사에 한 획을 그은 두 별이 암으로 잇따라 팬들 곁을 떠났습니다.
운동선수는 보통사람보다 훨씬 건강할 거라는 게 통념인데, 대체 무엇이 이들의 건강을 하루아침에 빼앗아 갔을 까요.
먼저 프로야구를 통해, 선수들이 거의 매일같이 맞닥뜨려야 하는 환경을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강나림 기자입니다.
◀VCR▶
화려한 세리머니를 즐기는 승리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도 선물처럼 팬들의 환호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반면, 패한 팀의 퇴장은 영 다릅니다.
선수들은 굳은 얼굴로 더그아웃에 들어오고, 조용히 짐을 챙겨 경기장을 빠져나갑니다.
매일 꾸준히 운동을 하는 프로야구 선수들은 일반인보다 건강할 거라고 여겨집니다.
하지만, 실상은, 건강을 해칠 정도로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린다고 합니다.
지난 2003년 이승엽 선수와 서승화 선수가 빈볼 시비 끝에 벌인 폭행 사태.
매순간이 승부처인 투수와 타자는 공 하나에도 극도로 예민할 수밖에 없습니다.
◀INT▶ 박병호/넥센
"시합은 정말 한 경기 한 경기 목숨을 걸고 하는 경기이기 때문에..중요한 찬스나 그런 상황에서 제가 해결을 못 했을 때 그럴 경우에 스트레스가 가장 심하죠."
실책도 빼놓을 수 없는 스트레스 요인입니다.
당장 감독의 질책도 뼈 아프지만, 팀이 지기라도 하면 내 탓인 양 괴롭습니다.
◀INT▶ 안치용/SK
"못했을 때는 팬 여러분도 또 많은 질타를 하는 분들도 계세요. 그런 얘기를 들으면 한편으론 속이 상하고 스트레스도 받고."
하지만, 선수들의 부담감은 승부의 최종 책임자인 감독에 비하면 가볍습니다.
경기 전부터 필승의 라인업을 구상하는 것은 기본이고 수시로 작전을 내고 심판 판정이 마음에 안 들면 격한 항의까지.
네 시간 가까이 천당과 지옥을 오가고 나면 몸과 마음은 파김치가 됩니다.
◀INT▶ 이만수/SK 감독대행
"제가 지금 감독 대행으로서 받는 스트레스라는 것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시합 마치고 긴장한 상태에서 밥 먹게 되면 거의 다 얹힙니다."
6백만 관중을 돌파하며 화려한 조명을 받고 있는 프로야구.
그러나 승패에 따라 웃고 우는 감독과 선수들은 인기만큼이나 어마어마한 스트레스와 하루하루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습니다.
MBC뉴스 강나림입니다.
◀ANC▶
한 대학에서 직업군별 수명을 조사해보니 공교롭게도 운동선수가 가장 짧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프로야구 선수는 운동선수 중에서도 스트레스가 심하다고 하는데요.
왜 그런지 원인과 해법을 살펴봤습니다.
◀VCR▶
프로야구는 다른 운동과 달리 규정이 복잡합니다.
그래서 선수들은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습니다.
잠깐이라도 딴생각하면 곧바로 실책이나 엉뚱한 타격으로 이어져, 경기 전체를 그르치는 빌미를 제공합니다.
또 수시로 나오는 벤치 사인이나 다양한 수 싸움 등 초긴장 상황이 4시간 가까이 지속되기 때문에 중압감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INT▶ 윤영길 교수/한국체대 스포츠심리학
"사람들이 보기에는 경기가 서너 시간씩 되면 뭐 앉아 있다가 나오고 자기 칠 때 되면 나오고... 하지만 선수들은 끊임없이 생각하는 거죠. 내 타석이 되면 어떻게 할까.."
여기에 경기가 끝난 뒤 밤 11시가 넘어서야 제대로 저녁을 먹고, 일주일에 단 하루만 쉬며, 6개월 동안 133경기를 뛰어야 합니다.
체력과 정신력을 최상으로 유지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성적이 수입과 직결되는 프로의 속성상 꾀를 부리거나 힘든 내색을 할 수도 없습니다.
그 때문에 소화불량, 불면증 등 크고 작은 병에 시달리고, 조그만 자극에도 분노를 표출하는 불안한 심리상태가 계속됩니다.
◀INT▶ 박원하 교수/삼성의료원 스포츠의학센터장
"실제로 이제 불안 정도에 대한 한 번쯤은 테스트를 해보는 게 좋습니다. 불안 정도가 심한지... 심한 경쟁 불안에 시달리는 선수, 그런 선수 같은 경우는 사실은 카운슬링 (심리상담)을 해보는 것이 좋죠."
그래서 메이저리그에서는 구단 내에 심리치료사를 두고 선수들의 스트레스를 풀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박찬호와 추신수 선수도 심리치료사의 도움으로 슬럼프에서 벗어나곤 했습니다.
우리 구단들은 그러나, 선수들의 스트레스를 심각하게 여기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 프로야구는 경기력과 관중 열기 면에서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했습니다.
이제는 외형뿐 아니라 선수나 코칭스태프의 내면까지도 신경 쓰고 관리하는 진정한 선진 야구에 다가설 때입니다.
MBC뉴스 김시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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