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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플러스] 불법조업 중국어선 본거지를 가다

[뉴스플러스] 불법조업 중국어선 본거지를 가다
입력 2011-11-28 21:55 | 수정 2011-11-28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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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NC▶

    중국 어선들의 불법조업 참 문제인데요.

    몰래 다녀가는 정도가 아니라 배타적 경제수역을 넘어 대담하게 영해까지 침범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조직적이고 과격하기까지 합니다.

    먼저 권혁태 기자가 보도합니다.

    ◀VCR▶

    거친 파도 위로 해경 고속정이 쏜살같이 달려갑니다.

    재빨리 중국어선에 오르는 해경 대원들.

    배에서는 물고기 씨를 말리기 때문에 사용이 금지된 이중자루 그물이 발견됐습니다.

    지난 사흘간 해경의 집중적인 단속에 적발된 중국어선은 17척.

    최근엔 먼 바다인 배타적 경제수역뿐만 아니라 우리 영해까지 서슴없이 침범하고 있습니다.

    지난 19일, 제주 추자도 인근 영해.

    해경이 중국어선 1척을 나포하자 주변에 있던 중국어선 25척이 몰려와 2시간 넘게 대치하기도 했습니다.

    ◀INT▶ 이평현/제주해양경찰서장
    "예전에는 우발적으로 한 두 척 넘어와서 조업했지만 이제는 조직적, 대형화되고 있고 흉포화되고 있습니다."

    잡아서는 안 되는 작은 물고기도 싹쓸이 해가고 어구를 망쳐놓는 등 중국 어선들로 인한 우리 어민피해는 계속 커지고 있습니다.

    ◀INT▶ 김태형/어민
    "그물을 쳐놓으면 훔쳐가기도 하고, 아예 끊어놓고 도망가기도 해서 우리가 너무 힘이 들어요."

    불법조업하다 나포된 중국어선은 지난해 370척에서 올해는 벌써 420척을 넘어 섰습니다.

    중국 어선들의 불법 조업이 기승을 부리면서 제주바다 황금어장이 날이 갈수록 망가지고 있습니다.

    ◀ 기 자 ▶

    중국 어선들이 요즘 우리 영해까지 침범하는 이유는 '바다의 황금'으로 불리는 조기 때문입니다.

    가격이 비싼데다 수십년 만의 풍어여서 중국어선들은 "한국으로"를 외치며 불법 어로에 나서고 있습니다.

    중국어선들의 근거지인 산둥반도 석도항을 베이징 신강균 특파원이 현지 취재했습니다.

    ◀VCR▶

    중국 산동성 석도항.

    얼음을 가득 실은 트럭들이 바삐 오가며 출항 준비 중인 어선의 고기 창고마다 얼음을 쏟아 붓습니다.

    부두에 빼곡히 정박 중인 어선들은 대부분 열 명에서 대여섯 명의 어부들이 타는데 선실 내부는 옹색합니다.

    한국 해경과 숨바꼭질해야하는 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건 해도입니다.

    ◀SYN▶ 중국 어부
    "(여기 석도항에서 바다로 나가면 동쪽으로 갑니까?)"
    "네, 동쪽으로..."

    대련 등 북쪽에서 내려온 어선까지 5백 척이 넘는 어선 중 90% 이상이 동쪽, 한국으로 향합니다.

    오랜 기간 바다에서 생활하려면 식량과 부식, 맥주 같은 기호품도 적잖게 필요합니다.

    ◀SYN▶ 중국 선장
    "한 번 나가면 보름이나 한 달 걸리는데 이 정도면 적죠. 중국 근해에 고기가 적어서 먼 바다로 나가서 조업합니다."

    이 배들이 쓰는 어망은 그물코가 매우 작습니다.

    이런 촘촘한 어망으로 바닥까지 훑어내기 때문에 그물이 쉽게 터지기 일쑤여서 위에 보조그물을 덧대고 있습니다.

    ◀SYN▶ 중국 어부
    "한국으로 가요. 경계선 안에 고기가 많은데 한국에선 이런 그물 안 쓸 겁니다."

    중국 어선들이 한국으로 넘어오는 건 중국 해역엔 고기가 없기 때문입니다.

    오염과 저인망 싹쓸이 조업으로 황폐화를 자초한 것입니다.

    중국 어선들은 한국해역에서 20일 이상 머물며 조업을 하고, 잡은 고기는 이런 운반전용선에 실어 매일 항구로 보내고 있습니다.

    요즘은 한 뼘 내외의 조기가 주로 많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이 곳에서 작은 어선으로도 약 10시간만 가면 한국해역에 도착합니다.

    비록 앞바다에 고기가 없어도 황금어장인 한국의 바다가 바로 지척이기 때문에 이곳 석도항은 날로 번창하고 있습니다.

    산동반도 석도항에서 MBC뉴스 신강균입니다.

    ◀ 기 자 ▶

    중국 어선들의 불법 고기잡이가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우리 단속체계는 여전히 허술합니다.

    불법어로가 가장 빈번한 서해를 보면요.

    해경 관할 면적은 경기도의 8배에 이르지만 이곳을 지키는 천톤급 이상 경비함은 단 9척뿐입니다.

    그나마 수시로 정비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대형 경비함 1척이 경기도 면적보다 더 넓은 바다를 지키고 있는 실정입니다.

    게다가 목숨을 걸고 단속을 해도 처벌 정도가 약해 단속됐던 중국 어선들이 다시 불법조업에 나서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VCR▶

    전속력으로 도주하는 중국어선을 해경 헬기가 저공비행으로 가로 막습니다.

    성인을 쓰러뜨릴 정도의 강풍으로 중국어선을 저지하기 위해 수면 위 10여 미터까지 내려갑니다.

    자칫 바다로 추락할 수도 있는 위험을 무릅쓴 저공 차단 작전입니다.

    ◀INT▶ 김재전 경위/서해해양경찰청
    "위험을 많이 내포합니다. 저희 역시 그걸 하면서도 긴장을 많이 해서 1시간정도 비행했는데 긴장을 많이 해서 나중에 내리고 나니 팔에 경련이 일어날 정도로 많이 힘들었습니다."

    해상에서도 아찔한 순간이 자주 펼쳐집니다.

    해경 고속정이 달아나는 중국어선을 따라잡자 선원들이 각목과 쇠파이프를 휘두릅니다.

    이 때문에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고 지난 2008년엔 중국선원이 휘두른 삽에 맞은 해경이 순직하기도 했습니다.

    ◀INT▶ 김수영 순경/목포해경 기동대원
    "둔기까지 들고 그 사람들이 집단으로 저항하게 되면 올라가야 하는 사람들은 무방비 상태로 놓이기 때문에 제일 아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단속을 해도 약한 처벌이 문제입니다.

    해경에 나포된 중국어선 대부분은 일종의 과태료인 담보금만 내면 현장에서 즉시 풀려납니다.

    담보금은 대개 4천만원선.

    하지만 며칠만 조기를 잡아도 담보금을 벌 수 있고, 불법조업으로 잡은 고기도 압류하지 않기 때문에 담보금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적발된 중국어선은 압송해 붙잡아 두고 불법으로 잡은 물고기도 압류하는 적극적인 처벌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올 들어 불법조업을 하다 적발된 중국 어선 4백20여척 가운데 90%가 담보금을 내고 24시간 안에 풀려났습니다.

    MBC뉴스 금기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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