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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플러스] 국제 정세의 핵‥이란 사태와 석유

[뉴스플러스] 국제 정세의 핵‥이란 사태와 석유
입력 2012-01-20 21:58 | 수정 2012-01-20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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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NC▶

    요즘 국제 정세의 핵은 미국과 이란의 갈등입니다.

    미국이 이란산 석유를 사지 말라고 각국에 압력을 넣자, 이란은 최대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수 있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이란의 핵개발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이 대결 구도입니다.

    하지만 지만, 석유 시장의 측면에서 보면 호르무즈 해협 긴장은 묘한 의혹과 의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먼저 왕종명 기자입니다.

    ◀VCR▶

    페르시아 말로 '대추야자 나무'를 뜻하는 호르무즈.

    사우디, 쿠웨이트, 이라크, 이란 같은 주요 산유국들이 원유를 실어 나르려면 50 킬로미터 거리의 이 바닷길을 꼭 통해야 합니다.

    전 세계 해상 물동량의 40%, 최대 수송로입니다.

    이란의 돈줄을 죄기 시작한 미국의 압박에 이란이 이 해협을 봉쇄할 수도 있다는 경고로 맞서면서 긴장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해협 봉쇄는 대형 유조선이 다닐 정도로 수심이 깊은 4, 5km의 좁은 해로에
    바다 지뢰, 즉 기뢰를 설치하거나 어떤 배라도 지나가면 지대함 미사일로 쏴버릴 수 있다는 최악의 상황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먼저 미국과 이란이 이런 극한 긴장의 상황으로 오기까지 과정을 박상권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VCR▶

    작년 10월 미국 FBI는 중고차 판매원인 이란계 미국인 한 명을 체포했습니다.

    주미 사우디 대사를 암살하려했다는 것입니다.

    미 법무장관이 직접 나와 배후에는 이란 특수부대 쿠드스가 있다며 맹비난했습니다.

    ◀SYN▶ 에릭 홀더/미국 법무장관
    "이번 암살 시도는 이란이 직접 꾸미고 후원한 사건입니다."

    그러나 이란은 미국땅 한복판에서 그것도 차량 판매원을 시켜 굳이 암살극을 벌이겠냐며 이란을 테러 국가로 몰고 가 고립시키려는 미국의 음모라고 맞받아쳤습니다.

    ◀SYN▶ 빠라스토/이란 외무부 대변인
    "미국이 그렇게 주장한다면 먼저 증거부터 내놔야할 것입니다."

    두 나라 관계가 험악해진 배경에는 핵 문제가 있습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눈엣가시인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해 중동의 맹주로 부상할까봐 노심초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핵 의혹을 끊임없이 제기하며 작년 말 대이란 제재에 들어갔습니다.

    반면에 이란은 발전용 핵 개발을 핵무기 개발로 호도하며 불필요한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국제원자력 기구는 이란의 우라늄 농축은 IAEA의 공식 통제하에 이뤄졌다고 밝혔습니다.

    핵무기 개발 단계로 보기 힘들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에 미국을 당혹스럽게 만들었습니다.

    파리에서 MBC뉴스 박상권입니다.

    ◀ 기 자 ▶

    미국은 이란 재정의 80%를 책임지는 석유 수출을 막아 핵무기 개발의 돈 줄을 끊어버리겠다는 의도입니다.

    하지만 국제정치 학자들은 과거 이런 식의 경제 제재로 정치적 목적을 이룬 성공률이 10%가 채 되지 않았다며 비관적입니다

    그래도 미국은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를 돌면서 이란산 석유 수입을 줄이라고 압박하고 있습니다.

    호르무즈 발 긴장감에 요즘 국제 유가는 떨어질 줄을 모릅니다.

    과연 이 정치적 긴장감 속에 또 만약 호르무즈 봉쇄가 현실이 된다면 누가 이득을 보고 누가 피해를 볼지 신지영 기자가 분석합니다.

    ◀VCR▶

    내전이 한창이던 작년 4월 리비아.

    해상 봉쇄를 뚫고 거대한 유조선 한 척이 들어옵니다.

    막강한 로비력으로 봉쇄를 뚫은 석유 거래업체 '비톨'의 유조선입니다.

    비톨은 반 카다피 시민군에게서 사들인 원유를 정제한 뒤 되팔아 1조 천억 원을 벌었습니다.

    금수 조치가 내려진 시리아. 자국민 대량 학살을 자행하던 아사드 정권에도 원유를 팔아 주머니를 불렸습니다.

    7대 석유 메이저에도 못 끼는 비톨의 2010년 매출은 무려 210조원, 애플사의 두 배입니다.

    거대 석유회사들은 이처럼 전쟁과 같은 중동의 위기를 떼돈을 벌 기회로 활용해왔습니다.

    싼 값에 미리 사들여 전 세계 저장고에 가득 채워놓은 수억 배럴의 원유를 비싼 값에 풀어 평소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막대한 차익을 실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거대 석유 회사들은 작년에도 아랍의 봄으로 인한 중동의 수급 불안 와중에서 큰 수익을 거뒀습니다.

    반면 위기의 최대 피해자는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우리나라 같은 나라의 소비자들일 수 있습니다.

    만약 호르무즈 해협이 막힌다면 한국은 원유 수입량의 86%를 받지 못합니다.

    반면, 미국의 원유 수입량 중 이곳을 통과하는 것은 18% 뿐입니다.

    뭣보다 미국은 유전을 가진 산유국이고 세계 최대인 7억 배럴의 비축유도 있습니다.

    ◀SYN▶ 로버트 아인혼/미국 국무부 이란조정관
    "미국은 동맹국들에 가능한 만큼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줄여줄 것을 강력히 요구합니다."

    지금보다 두 배 높은 200 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되는 기름값.

    세계 경제엔 엄청난 주름이 가겠지만 석유를 쌓아놓고 있는 미국이나 거대 석유 자본들에겐 앉아서 떼돈을 벌 기회가 만들어지는 겁니다.

    사실 오바마 행정부는 당초 원유 시장을 불안하게 만들고 이란산 석유를 사용하는 동맹국에 부담을 줄 거란 우려에 공화당이 주도한 '이란 제재법'에
    무척 소극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란 제재에 미온적이란 공화당의 파상 공세에 결국 제재에 나서게 됐습니다.

    미국 정계의 미묘한 정치적 역학 속에 탄생한 '이란 제재법'.

    유전을 가진 강대국과 메이저 석유사, 그 배후인 금융 자본이 이 법의 최대 수혜자라는 의심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왕종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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