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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이미지 임경아 기자

[뉴스플러스] '슈퍼 고졸' 급증‥군입대 등 장애물은?

[뉴스플러스] '슈퍼 고졸' 급증‥군입대 등 장애물은?
입력 2012-09-18 21:44 | 수정 2012-09-19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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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NC▶

    요즘 기업들의 하반기 공채가 한창인데, 최근 들어 기업들의 고졸 채용규모가 크게 늘고 있습니다.

    일시적 현상이 아닌 채용패턴의 변화로 자리를 잡아가는 분위기인데요.

    왜 기업들이 고졸자들에게 매력을 느끼는 걸까요?

    오늘 뉴스플러스에서 집중 진단하겠습니다.

    ◀ 기 자 ▶

    최근 전주시가 환경미화원을 모집했는데, 지원자 5백 여명 가운데 60%가 대졸자였습니다.

    대졸 출신 환경미화원이 처음 등장했을 땐 화제가 됐었지만, 대졸자들의 이른바 '하향 취업'이 보편화되면서 이제는 더이상 놀랄 일도 아닙니다.

    그런데 최근엔 고졸자들의 이른바 '상향 취업'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한 예로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정부출연 연구기관으론 최초로 고졸 출신 연구원을 채용한다고 밝혔습니다.

    대졸자들도 선망하는 직종에 고졸 출신들이 속속 진출하는 건데요.

    이를 두고 '슈퍼 고졸'이란 신조어도 생겨났습니다.

    예전과는 사뭇 달라진 '고졸 채용 풍속도'를 임경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VCR▶

    ◀SYN▶
    "아이디값 줘서 이렇게..."

    대기업의 웹 프로그래머인 이상현 씨, 이씨의 학력은 '고졸'입니다.

    작년 대입 수시전형에 합격했지만, 대학교 신입생 대신 대기업 신입사원을 선택했습니다.

    ◀INT▶ 이상현 (SK컴즈 소셜콘텐츠 개발팀)
    "20살에 취직을 해서 그만큼 4년(이라는 시간)을 번 거잖아요. 대학보다는 저는 이게 더 배울 게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후회는 없어요."

    삼성그룹은 올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고졸 공채를 도입했습니다.

    ◀INT▶ 서동면 상무/삼성 미래전략실
    "학력 양극화 해소와 능력 위주의 사회적 분위기 조성을 위해 사무직 뿐 아니라 기술, 개발직까지 범위를 넓혀..."

    지난해 고졸자 천 명을 채용한 SK그룹은 올해 고졸 채용 규모를 두 배로 늘렸고, CJ그룹은 하반기 신입사원 10명 중 4명을 고졸 사원으로 뽑기로 했습니다.

    그동안 고졸 지원자들에겐 '취업 불모지'나 다름 없었던 증권사까지 하나둘 고졸자에게 문을 열기 시작했습니다.

    단순 사무직에서 개발직으로, 수시 채용에서 공개 채용으로. 고졸 채용 시장에 변화가 시작됐습니다.

    MBC뉴스 임경아입니다.

    ◀ 기 자 ▶

    보신 것처럼 대기업 채용 시장에서 고졸자에 대한 문호가 점차 넓어지고 있습니다.

    대기업들이 고졸자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와 배경은 무엇인지, 조국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VCR▶

    ◀SYN▶
    "입력전압이잖아. 입력전압을 측정해보자. 어느 정도 나오지?"
    "90 볼트요."

    마이스터고 2학년인 손승현 군.

    손 군은 이미 대기업 반도체 부문에 입사를 확정해 놓은 상태입니다.

    1학년 때부터 목표 기업을 정해놓고 이른바 '맞춤형' 준비를 한 게 합격의 비결이었습니다.

    ◀SYN▶ 손승현(수도마이스터고 2학년)
    "전기에 대한 기초 이론 지식을 학교에서 미리 습득해서 남들보다 먼저 전공에 대한 것을 접할 수 있어서 이득을 봤다고 생각합니다."

    기업의 인사 담당자들은 고졸 출신 채용에 대해 젊은 시각과 잠재력이라는 큰 장점이 있기 때문에 긍정적이라고 말합니다.

    4년 내내 '스펙 쌓기'에 몰두하느라 젊음과 열정을 소진해버린 대졸자들과 달리, 대학을 다니지 않은 고졸자들에겐 남다른 끼와 창의성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는 겁니다.

    ◀INT▶ 이일우 팀장/SK하이닉스 인력지원팀
    "급변하는 환경에 노출이 적은 고등학생의 경우는 어디로 튈 지 모르는 럭비공 같은 풍부한 역량을 계속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대졸자들이 이른바 '하향 취업'을 하다보니 자신의 일자리에 만족하지 못하는 것도 기업들이 고졸 출신에 눈을 돌리는 원인 중 하나입니다.

    ◀INT▶ 한아름/FRL코리아 인사팀
    "대졸 취업자들은 본인의 스펙 위주로 회사를 선택하기 때문에 이직률이 높은 반면에 저희는 실력 있는 고등학생 인재를 조기에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술적 능력이 탁월하다는 건 또 하나의 장점.

    특히 마이스터고나 특성화고 학생들은 이미 3년에 걸쳐 기초를 탄탄히 닦아놓았기 때문에 학업 연장은 큰 의미가 없다고 말합니다.

    MBC뉴스 조국현입니다.

    ◀ 기 자 ▶

    올해 특성화고의 대학 진학률과 취업률을 보면 진학률은 작년보다 떨어진 반면, 취업률은 12% 포인트 올랐습니다.

    대학 진학 대신 기업으로 직행하는 고졸자가 늘고 있다는 뜻인데요.

    하지만 이 같은 통계 숫자가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는 건 아닙니다.

    현영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VCR▶

    서울의 한 실업계 대입 전문학원.

    꿈을 안고 취업했다가 다시 돌아온 실업계 고교 졸업생이 대부분입니다.

    ◀SYN▶
    "취업했다가 대학에 진학하기로 결심한 사람 손 들어볼까요?"

    20명 중 17명이나 됩니다.

    실업계 고졸자로서 사회에 첫 발을 내디뎠지만 어린 나이에 느낀 현실은 만만치 않았습니다.

    ◀SYN▶ 김슬기(20살)/대학진학 준비
    "수습기간 때 저한테 '너 마음에 안든다'며 자르면 그만이라고...그런 식으로 대우를 많이 받았어요...고졸생이라 그런지 저에게 허드렛일, 커피 타는 그런 것도..."

    부당한 차별을 견딜 수 없어 그만두고 싶어도 취업 실적을 중시하는 학교 탓에 졸업 전에는 퇴사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취업한 학생이 많을수록 학교에 지원되는 정부 지원금이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SYN▶ 이성주/실업계 고등학교 교사
    "그 학생이 되돌아오면 (학교의) 취업률이 떨어지지 않습니까. 그래서 선생님에 따라서는 (학교로 되돌아)오는 걸 꺼려하고 '웬만하면 참아라, 남아라' 이렇게 하다보니까 학생들이 고민하게 되고..."

    한 조사에 따르면, 고3때 취업한 학생의 20%가 졸업하자마자 직장을 그만둡니다.

    회사에 계속 남는 경우도 군 입대와 동시에 사실상 퇴직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SYN▶ 최 모 씨(25살)/고졸 취업 중도 포기자
    "저 같이 고등학교 졸업을 하고 나서 바로 취업에 들어가게 되면, 군대 갔다 오면 보장되는 자리가 아니기 때문에 사실상 아르바이트라고 생각해요."

    더 큰 문제는 취업의 기회가 일부에 편중돼 있다는 겁니다.

    각광받고 있는 21개 마이스터고의 졸업예정자 85%는 이미 채용 약정을 맺었지만, 그만큼 나머지 실업계 고졸자들의 상실감은 클 수밖에 없습니다.

    MBC뉴스 현영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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