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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에 남겨진 코미노 2만명…코피노 급증 원인은?

필리핀에 남겨진 코미노 2만명…코피노 급증 원인은?
입력 2013-11-04 17:50 | 수정 2013-11-04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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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NC▶

    코피노, 코리안필리피노의 약자지만 한국인 아빠에게 버림을 받은 필리핀 혼혈아동을 부르는 말이기도 합니다.

    필리핀에 살고 있는 이 코피노들이 지난 10년 동안 10배나 늘어나서 2만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먼저 그 실태부터 살펴보겠습니다.

    ◀VCR▶

    필리핀의 대표적인 휴양도시 세부.

    이 5평 남짓한 방은 17살 제인 양이 여섯 식구와 함께 살아온 곳입니다.

    그런데 올해 초 제인 양이 딸을 낳으며, 식구가 더 늘었습니다.

    40대 한국인 사업가인 아기의 아빠는 임신 사실을 알고는 곧바로 연락을 끊었습니다.

    ◀SYN▶메리 제인(17)
    "(자기가 쓰던) 화장품 다 떨어져서 한국 간다고 해놓고 그 뒤로 연락이 없어요.

    갈 때 '다시 오겠다'며 5천 페소(12만원) 쥐어주고 갔어요."

    -----------

    아일라 양은 평소 알고 지내던 30대 한국인 남성에게 성폭행을 당하고 나서 아이를 갖게 됐습니다.

    자신을 고소하지 않으면 양육비를 주겠다던 이 남성은 얼마 뒤 한국으로 도망쳤습니다.

    ◀SYN▶아일라(18살)
    "우리 부모 앞에서도 아기를 책임지겠다고 약속했어요.

    그래 놓고 떠나버렸죠."

    --------------

    세부 골목에선 영락없이 한국인의 얼굴을 가진 코피노 아이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습니다.

    유난히 하얀 피부를 가진 6살 붕붕이도 아빠가 한국 사람이지만, 얼굴도 보지 못했습니다.

    지난해 엄마마저 사고로 숨지면서 붕붕이는 고아가 됐습니다.

    ◀SYN▶붕붕(6)
    (엄마가 누구야?)...
    (아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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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배 형제의 아빠는 9년 전부터 양육비 지원을 끊었습니다.

    지난해 학교를 그만둬야 했고, 앞으로 살아갈 방법도 막막합니다.

    ◀SYN▶아람배(15)
    "아빠가 원망스럽다.

    우리만 아빠를 생각했지,아빠는 우리 앞에 나타나지도 않았다."

    아이를 버리고 떠나는 한국인 아빠가 늘어나면서, 그만큼 반한 감정도 커지고 있습니다.

    ◀INT▶헤로이/필리핀 여성 단체 회원
    "필리핀 사람들은 모든 한국인들이 필리핀 여성을 피해자로 만들고 있다고 여기고 있습니다."

    ◀ANC▶

    화면을 보고 있으니까 정말 마음이 아픈데요.

    개인의 문제를 넘어서 이런 문제들이 계속 생기면 한국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먼저 걱정이 됩니다.

    그런데 이런 코피노 아이들이 얼마나 되는지 정확한 정부의 집계도 없다고 하는데요.

    김대호 아나운서, 코피노가 현재 얼마나 되는 걸로 추산이 되고 있는 겁니까?

    ◀김대호 아나운서▶

    새누리당 이자스민 의원실과 한 여성단체가 조사한 건데요.

    2000년대 초만 해도 코피노는 1천명에서 2천명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그런데 2006년도에는 1만명 정도로 늘어났고 7년새 다시 2배가 늘어서 지금은 2만명 정도 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필리핀에 버려진 한국 아빠의 아이들이 10년 동안 10배 넘게 늘어난 겁니다.

    이렇게 코피노 아이들이 늘어난 이유, 먼저 필리핀에 머무는 한국인이 많아진 것과 무관하지 않아보입니다.

    관광과 유학 등을 위해 2001년에는 25만명 정도의 한국인이 필리핀에 갔는데요.

    작년에는 103만명으로 필리핀에 머무는 한국인이 10년새 4배 정도로 늘었습니다.

    현지 파견근로자나 유학생들이 늘면서 현지 여성과 사귀는 경우도 자연히 많아졌고 당연히 아이도 생겼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생기면 상당수는 그대로 떠나 버리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천주교 국가인 필리핀에서는 낙태가 금기시되어 있어 현지 여성은 아이를 그냥 낳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VCR▶

    한스의 엄마 수산림씨.

    10년 전 영어 공부를 하러 필리핀에 온 한국 남자와 정식으로 결혼했습니다.

    그녀는 고등학교를 마치고 일자리를 찾던 중이었습니다.

    ◀SYN▶
    "이 사진이 결혼식 사진이에요.

    변호사 앞에 앉히고 간단히 결혼하는 식으로 한 거예요.

    이 사람이 증인이에요. 우리 결혼의 증인이요."

    남편은 결혼한 그 해 8월 한국으로 돌아갔습니다.

    그게 마지막이었습니다.

    -------------------------

    대학생이던 쉐릴은 친구 소개로 워크샵을 온 한 한국인 회사원을 만났습니다.

    임신한 사실을 알게되니 그녀는 남자에게 이 소식을 알렸지만 대뜸 낙태하라고 하더니 다음부터는 연락을 끊었다고 합니다.

    결국 쉐릴은 미혼모가 됐습니다.

    ◀SYN▶
    "화가 났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어머니가 알게 되시면서 매우 화내셨다.

    그래서 약을 먹었지만 효과가 없었다.

    이제 한국인들을 믿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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