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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레이더] 14살에 사형된 흑인소년…70년 만에 '무효'

[특파원 레이더] 14살에 사형된 흑인소년…70년 만에 '무효'
입력 2014-12-23 17:34 | 수정 2014-12-23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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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백인과 흑인의 죽음으로 미국이 시끄럽죠.

    그런데 70년 전 백인 소녀 둘을 성폭행하려다 사형이 집행된 14살 소년의 재판 절차가 부당했다는 법원 판결이 나와 파장이 예상됩니다.

    워싱턴에서 문호철 특파원입니다.

    ◀ 리포트 ▶

    지난 1944년 인종차별이 특히 심했던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작은 마을 배수로에서 백인 소녀 둘이 죽은채 발견됐습니다.

    자전거 타는 두 소녀를 보았다고 말한 14살 흑인 소년 조지 스티니는 살인혐의로 전격 체포됩니다.

    스티니의 여동생도 소녀들을 봤을 뿐이라고 말했지만 소용없었습니다.

    ◀ 캐서린 스티니 로빈슨/스티니 여동생 ▶
    "소녀들은 우리 집을 지나갔습니다. 어디로 가는지 상관않고 오빠는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부모는 마을에서 쫓겨났고 스티니는 결국 성폭행하려다 살해했다는 자백을 합니다.

    백인만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은 10분만에 유죄를 선고했고 항소절차 없이 스티니는 체포 84일만에 전기의자에서 삶을 마감했습니다.

    ◀ 프랭키 베일리 다이치스/베티 쥰 비니커 사촌 ▶
    "배심원단은 소녀 둘이 어떻게 죽었고 스티니가 어떻게 했는지에 대해 그같은 판단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사건이 있었던 1944년 당시의 법에 따라 재판이 이뤄진 것입니다."

    몸집이 너무 작아 전기의자에 책을 깔아야 했던 스티니는 미국 20세기 역사상 최연수 사형수였습니다.

    대표적인 인종차별적 재판으로 논란이 돼온 이 사건에 대해 일부에서는 재심운동을 벌여왔습니다.

    ◀ 레이 챈들러 변호사/스티니 가족 측 변호사 ▶
    "조지 스티니는 당시 살인을 하지 않았습니다. 스티니가 소녀들을 보긴했지만 소녀들을 마지막으로 봤던 사람은 아니라는게 제 생각입니다."

    이에 대해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순회법원은 최근 스티니의 사형판결은 정당한 절차없이 헌법적 권리가 무시된 재판이었다며 70년 전의 재판은 무효라고 판결했습니다.

    유죄 판결의 유일한 증거였던 자백역시 강압에 의한 것으로 보여 신뢰할 수 없고 정당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번 판결은 스티니의 무죄를 선고한 것은 아닙니다.

    미국 사법제도의 가장 오랜 논쟁거리인 사형과 인종에 관한 문제를 동시에 제기했던 스티니사건은 최근 불거진 흑인소요사태와 맞물려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워싱턴에서 MBC뉴스 문호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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