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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이미지 안형준 기자

우리 선원 없는 원양어선…우수인력 외국 배로 줄줄

우리 선원 없는 원양어선…우수인력 외국 배로 줄줄
입력 2014-01-03 20:33 | 수정 2014-01-04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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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NC▶

    총성 없는 전쟁 원양어업.

    그런데 이 전쟁의 선봉에 서야 할 우리 선원들이 갈수록 줄고 있습니다.

    이미 우리 원양어선을 타는 선원은 외국인이 한국인을 넘어섰고요.

    항해사 같은 전문자격증을 가진 우수인력들은 속속 외국 배로 갈아타고 있습니다.

    무엇이 문제인지 안형준 기자가 남태평양 현지에서 취재했습니다.

    ◀VCR▶

    고급 참치인 황다랑어떼 가득한 바다로 주저없이 뛰어든 선원.

    그물에 걸린 보호종, 바다거북을 구해내기 위해서입니다.

    잇따라 달려드는 황다랑어와 가다랑어를 쉴새없이 막아내고, 긴 주둥이의 위협적인 청새치를 그물 밖으로 넘기기를 20여분.

    가까스로 아기 바다거북을 찾아 드넓은 태평양으로 돌려보냅니다.

    병역특례로 근무중인 이 선원은 힘든 원양어선 생활 2년에 군 면제를 앞두고 있고, 시골에 작은 집을 살 목돈까지 마련했습니다.

    ◀INT▶ 김정민(23살)/2등 기관사
    "병역특례 생활을 하면서, 어머니랑 같이 살 집을 마련한 게 가장 좋았습니다."

    주 5일제 근무는커녕, 주말도, 명절도, 시간외 수당도 없이 1년 넘게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선원들.

    수평선에 여명이 찾아오면 어김없이 그물을 정비하고, 다시 조업이 시작되면 보트로 참치떼를 모으고 쉴틈없이 참치를 옮깁니다.

    2009년부터 원양어선을 3년 동안 타면 병역을 인정해주는 제도가 도입돼, 그나마 젊은 선원들이 명맥을 잇게 됐습니다.

    ◀INT▶ 김기윤(22살)/3등 항해사
    "고기를 잘 잡는 유능한 선장이 되고 싶습니다. 같이 탄 선원들에게 인정받는 인간적인 선장이 되고 싶습니다."

    하지만 병역특례를 받는 사람은 한 해 45명 뿐, 당장 필요한 항해사와 기관사를 채우기도 어려운 형편입니다.

    한국인 선원 수는 93년 1만 8천명에서 2010년 1천 8백명으로 10분의 1로 급감했습니다.

    그 빈자리는 외국인 선원이 채우고 있습니다.

    ◀INT▶ 이동욱 이사/한국원양산업협회
    "수산 마이스터고교 졸업생이 배출되기 시작하는데, 이 학생들이 배를 타기 위해서 병역특례 제도가 확대돼야 합니다."

    원양어선 선원의 외국 근로소득에 대한 세제 혜택이 사실상 폐지된데다, 일하다 다쳐도 산업재해로 인정받지 못해, 정부의 뒷받침이 시급한 실정입니다.

    여기에 최근에는 대만이나 중국 원양업체들이 많은 보수를 제시하며 경험많고 유능한 한국인 선장과 선원을 빼가는 경우도 늘고 있습니다.

    ◀INT▶ 김현주 선장/동원 오션에이스호
    "선장과 기관장, (통신)국장, 요리사까지 선원들을 빼 가기 위해 접촉이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선원들의 애국심만으로는 총성없는 자원전쟁에서 이길 수 없습니다.

    남태평양에서 MBC뉴스 안형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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