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M출동] 콘크리트 틈새 '도심 흉기' 고드름 조심

◀ 앵커 ▶

눈이 녹아서 처마 끝에 주렁주렁 매달린 흔히 보는데요.

그런데 눈이 오지 않아도 건물 외곽 배관에 물이 새거나 또 주택가 보일러에 눈이 얼어도 김이 얼어붙어도 커다란 고드름이 생깁니다.

자칫 떨어졌다가는 인명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인데 콘크리트 틈새에서 자라는 도심 고드름의 실태， 정진욱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인천의 한 지하차도.

천장에, 길이 1미터 송곳 같은 고드름들이 매달려 있습니다.

금방이라도 떨어질 듯, 그 아래 달리는 차량들을 위협합니다.

소방관들이 출동해 제거해보지만, 그때뿐입니다.

◀ 김진정/인천 남부소방서 119 구조대 ▶
"오전에 제거했지만 기온이 떨어지니까 다시 고드름이 놓쳐서..."

또 다른 지하차도도 마찬가지입니다.

5미터 높이 벽도 모자라, 도로까지 뻗었습니다.

◀ 박기태/서울 중랑소방서 ▶
"운전자가 놀라면서 핸들을 틀거나 급브레이크를 밟으면 사고 날 위험이 많습니다."

갈라진 콘크리트 틈새나 배수관 균열에서 물이 계속 새어나와, 얼고 또 어는 겁니다.

도심 빌딩에서는, 폭포가 언 듯, 거대한 고드름이 생기기도 합니다.

외벽에 설치된 배수관에서 물이 조금씩 새서 이렇게 된 겁니다.

주택가에서도 보일러 배기관에서 새나오는 김이 얼어붙어, 날카로운 고드름이 생겨납니다.

◀ 유규근/주민 ▶
"이 길은 안 다니고 항상 이리로 피해다니거든요..."

고드름의 위력, 어느 정도일까.

1kg짜리 가상 고드름을 8층 높이에서 떨어트렸습니다.

자동차 유리를 부수는 힘의 3배 위력입니다.

◀ 최현중 박사/한국건설기술연구원 ▶
"3kg짜리 얼음이 약 15미터에서 떨어트리게 되면, 45kg 망치나 해머로 인명을 가격하게 되는 수준이기 때문에..."

실제로 지난해 대전에선 50대 여성이 떨어진 고드름에 맞아 숨지기도 했습니다.

고드름 제거 119 출동건수는 해마다 늘고 있고 전국 건수의 2/3가 콘크리트 시설이 밀집된 수도권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MBC뉴스 정진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