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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플러스] "여기저기 또 다른 내가" 명의 도용 범죄 기승

[뉴스플러스] "여기저기 또 다른 내가" 명의 도용 범죄 기승
입력 2014-02-19 20:57 | 수정 2014-02-19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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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우리나라 공공기관의 88%, 민간기관의 61%가 주민등록번호를 수집하고 있습니다.

    행정 처리나 각종 거래할 때 본인 확인을 위한 건데요.

    하지만 개인정보 유출사고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데도 이들 기관의 본인확인 절차는 지나치게 허술해서 오히려 범죄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 뉴스플러스에서는 본인확인 절차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집중 취재했습니다. 먼저 이준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49살 권 모씨는 지난달 29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병원에서 감기 치료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비슷한 시각, 15킬로미터나 떨어진 서대문구 홍제동에서도 권씨 앞으로 감기약이 처방됐습니다.

    ◀ 병원 관계자 ▶
    "진료 한 번 받고 가셨고요. 주민번호랑 이름이 일치하는지 조회했더니 맞게 나왔어요."

    알고 보니, 한 중국 동포가 권씨의 이름과 주민번호를 도용해 지난 1년간 권씨의 의료보험으로 MRI 촬영 등 각종 병원 진료를 받아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 권 모씨/피해자 ▶
    "깜짝 놀랐어요, 정말. 그 사람이 내 정보를 어느 수준까지 알고 있는지 (걱정되고요.)"

    이런 범죄가 가능했던 건 병원이나 의원 대부분이 환자를 진료할 때 본인 여부를 확인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실상은 어떤지, 제가 직접 다른 사람 이름으로 진료를 신청해 봤습니다.

    접수할 때 이름과 주민번호만 적어 내면 본인 확인 절차가 끝납니다.

    (신분증 필요한가요?)
    "아니요, 아니요. 그렇지 않습니다. 기재만 다 해주시면 돼요."

    다른 사람의 이름과 주민번호를 적어낸 병원에서도 문제없이 통과됩니다.

    (건강보험증 필요 없나요?)
    "여기서 보험 가입 조회가 가능하세요. 따로 안주셔도 돼요."

    이처럼 명의를 도용당한 사람은 치료받지도 않은 진료 기록이 남게 되고, 보험 가입이 제한되는 등 각종 불이익을 받게 됩니다.

    ◀ 박민주 기자 ▶

    지난 1998년 이후, 환자가 불편해 한다는 이유로 의료기관이 본인 확인을 할 의무는 없어졌습니다.

    그러다보니 다른 사람 명의를 도용해 건강보험을 사용하다 적발된 건수가 최근 5년간 14만 건이나 됩니다.

    뿐만 아닙니다.

    남의 이름으로 휴대전화를 개통하고, 소액결제를 하고, 심지어 억대의 사고 보험금을 받아내는 것도 대단히 간단했습니다.

    남형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얼마 전, 교통사고가 났다며 한 보험사로 걸려온 전화입니다.

    "고객님 성함 어떻게 되십니까?"
    (000이요.)
    "차주와는 관계가 어떻게 되십니까?"
    (사촌언니요.)

    실제로는 사고도 없었고, 명의도 도용된 것이었지만 전화 한 통화로 보험금은 쉽게 청구되고, 수백만원이 지급됐습니다.

    ◀SYN▶
    "고객님 주민번호 확인 부탁드릴게요."
    (~~~이요)
    "확인 감사드리고요, 접수는 잘 되셨고요."

    이 여성은 이런 방식으로 지난 6달 동안 1억원이 넘는 보험금을 받아 챙겼습니다.

    휴대전화 관련 서비스는 확인 절차가 더 허술합니다.

    신분증 사본만 팩스로 보내면 인터넷으로도 휴대전화 개통이 가능합니다.

    한 회사원은 지난 한달 사이 자신도 모르게 본인 명의로 7개의 휴대전화가 개통되는 피해를 보기도 했습니다.

    ◀ 강모씨/피해자 ▶
    "굉장히 무서웠어요. 이거 갖고 다른 것도 다 할 수 있는 거잖아요."

    주민번호와 이름만 전화로 불러줘도 다른 사람의 통화나 문자를 받아볼 수 있게 착신 전환이 가능합니다.

    [(휴대전화를) 이 번호로 착신전환 하고 싶거든요.]
    "고객님 성함과 생년월일 6자리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유00고요, 90년 6월 9일이요.]
    "정상적으로 처리 완료되셨습니다."

    다른 사람 문자로, 인증번호를 가로채, 물건을 사고 결제하는 범죄로도 이어집니다.

    지난해 가을 군에 입대한 전모 씨도 쓰지도 않았는데, 휴대전화 소액결제로 66만원이 빠져 나갔습니다.

    ◀ 고모씨/피해자 부모 ▶
    "제대하고 나면 애가 신용불량자가 되지 않을까 저는 그게 염려가 되는 거죠."

    피해자가 피해사실을 입증하지 못하면 보상받기도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미국 등 다른 나라에서는 이같은 명의 도용 범죄가 생겼을 때 본인 확인을 한 기관에 책임을 지도록 하면서 신속하게 피해자를 구제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남형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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