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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토크] 작가 복거일, 암치료 거부…다시 쓰는 '역사 속의 나그네'

[이슈&토크] 작가 복거일, 암치료 거부…다시 쓰는 '역사 속의 나그네'
입력 2014-04-02 20:54 | 수정 2014-04-0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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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암 진단을 받았다면 보통 당장 치료받기 위해서 하던 일도 접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암 치료가 집필을 방해한다는 이유로 병원을 가지 않는 작가가 있습니다.

    "절망에 기대니 마음이 편하다" 이렇게 말하고 있는데요.

    저명한 소설가 복거일 씨 모셨습니다.

    암 치료를 거부하시게 되는 이유, 뭐라고 봐야 할까요?

    ◀ 복거일 ▶

    내 삶에서 가장 값진 부분, 소중한 부분이 글을 쓰는 거니까 이런 상황에서는 글 쓰는 데 모두 걸고, 치료는...어쩔 수 없다 생각하는 거죠.

    ◀ 앵커 ▶

    예, 가족들이나 지인 반응은 어떻든가요?

    ◀ 복거일 ▶

    안식구는 뭐 제가 그런 사람인 줄 알기 때문에 말이 없는데, 이제 딸아이는 좀...아무래도 어려웠겠죠.

    ◀ 앵커 ▶

    뭐라고 말씀하셨어요?

    ◀ 복거일 ▶

    선배 작가들 중에 저보다 작가로 재능이 훨씬 뛰어난 분이 여러 분 계셨는데 그 중에서 특히 뛰어난 분 두 분이 암으로 별세하셨어요.

    그 과정을 보니까, 이 분들이 치료에 들어간 뒤로 부터는 좋은 작품 못 썼어요.

    ◀ 앵커 ▶

    이렇게 암 치료도 받지 않으시면서 쓰고 싶었던 작품, 어떤 작품일까요?

    ◀ 복거일 ▶

    제가 그 90년대 초반에 '역사속의 나그네'라는 대하 소설을 시작했습니다. 세 권까지 쓰고, 이제 연재가 중단이 돼서 곧 쓴다, 쓴다 독자들한테 얘기를 해 온 것이 있습니다.

    그러고 20년이 지났어요.

    진단이 나오는 순간, 정말 떠오른 게 먼저 그거예요. 아, 그걸 써야 되는데.

    잘 써져요 집중하니까. 탄식했죠. 내가 진즉 이랬으면 큰일 냈다.

    ◀ 앵커 ▶

    지금이라도 '아 치료를 받을까'하는 생각은 안 드세요?

    ◀ 복거일 ▶

    그런 생각이 들어 본 적이 없습니다.

    처음에 결정할 때부터 사람이, 이거 좀 독한 맘 먹는 거 아니겠어요?

    지식인은 그래야 된다고 생각해요. 왜 지식인이냐고 속으로들, 오만하잖아요? 작가는 오만합니다.

    그러니까 가난함도 견디고, 사회적인 냉도 견디는 것 아니겠어요.

    평소에 오만하다가 갑자기 병이 닥치면 다른 사람과 똑같이 행동하겠다? 부끄럽잖아요.

    ◀ 앵커 ▶

    말씀 잘들었습니다. 쾌차하시길 빌겠습니다.

    ◀ 복거일 ▶

    예 감사합니다.

    ▒ 복거일
    · 소설가 1946년 충남 아산 출생
    · 1987년 '비명을 찾아서'로 등단
    · 저서 : '역사 속의 나그네', '높은 땅 낮은 이야기' 등 40여 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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