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
양효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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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플러스]경제지표 '1경 시대'…화폐 단위, 이대로 좋은가?
[뉴스플러스]경제지표 '1경 시대'…화폐 단위, 이대로 좋은가?
입력
2014-07-08 20:54
|
수정 2014-07-09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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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국가 통계에서는 억과 조는 물론이고 경 단위까지 쓰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숫자가 커지면 당연히 계산도 복잡해지겠죠.
◀ 앵커 ▶
사정이 이렇다 보니 화폐 단위를 간소화하자는 이른바 리디노미네이션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먼저 양효걸 기자입니다.
◀ 리포트 ▶
활기 넘치는 수산시장 골목.
참돔 1kg이 25, 광어는 30.
가격표에 0단위 세 개는 사라졌습니다.
◀ 오성진 ▶
"사람들도 다 알아보기 쉽고 괜히 0세 개 더 쓰는 게 지저분해 보일 것 같아서…"
가격표도, 영수증도 뒷자리는 사라진 지 오래.
계산기엔 '0'을 아예 두세 개씩 묶어 놓았습니다.
점심시간 직장인들로 붐비는 카페에서도 생략된 가격표가 붙어 있습니다.
에스프레소는 3.5, 팥빙수는 8.9로 표기됩니다.
◀ 김지은 ▶
"(5.8은?)"
"딱 보면 5천8백 원이구나. 저것을 보면 직관적으로 알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습니다."
공공요금 고지서엔 10원 이하 단위가 사라졌고, 송금 한 번 하려면 0의 숫자를 맞게 썼는지 살피고, 또 살핍니다.
◀ 이수자 ▶
"엄청 신경쓰이더라고요. 괜히 식은땀 나고… 세봐야 알 수 있으니까요."
미국 1달러의 약 1천 배, 외국인들은 계산할 때마다 진땀을 뺍니다.
◀ 쉐런 ▶
"먼저 숫자 뒤에 붙은 0 들을 보면 '아, 이걸 어떻게 내지'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우리나라 순자산은 1경 630조 원.
국가 경제는 이미 1경 시대에 들어섰습니다.
◀ 마린 ▶
"영어로요? (어떻게 읽는지) 잘 모르겠어요."
◀ 기자 ▶
0이 16개 붙는 1경 원, 읽기도 낯선 이 돈은 1만 원짜리로 늘어놓으면 지구를 3천6백 바퀴 감을 수 있고,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를 48개 살 수 있는 돈입니다.
갓난아기까지 국민 모두에 2억 원씩 나눠줄 수 있습니다.
◀ 리포트 ▶
이렇게 큰 숫자를 사용하는 게 불편하니 실생활에 맞게 화폐단위를 조정하자는 이른바 '리디노미네이션' 주장이 일고 있습니다.
화폐단위의 위상이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건 바로 환율입니다.
OECD 국가를 통틀어, 미국 1달러대 환율이 네 자리인 나라는 한국이 유일합니다.
우리나라와 비슷한 수준의 환율을 가진 나라는 전세계에서 인도네시아와 우즈베키스탄 정도입니다.
화폐 단위를 조정하면 우리나라의 국제적인 신인도나 경제적인 위상도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 지하에 숨어있는 돈을 끌어낼 수 있다는 것도 기대되는 효과 중의 하나입니다.
무거운 철제 금고를 나르다 힘에 부치자 바닥에 굴립니다.
절도범들이 가정집에서 훔친 개인 금고들입니다.
지난 2009년 5만 원권이 발행된 이후 개인 금고의 매출이 급증하면서, 5만 원권의 72%가 시중에서 사라졌습니다.
화폐 단위 변경은 숨어버린 지하자금을 양성화하는 방안도 됩니다.
◀ 이창선/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 ▶
"새로운 화폐로 바꿔야 되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숨어있던 돈들이 노출이 되면서…"
하지만 우려도 많습니다. 우선 물가.
아프리카 남동부에 위치한 짐바브웨는 우유 한 병에 1억, 과자 한 봉지는 2억 짐바브웨 달러입니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화폐 개혁을 실시했지만 오히려 물가가 급등하면서 자국 화폐를 쓸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겁니다.
돈이 실물 자산에 몰려 부동산이 과열될 수 있다는 것과 금융 시스템 교체에 수조 원이 든다는 것도 주저하게 되는 요인입니다.
하지만 터키와 브라질, 러시아 등은 성공적인 화폐 교체가 경제 성장의 밑거름이 됐습니다.
◀ 주원/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이런 필요성이 크게 대두될 거다. 그때를 위해서 민간이나 정부나 준비를 해둘 필요는 있다."
화폐 단위 변경의 성공과 실패는 준비가 얼마나 잘 돼 있는지에 달려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심도있는 논의와 준비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MBC뉴스 김경호입니다.
국가 통계에서는 억과 조는 물론이고 경 단위까지 쓰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숫자가 커지면 당연히 계산도 복잡해지겠죠.
◀ 앵커 ▶
사정이 이렇다 보니 화폐 단위를 간소화하자는 이른바 리디노미네이션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먼저 양효걸 기자입니다.
◀ 리포트 ▶
활기 넘치는 수산시장 골목.
참돔 1kg이 25, 광어는 30.
가격표에 0단위 세 개는 사라졌습니다.
◀ 오성진 ▶
"사람들도 다 알아보기 쉽고 괜히 0세 개 더 쓰는 게 지저분해 보일 것 같아서…"
가격표도, 영수증도 뒷자리는 사라진 지 오래.
계산기엔 '0'을 아예 두세 개씩 묶어 놓았습니다.
점심시간 직장인들로 붐비는 카페에서도 생략된 가격표가 붙어 있습니다.
에스프레소는 3.5, 팥빙수는 8.9로 표기됩니다.
◀ 김지은 ▶
"(5.8은?)"
"딱 보면 5천8백 원이구나. 저것을 보면 직관적으로 알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습니다."
공공요금 고지서엔 10원 이하 단위가 사라졌고, 송금 한 번 하려면 0의 숫자를 맞게 썼는지 살피고, 또 살핍니다.
◀ 이수자 ▶
"엄청 신경쓰이더라고요. 괜히 식은땀 나고… 세봐야 알 수 있으니까요."
미국 1달러의 약 1천 배, 외국인들은 계산할 때마다 진땀을 뺍니다.
◀ 쉐런 ▶
"먼저 숫자 뒤에 붙은 0 들을 보면 '아, 이걸 어떻게 내지'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우리나라 순자산은 1경 630조 원.
국가 경제는 이미 1경 시대에 들어섰습니다.
◀ 마린 ▶
"영어로요? (어떻게 읽는지) 잘 모르겠어요."
◀ 기자 ▶
0이 16개 붙는 1경 원, 읽기도 낯선 이 돈은 1만 원짜리로 늘어놓으면 지구를 3천6백 바퀴 감을 수 있고,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를 48개 살 수 있는 돈입니다.
갓난아기까지 국민 모두에 2억 원씩 나눠줄 수 있습니다.
◀ 리포트 ▶
이렇게 큰 숫자를 사용하는 게 불편하니 실생활에 맞게 화폐단위를 조정하자는 이른바 '리디노미네이션' 주장이 일고 있습니다.
화폐단위의 위상이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건 바로 환율입니다.
OECD 국가를 통틀어, 미국 1달러대 환율이 네 자리인 나라는 한국이 유일합니다.
우리나라와 비슷한 수준의 환율을 가진 나라는 전세계에서 인도네시아와 우즈베키스탄 정도입니다.
화폐 단위를 조정하면 우리나라의 국제적인 신인도나 경제적인 위상도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 지하에 숨어있는 돈을 끌어낼 수 있다는 것도 기대되는 효과 중의 하나입니다.
무거운 철제 금고를 나르다 힘에 부치자 바닥에 굴립니다.
절도범들이 가정집에서 훔친 개인 금고들입니다.
지난 2009년 5만 원권이 발행된 이후 개인 금고의 매출이 급증하면서, 5만 원권의 72%가 시중에서 사라졌습니다.
화폐 단위 변경은 숨어버린 지하자금을 양성화하는 방안도 됩니다.
◀ 이창선/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 ▶
"새로운 화폐로 바꿔야 되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숨어있던 돈들이 노출이 되면서…"
하지만 우려도 많습니다. 우선 물가.
아프리카 남동부에 위치한 짐바브웨는 우유 한 병에 1억, 과자 한 봉지는 2억 짐바브웨 달러입니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화폐 개혁을 실시했지만 오히려 물가가 급등하면서 자국 화폐를 쓸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겁니다.
돈이 실물 자산에 몰려 부동산이 과열될 수 있다는 것과 금융 시스템 교체에 수조 원이 든다는 것도 주저하게 되는 요인입니다.
하지만 터키와 브라질, 러시아 등은 성공적인 화폐 교체가 경제 성장의 밑거름이 됐습니다.
◀ 주원/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이런 필요성이 크게 대두될 거다. 그때를 위해서 민간이나 정부나 준비를 해둘 필요는 있다."
화폐 단위 변경의 성공과 실패는 준비가 얼마나 잘 돼 있는지에 달려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심도있는 논의와 준비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MBC뉴스 김경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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