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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플러스] '명절증후군' 가족관계 균열 부른다…처가와의 갈등 커져

[뉴스플러스] '명절증후군' 가족관계 균열 부른다…처가와의 갈등 커져
입력 2014-09-08 20:16 | 수정 2014-09-09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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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시집과 처가집, 이번에는 어디부터 들르셨나요.

    이런 사소한 문제로 명절 전후에 갈등을 겪는 가정이 적지 않습니다.

    이른바 명절증후군, 먼저 박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 박성원 기자 ▶

    4년 전 결혼한 김 모 씨는 결혼 첫해 추석 때, 별다른 이유 없이 시댁에 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생활비를 요구하는 시부모가 부담스러웠던 김 씨는 이후로도 명절에 시댁을 찾지 않았고, 결국 남편과도 갈등이 생겨 이혼에 이르렀습니다.

    이 정도까지는 아니라도, 명절에 '시댁이 먼저냐, 처가가 먼저냐'는 작은 갈등이 더 큰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 김기종 ▶
    "본가로 먼저 갔다가 차례 지내고 올라오면서 처가에 들를 겁니다."
    (처가부터 먼저 갈 생각해본 적은 없으세요?)
    "해본 적 없는데요."

    명절을 전후에서 벌어지는 부부간의 기싸움이 이혼으로까지 이어지면서 실제 이혼건수는 전달보다 평균 12%가량 늘어나고 있습니다.

    ◀ 김삼화/변호사 ▶
    "이혼은 부부싸움 한 번으로 결심한다기보다는 그동안 쌓여 있었던 여러 갈등이 명절을 계기로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이른바 명절증후군.

    외국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우리와 문화가 비슷한 중국에서는 부부 3쌍 중 1쌍이 시댁과 처가 중 어디를 갈지를 놓고 다툰다는 통계가 있는가 하면, 여권이 강한 편인 스웨덴의 경우 연말연시 연휴가 끝난 직후에 이혼소송이 늘어난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생김새나 지역은 달라도 문제의 발단은 비슷합니다.

    명절음식 장만 등으로 과도한 노동에 시달리거나, 서로 다른 차례 예법을 강요해 갈등이 빚어집니다.

    또 다른 사람을 배려하지 않고 지나치게 자기 자랑을 하거나 반대로 신세한탄으로 분위기를 흐리게 하는 것도 주요 갈등요소로 꼽혔습니다.

    요즘엔 예전에 비해 처가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늘어나고 있는 추세인데요.

    그래서인지 최근엔 '고부갈등'뿐만 아니라 장인·장모와 사위, 이른바 '장서갈등'이 이혼사유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계속해서 박주린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 박주린 기자 ▶

    지난해 보건사회연구원이 시댁과 처가를 방문하는 횟수를 조사한 결과, 양가 모두 각각 연간 5,6회가 가장 많아 차이가 거의 없었습니다.

    접촉 빈도가 늘다 보니 그동안 잘 드러나지 않던 '장서갈등'도 표출되고 있습니다.

    최근 한 결혼정보회사의 이혼 남녀를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선 남성들은 '처가의 간섭과 갈등'을 이혼 사유로 가장 많이 꼽은 데 반해 여성들은 '고부갈등'을 네 번째 이유로 답했습니다.

    ◀ 이수연 박사/한국여성정책연구원 ▶
    "(처가에서)많은 요구를 하게 되고 간섭을 하게 되는데, (남성은) 가장의 역할에 도전을 받는다고 생각하니까 그것을 못 견디는 것 같습니다."

    최근 법원도 '처가와의 갈등'을 직간접적인 이혼 사유로 인정하는 추세입니다.

    한 남성은 평소 부부싸움에 자주 개입하던 장모와 몸싸움을 벌이다가 찰과상을 입혔는데 법원은 "장모와의 갈등으로 혼인생활이 파국에 이른 점이 인정된다"며 사위가 위자료 700만 원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이혼을 허락했습니다.

    ◀ 강신업/변호사 ▶
    "장서갈등은 고부갈등보다 크게 증폭될 수 있기 때문에 이것이 부부간 갈등으로 이어지고 많은 이혼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이혼한 11만 5천 쌍의 부부 중 외도나 폭행처럼 명백한 잘못 때문에 헤어진 경우는 1만 3천여 건으로 10%가 채 안 됩니다.

    대부분은 불화나 성격차이와 같은 생활 속의 갈등이 주된 원인이었습니다.

    전문가들은 문제가 생겼을 때 그 자리에서 진심으로 화해하는 것이 갈등을 증폭시키지 않는 최선책이라고 조언합니다.

    MBC뉴스 박주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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