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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플러스] '무법천지' 화물차 번호판…품귀현상에 사기까지 기승

[뉴스플러스] '무법천지' 화물차 번호판…품귀현상에 사기까지 기승
입력 2014-11-18 20:38 | 수정 2014-11-18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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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대형 화물차의 번호판 유심히 본 적 있으신가요?

    흰색인 보통 차들과 달리 이렇게 노란색인데 영업용 차량인 걸 표시해주는 겁니다.

    그런데 누군가 이 화물차의 번호판을 떼가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는데요.

    어떻게 된 걸까요.

    먼저 박진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인천의 한 화물차 주차장.

    25톤 화물차에 번호판이 없습니다.

    그런데 번호판을 떼간 건 애초 번호판을 빌려준 운수회사였습니다.

    ◀ 홍진기/화물차 기사 ▶
    "화물차 한 대로 먹고사는 사람이 하루하루 일을 안 나가면 어떻다는 걸 자기네들이 더 잘 알 텐데. 번호판을 돌려달라고 해도 현재 돌려주지 않아요."

    인근의 또 다른 주차장.

    이 트레일러에도 번호판이 없습니다.

    넉 달 전, 누군가 번호판을 훔쳐갔습니다.

    ◀ 백영조/화물차 기사 ▶
    "넘버가 있는지 없는지도 몰랐었고. 일을 가서 경비아저씨가 앞의 넘버가 어디 갔냐. 그때서야 나도 알았던 거죠."

    이런데도 재발급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번호판 주인이 운수회사로 돼 있는데, 회사가 분실 신고를 안 해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행법은 운수회사만이 영업용 화물차 번호판을 받을 수 있게 돼 있어서, 보통 화물차 기사들은 운수회사에서 번호판을 빌리는 계약을 맺고 차에 달고 다닙니다.

    정부는 지난 2004년 화물차 공급 과잉을 막기 위해, 영업용 번호판 신규 공급을 사실상 중단했습니다.

    이때부터 번호판 품귀현상이 빚어져 권리금이 2천만 원까지 솟았습니다.

    ◀ 전직 운수사업자 ▶
    "필요한 곳에 많은 돈을 받고 팔 수 있으니까…"

    다시 말해 운수회사는 번호판을 관리한다며 지입료를 받다가 적당한 시간이 지나면 번호판을 회수해 또 다른 운전자에게 빌려주면 추가로 수입을 챙길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이렇게 번호판을 빼앗아가거나 번호판을 잃어버려도, 분실신고를 해주지 않고 번호판 포기 각서를 쓰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생기고 있습니다.

    ◀ 운수회사 임원 ▶
    "우리 회사에서 홍 사장님한테 임대를 안 하겠다 이겁니다"

    ◀ 운수회사 직원 ▶
    "나가실 곳 찾으셨어요? 대폐차 동의서하고 다 주세요."

    하루를 일해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운전자들은 운수회사의 부당한 요구를 그대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습니다.

    번호판을 빼앗겨도 법적으로 보호받을 길이 없습니다.

    ◀ 유승수 변호사 ▶
    "자동차 등록 번호는 전적으로 지입회사에 속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점이 지입회사에 종속될 수밖에 없는 문제입니다."

    ◀ 기자 ▶

    원래 번호판 신규 발급을 중단한 이유는 화물차 운전자들의 생계를 돕기 위한 이유였습니다.

    영업용 화물차 숫자가 늘지 않도록 관리해서 운송 요금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걸 막겠다는 것이었죠.

    그러나 앞서 보신 것처럼 오히려 화물차 운전자의 생계를 위협하는 부작용이 생긴데다, 번호판 임대를 가지고 사기를 치는 브로커까지 등장하고 말았습니다.

    이어서 김미희 기자입니다.

    ◀ 리포트 ▶

    5년 전, 번호판 브로커에게 샀다는 화물차 번호판입니다.

    구입 가격, 1천1백만 원.

    차종은 '대형 화물'로 돼 있습니다.

    하지만, 이 등록증은 가짜입니다.

    애초, '탱크로리'용 번호판이었던 겁니다.

    ◀ 최주식/화물차 기사 ▶
    "번호판을 알고 단 건 아니에요."

    운송회사에서 샀다는 또 다른 번호판.

    4년 전, 1천8백만 원을 줬습니다.

    역시, 가짜입니다.

    ◀ 김성배/화물차 기사 ▶
    "불법 증차된 번호판이라고 전화가 왔다고..번호판 단 지 4년이 넘었고 세금도 다 내고 합법적으로 일을 하고 있는데…"

    왜, 이런 일이 생긴 걸까?

    번호판을 관리하는 운송사업협회 측이 공무원과 짜고 번호판 등록증을 위조한 겁니다.

    ◀ 시청 관계자 ▶
    "한 대를 가지고 5일 사이에 104대를 만들었다는 거에요. 번호판으로."

    이렇게, 2008년부터 2년 동안 만든 가짜 번호판은 4백여 개.

    ◀ 서울 영등포구청 관계자 ▶
    "서로 공모를 해서 자기가 등록 담당이니까 등록한 거예요. 서류 없이…"

    이런 가짜 번호판을 단 화물차는 3천대가 넘는 걸로 당국은 추산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미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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