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뉴스데스크
기자이미지 김성민 기자

[뉴스플러스] 위기의 전통주, 재도약 노린다…성공 관건은?

[뉴스플러스] 위기의 전통주, 재도약 노린다…성공 관건은?
입력 2014-12-31 20:54 | 수정 2015-01-01 07:25
재생목록
    ◀ 앵커 ▶

    국내 주류시장 규모는 8조 원이 넘습니다.

    이중 막걸리나, 과실주, 약주 같은 전통주 시장 규모는 4백억 원대, 그러니까 전체의 0.5%에 불과합니다.

    한때 일본에서 불었던 막걸리 열풍도 반짝인기로 끝나면서, 시장 전체가 침체돼 있는 상황인데요.

    재도약을 노리고 있는 우리 전통주 산업의 현실을 김성민, 박민주 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옛 방식 그대로, 발로 밟아 누룩을 빚습니다.

    통밀에, 지하 200미터 암반수만을 더해 반죽을 만들고, 전통방식의 누룩방에서 일주일, 고두밥과 섞은 뒤 다시 닷새 동안 발효과정을 거칩니다.

    꼬박 열이틀 공들여 만든 막걸리를 마지막으로 두 번 거르면, 전통의 깊은맛이 완성됩니다.

    ◀ 유청길/'금정산성 막걸리' 장인 ▶
    "500년 이상된 역사를 가지고 있는 누룩이죠. 전통을 고수한다는 그 자체가 고통이에요. 기계화가 되면 결국 전통이 사라지는 거거든요."

    가격은 한 병에 1천8백 원, 일반 막걸리보다 비싸지만, 맛의 차이를 인정받으며 매년 20억 원어치 이상 팔리고 있습니다.

    고소한 맛이 일품인 잣 막걸리에, 분홍빛이 고운 복분자 막걸리.

    힘든 여건 속에서도 10년 넘게 수억 원씩 연구 개발에 투자한 결과, 이 업체는 20개 넘는 나라에 막걸리를 팔고 있습니다.

    ◀ 박성기/'우리술' 대표 ▶
    "다양한 나라에, 다양한 민족에 맞는 술들을 100여 종류를 개발했습니다."

    서울 한복판에 들어선 고급스런 레스토랑은 전통 주점입니다.

    막걸리와 과실주는 물론, 약주에 증류주를 섞은 '조선시대 폭탄주'까지 인기입니다.

    ◀ 이재영/배상면주가 마케팅팀 ▶
    "막걸리는 값싼 술이라는 인식을 벗기 위해서 보다 현대적이고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그런 메뉴를 구성하였고요."

    ◀ 기자 ▶

    매장에 이렇게 양조장을 만든 뒤, 막 빚은 신선한 전통주를 판매하면서, 중장년층은 물론 젊은이들의 발길도 크게 늘어났습니다.

    고정관념을 깬 새로운 시도와, 지속적인 투자, 전통을 지키는 고집으로, 맛과 기술력을 인정받은 전통주들은, 나름의 소비층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 기자 ▶

    하지만 우리나라 전통주 업체 가운데, 90% 이상을 차지하는 소규모 영세 양조장들은 상황이 매우 어렵습니다.

    해외 수출이 크게 줄어든데다, 국내에서도 맥주나 와인의 성장세에 밀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 리포트 ▶

    평일인데도, 막걸리 생산 공장엔 적막이 흐르고, 기계는 대부분 멈춰서 있습니다.

    막걸리 발효기계 역시 어두운 창고 안에 방치돼 있어, 83년 역사가 무색할 지경입니다.

    ◀ 막걸리 제조업체 직원 ▶
    "발효실에 완전히 술이 차서 다 생산을 했었는데, 지금은 이제 거의 90% 이상 빈 상태로 놀고 있는 상태입니다."

    이들 소규모 업체 매출의 상당 부분은 수출.

    하지만, 2011년 절정에 달했던 막걸리의 일본 수출은, 반한 감정과 함께 3분의 1로 곤두박질쳤습니다.

    한때의 열풍이 시들해지면서, 국내 매출도 계속 줄고 있어, 등록된 전통주 제조업체 760곳 가운데 절반은 폐업 상태로 추정됩니다.

    서울의 한 백화점에서 각종 전통주의 술병을 현대적으로 디자인해 팔고 있습니다.

    백화점과 전통주 업체들이 협력해 만든 행사로 큰 인기를 끌었지만, 영세업체들이 이런 기회를 얻기는 쉽지 않습니다.

    ◀ 김홍우/한국전통주진흥협회 회장 ▶
    "전통주가 그동안에 좀 더디게 성장했던 부분은 뭐냐하면 유통의 문제에 있었습니다."

    영세한 막걸리 업체들에겐 지방자치단체 또는 대기업과의 제휴나 투자가 하나의 해법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 김남채/포천 일동막걸리 대표 ▶
    "대기업이 저희 유통을 좀 도와 주시면 저희 막걸리사업은 훨씬 더 지금보다 발전할 수 있고…"

    정부의 FTA 확대로 주류시장의 국경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침체된 전통주의 인기를 되살리고 도약을 시도할 기회가 많이 남아 있지 않다는 뜻입니다.

    MBC뉴스 박민주입니다.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