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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닝 이슈] 의정부 화재, 왜 크게 번졌나?…화재 원인 본격 수사

[이브닝 이슈] 의정부 화재, 왜 크게 번졌나?…화재 원인 본격 수사
입력 2015-01-12 17:36 | 수정 2015-01-12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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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지난 주말 경기도 의정부의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로 4명이 숨지고, 중상자 10명을 포함해 120여 명이 다쳤습니다.

    한순간에 집을 잃은 주민도 2백 명이 넘는데요.

    이번에는 이번 의정부 화재, 피해가 왜 이렇게 컸는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사고 당시의 상황부터 현재 지원 상황까지 영상으로 정리했습니다.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의정부 아파트에서 처음 불이 발생한 건, 엊그제 토요일 오전 9시 반쯤.

    "저 위에 또 사람 있네. 사람 있어, 저 위에!"

    주말 아침, 주민 대부분이 집에 있는 상황에서 불길은 주민들이 대피할 틈도 없이 빠르게 번졌습니다.

    ◀ 김득황/아파트 주민 ▶
    "창문을 닫고 자잖아요. 몰랐어요, 자느라고. 문을 열어 보니까 불길이 막 올라오고."

    ◀ 아파트 주민 ▶
    "소방차가 왔으니까, 진화되는 줄 알았는데 제가 있는 건물로 옮아붙고, 세 번째 건물로도."

    불길이 번지면서 건물 3채가 불에 탔습니다.

    두 달 뒤 결혼을 앞둔 29살 윤모씨 등 4명이 목숨을 잃었고, 126명이 다쳤습니다.

    중상을 입은 10여 명은 현재 위독한 상태입니다.

    지금까지 집계된 이재민만 2백여 명.

    이들은 화재 현장 인근 초등학교에 마련된 대피소에서 밤을 보냈습니다.

    의정부시는 이재민 생계 대책 마련을 위해 3개월간 생계비와 주거비를 4인 가족 기준 월 최대 150만 원가량 지원하고 이곳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 줄 것을 정부에 건의했습니다.

    ◀ 앵커 ▶

    130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이번 의정부 아파트 화재 사건, 경찰과 소방당국이 정확한 원인을 찾기 위해 오늘 현장 감식에 나섰습니다.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경찰은 CCTV 화면 등을 조사한 결과, 1층 출입구 앞에 주차된 4륜 오토바이에서 화재가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50대 김모씨가 오토바이를 주차한 뒤 1분 30초 뒤 현장에서 사라졌고, 1분 뒤 운전석 부근에서 불이 났다고 경찰은 밝혔는데요.

    이후 소방차가 오기까지 17분간 불길은 계속 타올랐습니다.

    ◀ 경찰 수사본부 관계자 ▶
    "한 두 번이라도 내려와야 하거든요. 그날따라 사람이 하나도 없어요. 화재가 났던 게 굉장히 불행했어요."

    경찰은 오토바이를 아파트 1층에 주차한 50대 남성에 대한 조사를 마쳤고, 해당 오토바이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분석을 의뢰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오토바이가 불에 타 국과수 분석에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 사건 현장에서는 경찰과 소방당국 등 관계부서가 합동 감식을 벌였는데요.

    화재 원인을 밝히기 위해 층별 구조와 사망자 발견지점 등 사고 상황을 재구성하고, 화재경보기 작동 등 해당 건물의 소방법 위반 여부 등을 중점적으로 조사하고 있습니다.

    ◀ 앵커 ▶

    화재가 발생한 건물에는 불길이 번지는 걸 차단하거나, 신속한 대피를 돕는 소방 시설이 갖춰지 있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번 화재, 왜 이렇게 커졌는지, 김대호 아나운서가 정리해드리겠습니다.

    ◀ 김대호 아나운서 ▶

    화재가 처음 발생한 대봉그린 아파트는 독신자 등이 주로 거주하는 주거형 오피스텔, 이른바 '도시형 생활주택'이었습니다.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 각종 규제를 풀면서 최근 몇 년 사이 이런 주택들이 우후죽순 늘었는데요, 안전을 위한 각종 시설 기준까지 많이 완화됐습니다.

    아파트 1층에서 시작된 불이 다닥 다닥 붙은 옆 건물들로 옮겨붙으면서 피해가 커졌는데요.

    이 건물들 간 간격은 2미터도 되지 않았습니다.

    일반 아파트의 동 사이 간격이 최소 6미터여야 하는 것에 비하면, 매우 좁은 것인데요.

    사고 발생지역은 상업 지역으로 건물 간격이 최소 0.5미터 이상만 되면 허가를 받을 수 있어 법적으론 문제가 없는 상태였습니다.

    건물 간격, 어떤 문제가 있는지 전문가에게 물어봤습니다. 영상 보시죠.

    ◀ 리포트 ▶

    ◀ 박재성/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화재 초기에 화재가 급속도로 번졌다는 것인데 그게 인접대지 경계선, 옆에 건물하고의 이격되는 거리가 굉장히 좁았다는 것이고요. 오피스텔 용도로 허가를 받은 것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50cm. 1m만 이격시키다 보니까 직접적인 화염 또는 복사열에 의해서 급격하게 연소 확대가 되었던 부분이고요."

    ◀ 김대호 아나운서 ▶

    화재가 시작된 이 건물, 자세히 살펴볼까요.

    스프링클러는 화재 발생 초기에 불이 크게 번지지 못하도록 하는 자체 소방시설인데요.

    이 건물엔 없었습니다.

    현행법에서는 11층 이상 소방대상물에는 모든 층에 스프링클러가 있어야 하지만, 이 건물은 10층짜리로 설치 의무가 없었습니다.

    건물 외벽은 화재에 취약한 '드라이비트' 공법으로 처리됐는데요.

    외벽재 안에 있던 스티로폼 때문에 불이 순식간에 벽을 타고 올라간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행법상 29층 이하 건물의 경우, 건물 외벽 마감재에 대한 규제는 없습니다.

    불이 확산되는 것을 막을 방화문도 없었는데요.

    지상 1층이 주차장인 구조로, 방화문을 설치할 의무가 없었습니다.

    이렇게 자체 소방시설이 없는 경우, 초기 진화에 실패하면서 이번처럼 대형 사건으로 번질 위험이 높은데요.

    전문가의 의견, 함께 들어보시죠.

    ◀ 리포트 ▶

    ◀ 박재성/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해당 건물은) 가연성 재질을 마감재로 사용을 하고 있기 때문에 화재가 발생했었을 때 인접 건물과 붙어 있으면 급격하게 화재 확산이 될 수 있습니다. 현행 법규상, 방화문을 설치하지 않아도 되는 그런 것이었습니다. 방화문이 있었다 하면 건물 내부로 화재가 확산되는 것을 막을 수 있겠죠."

    ◀ 김대호 아나운서 ▶

    자체 소방시설이 없는 상황에서, 소방차 진입이 조금 더 빨랐다면 좋았을 텐데요.

    그마저도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사건 현장 바로 뒤에는 철로가 놓여져 있어, 소방차 진입로는 하나뿐이었는데요.

    도시형 생활주택은 주차공간 규제도 완화했는데, 사건 현장 골목에 불법주차 차량들이 있어 소방차들이 진입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도시형 생활주택은 지난 2009년에 도입됐는데요.

    현재까지 전국에 32만 8천 채가 공급됐고, 이 중 61%는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정부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소형 주택에 대한 안전 규정을 재정비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사건, 불길과 함께 유독 가스가 건물에 가득 차면서 주민들이 제때 대피하지 못해 인명 피해가 커졌는데요.

    사고 당시의 대피 상황, 영상으로 먼저 보겠습니다.

    ◀ 리포트 ▶

    [의정부 화재 '필사의 탈출']

    불이 아파트 1층에서 시작된 탓에 건물 출입구로는 대피할 수 없던 상황.

    미처 대피하지 못한 주민들이 속출했습니다.

    저층 주민들은 비명을 지르며 창문을 깨고 밖으로 뛰어내리기도 했습니다.

    ◀ 아파트 주민 ▶
    "계단으로 내려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고, 창문으로 뛰어내릴 수 있는 끝 부분 집으로, 사람들이 이쪽에 가서 뛰어내리자고 했어요."

    복도에 가득 찬 연기 때문에 집 밖으로 나올 수 없던 주민들은 창문 밖으로 손수건을 흔들며 구조를 요청했습니다.

    또 옥상으로 대피한 주민들은 유독 가스에 휩싸인 채 구조를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치솟는 연기 탓에 출동한 소방 헬기 넉 대의 현장 접근이 여의치 않았습니다.

    주민들을 구조하러 들어간 경찰관들 중에는 화마에 고립된 끝에 에어메트에 뛰어내리거나 사다리차에 구조되기도 했습니다.

    ◀ 임성규 순경/경기경찰청 10기동대 ▶
    "구조하러 올라갔다가 내려오면서 연기가 자욱해 갇히게 된 상황이었습니다."

    ◀ 앵커 ▶

    그런데, 사고 당시 주민들을 구조하러 갔던 경찰관들마저 불이 난 건물 안에 갇히는 상황이 벌어졌었는데요.

    김대호 아나운서, 이처럼 대피가 어려웠던 이유, 어디에 있었나요?

    ◀ 김대호 아나운서 ▶

    네, 일단 사고가 발생한 시간이 주말의 이른 오전이었다는 점인데요.

    주민들이 대부분 집에 있고, 잠을 자고 있는 상태인 경우도 많아 화재 경보에도 불이 난 줄 몰랐다는 겁니다.

    또 불이 난 건물에서 화재경보기가 오작동하는 경우가 잦아, '정말 불이 난 줄 몰랐었다'라고 말한 주민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복잡한 건물 구조도 신속한 대피를 막은 원인 중 하나인데요.

    불이 처음 시작된 대봉그린 아파트나 바로 옆 건물인 드림타운 아파트 모두 주거용 오피스텔로 소규모 세대가 층마다 밀집해 대피가 쉽지 않았고요.

    불이 시작된 지상 주차장이 건물의 1층 출입구와 붙어 있어, 계단이 연기로 뒤덮이면서 대피로를 막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 앵커 ▶

    이번 의정부 화재 사건은, 유독가스를 피해 건물에서 뛰어내리다 다친 주민도 많아,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아파트 같은 고층 건물에서 불이 났을 때, 어떻게 대피해야 하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준비한 영상,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고층 건물 화재, 올바른 대피법은?]

    시커먼 연기에 휩싸인 오피스텔 건물.

    유독가스를 피해 창문 쪽으로 다가와 구조를 기다립니다.

    10여 명의 주민들은 옥상으로 올라갔고, 2층, 3층의 저층 주민들은 창문 밖으로 뛰어내리기도 했습니다.

    ◀ 황지훈/최초 신고자 ▶
    "2층에서 차 위로 여성분이 뛰어내리다 다치고, 남자분도 뛰어내리다 넘어져서 다치시고…"

    전문가들은 고층건물에서 불이 났을 때 무턱대고 문을 열고 대피하는 게 제일 위험하다고 말합니다.

    자칫 복도나 계단으로 나갔다가 유독가스를 마셔 치명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먼저 불이 어디서 났는지, 상황을 파악한 뒤, 조심스럽게 불이 난 반대 방향으로 이동해야 합니다.

    이때 수건이나 옷가지를 물에 적셔 코와 입을 막고 낮은 자세로 움직여야 합니다.

    ◀ 이창희/광나루 시민안전체험관 소방장 ▶
    "유독가스보다 낮은 깨끗한 공기층으로 고개를 숙이는 거고요. 뜨거운 공기를 식혀서 코와 입을 막아 기도 화상을 막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그렇게 하겠습니다. 평상시에 주변에 어떤 소방시설이 있고 대피 시설이 있는지를 미리미리 알아두시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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