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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닝 이슈] 김치냉장고 화재 증가…뒤에 쌓인 '먼지'가 원인

[이브닝 이슈] 김치냉장고 화재 증가…뒤에 쌓인 '먼지'가 원인
입력 2015-01-27 18:02 | 수정 2015-01-27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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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지난 13일, 경기도 남양주의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나 15명이 다쳤습니다.

    김치 냉장고가 유력한 화재의 원인으로 지목됐는데요,

    오래된 김치냉장고에서 시작된 화재가 최근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왜 그런 건지, 오늘 이브닝 이슈에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보도 내용부터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아파트 10층에 불이 났습니다.

    아파트 전체가 유독가스에 휩싸였고, 연기를 피해 옥상으로 대피한 주민들이 애타게 구조를 기다립니다.

    ◀ 아파트 주민 ▶
    "불길이 10층에서 활활 타오르고 있어서 10층 옆에서 누가 수건 흔드는 분도 계셨어요."

    지난 13일, 경기도 남양주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로 주민 15명이 다쳤습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김치냉장고 뒤편에서 불꽃이 튀었다'는 집주인의 말을 토대로 김치냉장고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난 17일 수원의 한 아파트 화재도 김치냉장고가 원인으로 지목됐고, 지난달 25일 발생한 서울 양천구 다가구주택 화재 역시 원인은 김치냉장고였습니다.

    지난해 10월에 있었던 서울 서초구 아파트 화재 역시 김치냉장고 뒤편에서 불길이 시작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 앵커 ▶

    최근 몇 년 사이 이처럼 김치 냉장고 때문에 발생한 화재가 부쩍 늘었는데요.

    지난해에는 백 건에 달하는 불이 김치냉장고에서 비롯됐습니다.

    자세한 내용, 유선경 아나운서가 전해드립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네, 국민안전처 국가 화재 정보센터의 화재 통계를 살펴보겠습니다.

    김치냉장고가 원인이 된 화재만 살펴봤는데요.

    2009년도에는 불과 19건에 불과하던 것이 매년 증가를 해서 지난 2012년도에는 34건이나 발생을 했고요.

    그 다음해 2013년에는 1년 동안 무려 56건이나 발생을 했습니다.

    그리고 지난해에는 98건이나 발생을 했습니다.

    5년 전인 2009년과 비교해보면 5년 새 5배 넘게 급증한 것을 알 수 있는데요,

    올 들어서도 아직 1월이 채 지나지 않았는데, 어제까지 벌써 8건의 화재가 김치냉장고에서 시작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앵커 ▶

    김치냉장고가 가전 시장에 첫선을 보인 건 20년 전인 1995년입니다.

    위니아만도의 '딤채'를 시작으로 나중에는 대기업들도 앞다퉈 시장에 진출했고, 이제는 집집마다 '보조 냉장고' 수준을 넘어 '필수 가전'으로 자리 잡게 됐는데요.

    김치냉장고 판매는 첫 출시 이후 점차 증가해서 2002년도에 정점을 찍었습니다.

    김치냉장고는 보통 10년에서 15년 정도 쓰면 교체한다고 하는데요,

    판매량이 크게 늘었던 지난 2000년을 전후해서 김치 냉장고를 장만한 분들이 요즘 다시 새것을 구입할지 말지 고민할 시기가 됐다고 업계는 보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수명이 거의 다 된 김치냉장고가 많아지면서 이로 인한 화재도 늘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 앵커 ▶

    그런데 오래된 김치냉장고가 화재에 취약한 이유는 뭘까요?

    이 문제를 직접 취재한 사회부 곽동건 기자와 함께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곽 기자. 오래된 김치냉장고에서 화재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데에는 뭔가 이유가 어디에 있나요.

    ◀ 기자 ▶

    그렇습니다. 김치냉장고 가전제품 자체에 결함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평소에 냉장고를 어떻게 관리해 왔느냐가 중요한데요.

    김치냉장고는 일반 냉장고와는 달리 팬을 돌려서 냉각하는 '직접냉각' 방식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해야 일반 냉장고보다 훨씬 섬세하게 온도 조절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작은 온도 차이에도 김치 맛이 달라지기 때문에 김치냉장고는 팬을 돌리는 직접냉각 방식을 고집하고 있는 건데요,

    이런 팬 방식이 일반 냉장고의 간접냉각 방식보다 에너지 효율도 더 높다고 합니다.

    그런데 한가지 단점이 있습니다.

    팬을 돌리다 보니 김치냉장고 뒷면 안쪽, 눈에 보이지 않는 곳으로 먼지가 들어가게 됩니다.

    이 먼지가 쌓이면, 바로 화재의 주범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팬이 돌면서 냉매를 식혀줘야 하는데 먼지가 두껍게 쌓이면 냉각이 잘 이뤄지지 않게 됩니다.

    그럼 적정 온도를 맞추기 위해 평소보다 과도하게 팬이 돌아갈 수밖에 없고, 이런 현상이 계속해서 이어지다 보면 모터가 과열돼 화재로 이어질 수 있는 겁니다.

    또 주방에 자리가 없어서 베란다나 다용도실 등에 김치냉장고를 설치한 경우가 많은데요,

    이럴 경우 내부에 쌓인 먼지가 습기를 머금으면서, 배선과 배선 사이에서 전기 합선을 일으켜 역시 화재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실제로 이런 먼지가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 제가 직접 서울 중부 소방서와 함께 실험을 해 봤는데요.

    영상으로 확인해 보시죠.

    ◀ 리포트 ▶

    오래된 김치냉장고를 구해 화재 실험을 해봤습니다.

    기판에 습기를 머금은 먼지를 뿌린 뒤 전원을 넣었더니, 연기와 함께 불꽃이 피어오릅니다.

    쌓인 먼지에 전기가 통하면서 빛과 열이 발생하는 겁니다.

    이렇게 높은 열이 발생할 때 주변에 먼지가 더 쌓여 있다면, 먼지를 따라 불이 번지게 됩니다.

    실제로, 오래된 김치냉장고에서 나온 먼지를 모아놓고 전기 스파크를 일으켰더니 순식간에 불꽃이 퍼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일반냉장고와 달리 김치냉장고는 팬을 통해 먼지가 안으로 유입되는 구조여서 내부에 먼지가 쉽게 쌓여 화재로 이어지기 더 쉽습니다.

    ◀ 이종인/부천소방서 화재조사관 ▶
    "전기선에 먼지가 있으면 합선이 쉽게 일어나겠죠. 합선이 일어난다는 것은 쉽게 불이 붙는다는 얘깁니다. 먼지가 있으면 불이 붙어서 연소확대가 일어나 옆으로 퍼지는 게 급격하게 빨리 되죠. 그래서 화재로 이어지는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

    ◀ 앵커 ▶

    시청자 여러분 중에 10년 넘은 김치냉장고를 쓰고 계신 분은 불안감이 생길 수 있는데요.

    간단한 점검으로 걱정거리를 해소할 수 있습니다.

    한 김치냉장고 전문 가전업체에서, 출시 20주년을 맞아 무상으로 청소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취재팀이 따라가 봤습니다.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김치냉장고 점검 나왔습니다."

    지난 2004년에 구입해 올해로 11년 된 김치냉장고.

    냉장고 뒷면의 덮개를 열어봤더니, 곳곳에 뿌연 먼지가 두껍게 쌓여 있습니다.

    먼지가 둥그렇게 덩어리져 뭉쳐 있는 곳도 있습니다.

    "여기가 기계실인데요. 먼지가 현재 그렇게 많지는 않은데, 깨끗하게 관리하신 것 같아요"

    관리가 잘 됐다지만, 물휴지로 한번 훑었더니 금세 시커먼 먼지가 덩어리져 나옵니다.

    일단 청소기로 먼저 구석구석 샅샅이 먼지를 흡입한 뒤, 물휴지로 다시 한번 깨끗이 닦아내고, 눈에 보이지 않는 내부기판도 꺼내서 먼지를 제거해줍니다.

    ◀ 문지현 ▶
    "10년 동안 아무 일이 없어서, 고장난 적도 없고 하니까 AS 받을 생각조차 안 했거든요. 그런데 오늘 보니까 먼지도 많고, 너무 충격적이었어요."

    김치냉장고를 안전하게 사용하려면 먼지를 제거하는 것 외에도 주의해야 할 사항이 몇 가지 더 있습니다.

    ◀ 박경남/'대유위니아' 안전기사 ▶
    "베란다 쪽은 습도가 높거든요. 스파크가 충분히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안전사고하고 직결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 기계실이 뒷면에 있기 때문에 벽과 맞닿아 설치하면 과열될 수 있어 반드시 10cm 정도 떨어뜨려 놓아야 안전합니다.

    또 냉장고 뒤로 종이나 물건이 빠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 박경남/'대유위니아' 안전기사 ▶
    "뒤쪽으로 물건이 떨어지면 기계실을 막을 수 있습니다. 그게 막히게 되면 과열될 수 있거든요. 또 패트병을 이용해서 뒤에 괴어놓으면 (김치냉장고가) 뒤로 밀리는 걸 예방할 수 있고요."

    무엇보다 김치냉장고를 안전하게, 또 오래 사용하려면 3년에 한 번씩은 정기점검을 받는 게 중요합니다.

    ◀ 앵커 ▶

    김치냉장고가 처음 등장했을 때만 해도 김치만 보관하는 김칫독 대용으로 사용됐다면 요즘은 활용도가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형태에 따른 다양한 활용도, 그림을 보며 살펴보겠습니다.

    초기에는 주로 문을 위에서 여닫는 '뚜껑형'이 많았죠.

    그 후에 '서랍형'도 나왔고요,

    그러다 요즘엔 세로로 길쭉한 '스탠드'형, 또 여러 가지 기능이 혼합된 '복합형' 제품도 나와 있습니다.

    쓰임새가 조금씩 다른데요.

    다양한 식료품을 신선하게 보관하고 싶다면 부가 기능이 많고, 칸이 나누어져 있는'스탠드형'이나 '복합형'이 좋습니다.

    그런데 상대적으로 비싸고, 또 문을 열 때 냉기가 많이 빠져나가서 에너지 소모가 많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반면, '뚜껑형' 김치냉장고는 여닫기가 다소 힘들지만 온도 변화가 적기 때문에 에너지 소모도 적고, 많은 양의 김치를 오래 보관하는 가정에 좋은데요.

    공간을 많이 차지하는 점 때문에, 부엌이 좁은 집에서는 불편하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김치냉장고 관리법은 일반냉장고와 좀 다른데요,

    김치가 발효되면 용기가 터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너무 가득 채워서 보관하면 안 되고 용기 안에 여유 공간을 두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또 김치냉장고라고 해서 무조건 더 신선하고 오래 보관할 수 있다는 생각, 버려야 하는데요.

    방치할 경우, 오히려 세균 번식의 온상이 될 수 있습니다.

    보도 영상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김치냉장고를 열어보니 명절 때 남은 전이며 음식들이 빼곡히 들어 있습니다.

    햄은 유통기한이 지났고, 양배추는 누렇게 잎이 변했습니다.

    ◀ 김강자 ▶
    "냉장고에 넣기는 불안하고, 김치냉장고에 넣으면 더 신선하고 시일을 연장할 수 있겠다 싶어서 넣는 거예요."

    수도권의 100가구를 조사한 결과 김치냉장고에 음식을 언제 넣었는지 기억 못 하는 경우가 70%에 달했습니다.

    또 유통기한이 지나 보관했던 음식을 버린 경우도 절반이나 됐습니다.

    음식을 봉지째 넣어 김치냉장고에서 식중독을 일으키는 황색포도상구균이 검출된 경우도 있었습니다.

    따라서 식품은 종류별로 내용물이 보이는 투명용기에 보관하고 냉장고 청소는 한 달에 한 번은 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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