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인도네시아가 지난 1월에 이어 또다시 외국인 마약사범에 대한 사형을 곧 집행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가 상대국들과의 외교적 마찰을 무릅쓰고 사형을 강행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서민수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인도네시아인들이 호주에 동전을 돌려주자며 애벗 호주 총리의 사진에 동전을 쏟아붓는 시위를 벌입니다.
애벗 총리가 인도네시아에 대한 구호자금 지원 사례를 언급하며 인도네시아에서 사형이 선고된 호주인 마약사범에 대한 사면을 요구한 데 대한 반발입니다.
◀ 헨드로/인도네시아인 ▶
"인도적 지원은 사형집행과 전혀 별개의 사안으로 예정대로 사형이 집행돼야 합니다."
앞서 인도네시아는 브라질, 네덜란드 등 다섯 개 나라 외국인과 자국민 한 명 등 마약사범 6명을 총살했습니다.
이어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외국인 39명 등 마약사범 64명을 전원 총살형으로 처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조코 위도도/인도네시아 대통령 ▶
"법의 집행은 우리의 주권으로 사형 집행에 대해 외부에서 간섭해서는 안 됩니다."
인도네시아가 주권을 내세우며 마약사범에 대한 사형을 강행하면서 상대방 국가들과의 갈등도 심화되고 있습니다.
브라질과 네덜란드는 자국민이 총살되자 인도네시아 주재 자국 대사를 전격 소환했고, 자국민 사형이 임박한 호주와의 관계도 험악해지고 있습니다.
애벗 호주 총리는 지난 2004년 쓰나미 때 병력과 구호자금을 지원한 데 대한 인도네시아의 보답을 기대한다며, 인도네시아의 자존심을 직접 건드리기도 했습니다.
◀ 애벗 호주 총리 ▶
"인도네시아에 쓰나미 대재앙이 닥쳤을 때 호주가 십억 달러 상당의 구호자금을 보낸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대외관계의 급속한 경색에 불구하고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동남아 마약의 절반이 인도네시아로 흘러들고 매일 40~50명이 마약으로 숨지고 있다며, 마약사범에 대한 사행집행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부, 군, 경찰 내부 인사들이 은밀히 결탁된 마약 생산 시설들을 그대로 둔 채 외국인 마약사범에 대한 사형 집행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어 마약퇴치 효과보다는 지지층 결집을 위한 정치쇼라는 비판도 받고 있습니다.
태국 정부도 지난 2003년 마약과의 전쟁을 벌이며 석 달 동안 현장에서 마약의심 사범 2,500명을 사살했지만, 당시 마약은 더욱 기승을 부렸습니다.
방콕에서 MBC뉴스 서민수입니다.
이브닝뉴스
서민수 특파원
서민수 특파원
[특파원 레이더] 인니 "마약범 사형은 주권" 속내는 정치쇼?
[특파원 레이더] 인니 "마약범 사형은 주권" 속내는 정치쇼?
입력
2015-03-06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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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15-03-06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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