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어젯밤, 잠을 푹 잘 주무셨나요?
내일은 세계 수면의 날인데요.
잠을 충분히 안 자면, 빨리 늙는다고 하는데 우리나라 국민은 다른 나라 사람보다 잠을 훨씬 덜 잔다고 합니다.
게다가 밤잠을 설치는 수면 장애도 많다고 하는데요.
먼저, 한국인의 수면 시간, 김대호, 유선경 두 아나운서가 전해드립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네, OECD가 회원국을 상대로 평균 수면시간을 조사했는데요,
지난 2012년 기준으로 살펴봤을 때, 한국인의 평균 수면 시간은 7시간 49분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OECD 국가의 평균인 8시간 22분 보다 33분 정도 짧은 셈인데요,
조사 대상 18개국 중 최하위입니다.
수면 시간이 가장 긴 나라는 프랑스로 평균 8시간 50분으로 나타나, 한국인에 비해 1시간 정도 더 많았는데요,
이탈리아는 평균 수면 시간이 8시간 18분이었고요,
이웃 나라 일본은 7시간 50분으로 우리나라와 일본, 두 나라만 수면 시간이 7시간대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국내 여론조사 기관이 1년 뒤, 우리 국민의 평균 수면 시간을 또 조사했는데요,
김대호 아나운서, 그 조사에서, 우리 국민의 수면시간이 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요?
◀ 김대호 아나운서 ▶
그렇습니다. 이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평균 수면시간은 '6시간 53분'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통, 아침 '6시 34분'에 일어나 밤 '11시 41분'에 잠자리에 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렇다면, 오늘 아침 7시에는 누가 깨어 있었을까요?
아침 7시 정각을 기준으로 50대 이상은 열명 중 7명이 이미 일어난 반면, 20대는 2명만이 깨어 있었습니다.
또 직업별로 따져보면, 7시에 농업이나 어업 종사자는 10명 중 8명꼴로 이미 일어났고, 학생은 2명 정도 일어났습니다.
또 총 수면시간을 따져봤더니, 60세 이상 남성이 '7시간 10분'으로 가장 많이 잤고, 20대 여성이 '7시간 7분'으로 그다음으로 잠을 많이 자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40대 여성의 경우, 평균 수면 시간이 '6시간 35분'으로 가장 짧았습니다.
◀ 앵커 ▶
우리나라에서 불면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4백만 명에 달한다는 조사도 있는데요.
특히 잠을 자는 도중 자신도 모르게 일시적으로 숨을 멈추는 수면 무호흡 환자도 상당히 많다고 합니다.
이런 증상이 반복되면 잠을 제대로 잔 것 같지가 않고 신체 노화를 앞당길 수 있다는 국내 연구팀의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나윤숙 의학전문기자의 보도, 들어보시죠.
◀ 리포트 ▶
요란하게 코를 골더니, 이내 조용해집니다.
잠시 숨을 쉬지 않고 있는 겁니다.
결국 다시 숨을 내뱉지만 잠에서 깬 듯, 온몸을 뒤척거립니다.
이렇게 '수면 무호흡' 증상이 오면 다시 숨을 쉬기 위해 우리 몸은 그때마다 뇌를 깨우게 됩니다.
[김선국/수면무호흡증 환자]
"아침에 정신이…잠을 안 잔 것 같고, 머리도 띵하고, 얼굴도 부은 것 같고…"
피곤한 정도를 넘어 노화까지 빨라집니다.
고대병원 연구팀이 수면 무호흡 환자 381명의 염색체를 분석해봤더니, 남은 수명을 나타내는 염색체의 끝 부분, '텔로미어'가 짧아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체내의 산소가 부족해지면서 텔로미어를 손상시키기 때문인데 특히 1시간에 15번 이상 숨을 멈추는 심한 수면 무호흡인 경우, 텔로미어의 길이는 절반 이상 줄었습니다.
수명이 5년 정도 줄었다는 의미입니다.
[신철/고대안산병원 수면센터 교수]
"(텔로미어가) 짧아지면 그만큼 노화 현상이 빨라지고, 수명이 단축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수면무호흡증 외에도 정신적 요인으로 잠을 못 자는 불면증도 같은 이유로 노화를 촉진합니다.
MBC뉴스 나윤숙입니다.
◀ 앵커 ▶
그런데 몸이 좀 피곤하면 잘 때 코 고는 분들, 많죠?
그렇다면 코골이와 수면 무호흡 증상은 어떻게 생길까요?
그림을 보면서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잠을 잘 때 우리는 이처럼 코를 통해 공기를 들이마셨다 내쉬었다 하는데요.
먼저, 코골이는 잠을 잘 때 호흡의 잡음이 생기는 걸 말합니다.
공기가 좁아진 기도를 통해 지나가면서 소리가 만들어지는 건데요.
수면무호흡증의 경우는 이렇게 숨구멍이 막히면서 공기가 제대로 들락날락하지 못해, 잠을 자다가 갑자기 숨이 막힌 듯 꺽꺽 소리를 낸다거나, 한 번에 큰 숨을 몰아쉬는 등의 증상이 생기는 겁니다.
그렇다면 단순히 '코를 고는 증상'과 건강에 치명적인 '수면무호흡증',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요?
다음 그림을 보면서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수면무호흡증은 잠을 자면서 '들이 쉬고 내쉬는 호흡을 '10초 이상" 멈추는 증상이 1시간에 5번 이상 발생할 경우를 말하는데요.
이런 증상 때문에, 혈중 산소 농도가 정상인 경우보다 4% 이상 줄어서 낮에 심하게 졸린다면 '수면무호흡증'으로 진단합니다.
따라서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병원에서 수면 다원검사를 통해 단순 '코골이'인지,
아니면 '수면무호흡증'인지 확인해봐야 합니다.
◀ 앵커 ▶
잠을 푹, 달게 자고 난 다음 날 아침은 하루가 상쾌하죠.
최근 이런 단잠을 원하는 사람들을 위한 이른바 '숙면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시장 규모가 1조 원대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그야말로, 잠이 보약일 뿐 아니라, 돈이 되는 시대입니다.
관련 보도,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척추 기울기를 스캔하고, 1천여 개의 센서가 머리부터 발끝까지 매트를 누르는 정도를 측정한 뒤 내 몸에 꼭 맞는 침대 매트리스를 추천합니다.
맞춤 매트 상담은 수험생과 직장인을 중심으로 최근 3배나 늘었습니다.
[김태연/침대매트 전문업체 팀장]
"자기 체형에 맞지 않는 매트리스를 사용했을 경우에는 낮에 달리기를 하는 것과 똑같이 에너지를 필요로 하면서 잠을 자는 것이어서."
목뼈의 굴곡을 재, 베개 높이도 정합니다.
3.4cm 높이의 3호 베개가 좋습니다.
집 먼지 진드기를 막는다는 알레르기 예방 침구, 체온을 유지해주는 우주복 소재 침구, 유모차용 목 베개 등 특이한 수면용품도 등장했습니다.
숙면을 돕는 차와 엄마 심장 소리를 내는 음향기 등 보조용품도 수십 가지입니다.
[박혜원]
"아토피처럼 피부에 올라오는 게 있는데 그런 피부에도 도움이 되는 제품들이 많다고 해서…"
깊고 편안한 잠은 건강에 필수.
숙면침구 시장은 해마다 10% 안팎의 성장을 하고 있습니다.
◀ 앵커 ▶
잠이 잘 안 올 때 술을 한 잔 마시면 잠을 푹 자게 된다는 분들이 있는데, 과연 숙면에 도움이 될까요?
또, 저녁에 커피를 많이 마셔도 잠만 잘 잔다는 이른바 '커피 체질'은 따로 있는 걸까요?
이런 궁금증들, 유선경 아나운서와 함께 풀어보겠습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네, 먼저 술을 마시면 잠이 잘 온다고 느낄 수 있는데요,
문제는 잠이 들기는 쉬울 수 있어도, 수면의 질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건데요.
술을 마시고 잠이 들면, 몸 안에서 알코올 분해와 해독이 이뤄져 숙면을 방해하면서, 결국 얕은 잠을 자기 때문입니다.
커피를 많이 마셔도 잠만 잘 잔다는 분들, 정말, 잠을 잘 잤을까요?
실험을 해봤는데요.
커피를 안 마셨을 때보다 마시고 잤을 때, 뇌파와 심장박동이 크게 흔들리고, 안면근육은 움찔움찔합니다.
분석 결과 잠들기까지 걸린 시간은 2배 늦어졌고, 무호흡·코골이·뒤척임 등이 4배 증가하면서, 수면의 질은 20% 정도 떨어졌습니다.
미국의 한 연구결과, 잠들기 6시간 전 카페인을 섭취하면 수면 양이 평균 8분 줄어들고, 3시간 전 섭취하면 27분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잠들기 전 출출해서 잠이 안 온다는 분도 있는데요.
칼로리를 생각해 브로콜리나 당근 등 채소를 먹으면, 수면에 방해가 됩니다.
익히지 않은 채소는 포만감을 주지만, 소화하느라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인데요.
배가 고파 도저히 잠을 잘 수 없다 할 때는 우유나, 바나나, 치즈 등을 먹는 게 숙면에 도움이 됩니다.
또, 불면증이 있다고 무조건 수면제를 복용하는 건 위험한데요,
특히, 앞서 살펴본 '수면 무호흡증'의 경우, 수면제를 복용하면 다른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전문가의 설명, 들어보시죠.
◀ 리포트 ▶
[한진규/신경과 전문의]
"수면제 계통의 약을 드시면 호흡 기능이 더 떨어지고, 산소가 떨어질 것이고, 산소가 떨어지면 심장병이나 뇌졸중이나 심혈관장애가 야기될 수 (있습니다.)"
◀ 앵커 ▶
그런데도 숙면을 취하기 어렵다 하는 경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수면제도 만능 해결책은 아닌데요.
국내 연구진이 잠을 잘 자게 하는 천연 재료 추출물을 개발했습니다.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20분 안에 잠들지 못하거나 자다가 두 번 이상 깨는 날이 일주일에 나흘 이상이면 불면증입니다.
[이선희]
"스트레스받는 일이 있었거든요. 그때부터 그 일을 생각하면, 잠이 안 오죠."
국내 불면증 환자는 최근 4년간 연평균 12%씩 급증하고 있지만, 수면제는 부작용 우려 때문에 복용이 망설여집니다.
한국식품연구원은 오랜 연구 끝에 해조류 감태에서 답을 찾았습니다.
파래나 미역과 비슷한 감태는 남해와 제주 연안에서 주로 나, 김처럼 말리거나 무쳐서 먹습니다.
이 감태 추출물을 불면증 환자들에게 일주일간 하루 500mg씩 먹였더니, 뇌파 흐름이 수면을 방해하는 각성파에서 깊은 잠을 자는 안정파로 바뀌었습니다.
[양혜진/한국식품연구원 연구원]
"해조류뿐만 아니라 다소비식품이라든지 육상식물 중에서도 저희가 탐색을 해서 수면증진기능성 식품을 찾아서…"
감태 추출물은 국내에선 처음으로 수면 개선 건강기능 식품으로 인정받아 오는 5월 시판에 들어갑니다.
연구진은 그러나, 일상생활에서 감태를 많이 먹는 정도로는 수면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 앵커 ▶
그래도 잠 못 드는 밤이 많은 경우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유선경 아나운서, 잠을 기분 좋게 잘 들기 위해 수면 전문가들이 내놓는 방법, 어떤 것들이 있나요?
◀ 유선경 아나운서 ▶
건강한 수면을 위해 대한 수면학회가 내놓은 조언, 살펴보겠습니다.
'밀린 잠이라도 실컷 자야지' 하면서 주말에 느긋하게 늦잠 즐기는 분들 많으시죠.
잠들고 깨는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편이 숙면에는 훨씬 도움이 됩니다.
낮잠은 결국 밤잠을 빼앗기 때문에 밤에 잠자는데 오히려 방해가 됩니다.
견디기 힘들면, 20분 이내 짧은 낮잠을 자는 것이 좋습니다.
잠이 안 올 땐 억지고 잠을 청하지 말고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긴장을 풀어주는 게 좋습니다.
TV나 라디오 등의 소음은 뇌를 깨우기 때문에 수면을 방해합니다.
스마트폰의 밝은 빛도 뇌를 각성시키면서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분비를 방해하기 때문에 피해야 합니다.
실내 온도가 높으면 일정한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우리 몸이 더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합니다.
약간 낮은 온도가 숙면에 도움이 되는데요.
적정한 온도는 20~22도정도라고 하니, 이런 부분들을 신경 쓰셔서 환경을 만들고 습관을 들이면 숙면하는데 큰 도움을 얻으실 것 같습니다.
이브닝뉴스
[이브닝 이슈] 한국인, 잠 덜 잔다…꿀잠 자는 방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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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3-12 18:03
|
수정 2015-03-12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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