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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닝 이슈] 종량제 20년…전국서 쓰레기 전쟁

[이브닝 이슈] 종량제 20년…전국서 쓰레기 전쟁
입력 2015-03-17 17:35 | 수정 2015-03-17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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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부산의 대표적인 번화가인 서면이 주민들의 쓰레기 무단 투기로 몸살을 앓자, 구청이 아예 청소를 사흘간 중단했습니다.

    치우고 또 치워도 다음날이면 다시 수북이 쌓이는 쓰레기 더미에 질린 구청이 충격 요법을 쓴 건데요.

    어떻게 됐을까요?

    현장 함께 보겠습니다.

    ◀ 리포트 ▶

    쓰레기 무단 투기 경고판 아래 불법 쓰레기가 산처럼 쌓여 있습니다.

    종량제 봉투 값을 아끼겠다고 작정하고 갖다 버린 겁니다.

    [이홍란/지역 주민]
    "항상 오면 이렇게 지저분하더라고. 완전히 이건 뭐 시골도 아니고 도시가 이게 뭡니까, 이게."

    길바닥에는 담배꽁초와 전단지가 뒤섞여 나뒹굴고, 발길 닿는 곳마다 쓰레기 천지입니다.

    부산 도심이 이렇게 쓰레기장으로 변한 이유는 구청이 쓰레기 투기의 심각성을 보여주겠다며 사흘간 거리 청소를 거부했기 때문입니다.

    [하계열/부산 진구청장]
    "(시민들 사이에) '쓰레기 안 버리는 데 우리도 신경을 쓰고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분위기는 일단 만들어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런 충격 요법으로는 일시적인 효과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오대훈/인근 상인]
    "솔직히 나아질 것 같지는 않아요. 항상 이 상태로 가겠죠. 이 거리는 어쩔 수가 없어요."

    3년 전에도 부산 진구청은 하루 동안 청소파업을 했지만 반짝 효과에 그쳤습니다.

    ◀ 앵커 ▶

    도심 번화가가 단 사흘 만에 저렇게 쓰레기로 뒤덮일 수 있다는 사실, 상당히 충격적인데요.

    결국 오늘 관할구청이 거리청소에 나섰는데, 자그마치 3톤에 가까운 쓰레기가 수거됐습니다.

    이 소식은 윤파란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 리포트 ▶

    사흘간의 '청소 파업'이 끝나고 400명이 투입된 대청소가 시작됐습니다.

    전봇대 아래, 화단 속, 계단 위.

    숨어있는 쓰레기를 찾아내는 것도 일입니다.

    음식물 쓰레기와 재활용품, 생활 쓰레기가 뒤섞여 악취를 풍깁니다.

    [부산진구청]
    "일반 쓰레기가 너무 많고 음식물 쓰레기와 재활용품이 첫째로, 분리수거가 안 되어 있네요."

    주점 입구마다 담배꽁초가 수두룩합니다.

    거리에 버려진 불법전단지는 껌처럼 바닥에 들러붙어 억지로 떼어내도 제대로 떨어지지 않습니다.

    1시간 동안 수거한 쓰레기는 3톤.

    [홍금주]
    "너무 힘들고 지저분해서 손을 못 대겠어요. 앞으로 이번을 보고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구청 측은 실종된 시민의식을 보여줬다며 쓰레기통 설치와 무단투기단속 강화 등 대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부산 중심지를 쓰레기 상태로 방치한 것은 지나쳤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특히 3년 전 청소파업 때처럼 또다시 반짝 충격요법에 그친다면 보여주기식 행정이었다는 비판 역시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MBC뉴스 윤파란입니다.

    ◀ 앵커 ▶

    늘어나는 쓰레기 양을 줄이고, 재활용을 늘리기 위해 도입됐던 쓰레기 종량제가 올해로 20년이 됐습니다.

    그 사이 우리 사회 저변에는 쓰레기도 돈을 내고 버려야 한다는 개념이 자리 잡게 됐지만, 여전히 쓰레기를 몰래 갖다 버리는 얌체족들이 있는데요,

    쓰레기 처리 비용은 매년 늘고 있고, 이에 따라 종량제 봉투 값도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자료를 살펴볼까요.

    20L짜리 종량제 규격 봉투 가격을 살펴볼 텐데요.

    종량제 시행 원년이었던 지난 1995년에는 한 장에 160원이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계속 올라서 지난해엔 360원, 올해는 한 장에 440원까지 올랐는데요,

    살펴보면 쓰레기 봉투 값이 20년 동안 2.8배 오른 거죠.

    내후년인 2017년에는 지금보다 50원 더 올라서 20리터 봉투 한 장에 490원까지 가격이 인상될 예정입니다.

    일반 쓰레기를 버릴 때 봉투 값을 살펴봤는데요,

    요즘 음식물 쓰레기 역시 분리해서 따로 배출해야 하죠.

    이것도 골칫덩어리입니다.

    다음 자료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전국에서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양, 얼마나 될까요?

    매일 1만 5천 톤에 달하는 음식물 쓰레기가 우리나라에서 버려지고 있는데요.

    이는 전체 쓰레기의 30%나 차지하는 양입니다.

    그래서 음식물 쓰레기에도 재작년이죠, 2013년부터 종량제가 시행됐는데요.

    그런데 20리터짜리 음식물 쓰레기봉투의 가격이 1,600원입니다.

    같은 용량의 일반쓰레기 봉투보다 세 배 이상 비싸다 보니 부작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 앵커 ▶

    지역마다 사정이 조금씩 다르지만 음식물 쓰레기를 전용 봉투에 담아서 버려야 하는 곳이 많다 보니, 봉투 비용을 줄여볼 요량으로 일반 쓰레기에 음식물 쓰레기를 몰래 섞어서 버리는 경우, 또 예전 습관대로 아무 비닐봉투에 넣어 무단 투기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한데요,

    이번엔 그 실태를 살펴보겠습니다.

    영상,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서울의 한 후미진 골목에 쓰레기봉투가 널려 있습니다.

    열어보니 음식물 쓰레기까지 한데 섞여 있습니다.

    슬금슬금 눈치를 보다 쓰레기봉투를 던지고 잰걸음으로 사라지는 사람이 한둘이 아닙니다.

    (종량제로 버려야 하는 거 혹시 아세요?)
    "아, 깜빡했습니다."

    단속반이 봉투를 열어 신원을 확인해보지만 버린 사람을 찾기가 쉽진 않습니다.

    [이운기/단속반장]
    "현장에서 잡지 않으면 전부 오리발 내밉니다. 그래서 현장에서 잡아야 효과가 있지…"

    새벽녘 한 주민이 음식물 쓰레기통에 정체불명의 검은색 봉지를 버렸다가 단속반에 적발됩니다.

    [단속 직원]
    "(과태료는) 기간 내에 자진 납부할 경우 20% 감경해서 8만 원만 내시면 되고요"
    "뭐 그렇게 비싸요?"
    "그 이후에 내시면 10만 원 내셔야 합니다."

    통을 열어보니 아무 봉지에나 넣은 음식물들이 태반입니다.

    일반 종량제 봉투를 풀어봤더니 여기서도 과일껍데기와 죽 같은 것들이 줄줄이 나옵니다.

    ◀ 앵커 ▶

    음식물 쓰레기를 그냥 매립하면 심한 악취와 오염된 침출수가 생기기 때문에 쓰레기 매립지에서는 매립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음식 쓰레기 분리수거가 잘 지켜지지 않아, 매립지 주변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기도 하는데요.

    이 내용은 유선경 아나운서가 전해 드립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각 가정에서 내놓은 쓰레기를 수거한 차량은 지정된 근처 쓰레기 매립장에 쓰레기를 가져가 매립하는데요.

    일반 종량제 봉투 안에 이렇게 음식물 쓰레기가 섞여 있는 게 드러나면, 반입이 거부됩니다.

    만약 이런 불량 봉투가 여러 개 발견되면 해당 수거차량은 싣고 왔던 쓰레기를 아예 전부 되싣고 돌아가야 합니다.

    매립지에서 이렇게까지 강경하게대응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심한 악취와 오염된 침출수 때문인데요.

    음식물 쓰레기를 일반 쓰레기와 같이 매립할 경우, 음식물이 썩으면서 만들어진 침출수가 하천과 지하수로 흘러들어가 각종 환경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쓰레기 소각장 역시 마찬가지인데요,

    각 가정에서 불에 타지 않는 쓰레기를 제대로 분리수거를 하지 않고 배출할 경우, 해당 쓰레기는 소각장에서 강제 반출됩니다.

    ◀ 앵커 ▶

    귀찮아서, 아니면 잘 몰라서 분리 배출해야 할 음식물 쓰레기를 일반 쓰레기와 섞어 버리는 경우가 적지않은데요.

    어떤 문제가 생기는지 이번엔 영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 리포트 ▶

    쓰레기봉투를 일일이 열어보고 확인하는 사람들.

    경기도 성남시 탄천 소각장 인근에 사는 주민들입니다.

    음식물 쓰레기로 인한 악취와 소각장에서 태우면 안 되는 불법 쓰레기 반입으로 주민들의 고통이 커지자 결국 직접 나선 겁니다.

    [심동천/소각장 인근 주민]
    "불법 쓰레기가 반입되면서 일차적으로 악취에 시달렸고, 또 기준치를 넘어가는 발암 물질에 주민들의 건강이 노출돼있다 이겁니다."

    음식 쓰레기가 들어간 봉투를 철저히 단속하자, 쓰레기봉투가 수거되지 않고 길거리에 방치되는 일도 잦아졌습니다.

    환경 미화원들은 봉투 속 내용물을 보고 음식 쓰레기가 있으면 그냥 지나쳐 버립니다.

    [쓰레기 수거업체 직원 (지난해 9월)]
    "소각장에서 못 가지고 들어가게 해서, 가져가나 마나예요."

    현행법은 타지 않는 쓰레기가 3% 이상만 돼도 소각장 반입을 금지하고 있지만, 전국 소각장에 들어오는 쓰레기의 약 40%가 불량 쓰레기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 앵커 ▶

    그런데 분리수거를 할 때마다 '이건 어디에 버려야 하는 건지' 고민될 때가 있죠.

    특히 이걸 음식물 쓰레기로 봐야 하는지, 아니면 일반 쓰레기로 분류해야 하는지, 헷갈릴 때가 생각보다 많은데요.

    유선경 아나운서가 꼼꼼하게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네. 여기 화면을 보시면, 먹다 남은 된장과 돼지고기 비계, 달걀 껍질과 먹고 남은 옥수수자루 그리고 한약재 찌꺼기, 이렇게 5가지가 있습니다.

    이 중에서 어떤 건 음식물 쓰레기로 분류되고, 어떤 건 일반 쓰레기로 분류되는데요, 이 다섯가지 중 음식물 쓰레기로 분류되는 건 무엇일까요?

    음식물 쓰레기는 바로 한가지, 돼지 비계 뿐입니다.

    나머지 된장과 달걀껍질, 한약재 찌꺼기와 옥수숫대 모두 일반 쓰레기로 분리해 배출해야 하는데요,

    음식물 쓰레기는 동물 사료로 재생산되거나 퇴비로 재활용되는데, 된장과 고추장 같은 장류의 경우에는 염분이 너무 많아서 동물 사료나 퇴비로 적당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일반 쓰레기로 분류하는 게 맞습니다.

    또 조개 껍질이나 복숭아 씨, 또 호두껍질이나 파인애플 껍질같이 딱딱한 것들은 음식물 쓰레기를 분쇄하는 기계를 고장 나게 하는 주범들이기 때문에 이것도 따로 배출해야 합니다.

    또 달걀껍질, 양파와 마늘껍질 같은 먹지 못하는 얇은 껍질들도 일반 쓰레기로 분류해야 합니다.

    또 같은 녹차라고 하더라도, 부직포에 싸여 있는 티백은 일반 쓰레기로, 직접 우린 찻잎은 음식물 쓰레기로 분류됩니다.

    또 같은 '파'라고 해도, 흙이 잔뜩 묻어있는 대파는 먹을 수 없는 것으로 봐서 일반 쓰레기로, 깨끗한 대파는 음식물 쓰레기로 분류하고요,

    생선의 경우 뼈와 살을 분리해서 역시 동물이 먹을 수 없는 뼈는 반드시 일반 쓰레기에 넣어 버려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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