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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닝 이슈] 獨 여객기 추락 "자살비행"…'8분의 미스터리'

[이브닝 이슈] 獨 여객기 추락 "자살비행"…'8분의 미스터리'
입력 2015-03-27 17:33 | 수정 2015-03-27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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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사흘 전 150명이 희생된 독일 항공기 추락 사고는 부기장이 의도적으로 비행기를 추락시켰기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프랑스 검찰이 발표했습니다.

    사고 당시 항공기가 갑자기 급강하했던 이유, 마지막 '8분의 미스터리'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데요.

    오늘 이브닝 이슈에서는 이 사건을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먼저 사고 영상부터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승객 144명과 승무원 6명 등 150명을 태우고 스페인에서 독일로 향하던 독일 항공기가 프랑스 남부 알프스지역에 추락했습니다.

    프랑스 당국은 해발 2천 미터 높이의 알프스 산악지역에서 사고기 잔해를 발견했으며 탑승객 전원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토마스 빈켈만/저먼윙스 최고경영자]
    "(운항고도에 오른 뒤) 급강하를 시작했고, 급강하는 8분간 계속됐습니다."

    학생 16명과 교사 2명을 포함해 탑승객 대다수는 독일과 스페인 국적이었고, 영국과 일본 국적의 승객도 있었습니다.

    수색대는 블랙박스 가운데 조종실 음성기록 장치를 수거했지만, 비행기록 장치는 아직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 앵커 ▶

    여객기가 추락하기 전 마지막 8분 동안 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사고기의 음성 기록을 바탕으로 정리한 마지막 순간을 유선경, 김대호 두 아나운서가 전해드립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네, 먼저 사고 개요부터 알아볼까요?

    독일의 루프트한자 소속 저가 항공사인 '저먼 윙스'의 여객기는 현지 시각으로 지난 24일 오전 10시 1분
    스페인 바로셀로나를 출발했습니다.

    이 항공기는 1시간 50분 정도 비행해, 오전 11시 55분, 목적지인 독일 뒤셀도르프에 도착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출발 후 40여 분이 지났을 무렵 프랑스 알프스 산악 지역 상공을 날던 여객기가 갑자기 하강하기 시작했습니다.

    기상 상황도 나쁘지 않은 상태에서, 여객기가 왜 고도를 낮췄을까요?

    프랑스 검찰이 사고 당시 조종석의 음성녹음장치를 분석했는데요.

    이 내용은 김대호 아나운서가 설명해드립니다.

    ◀ 김대호 아나운서 ▶

    네, 당시 조종석의 음성 기록에 따르면 오전 10시 28분, 기장이 부기장에게 조종간을 잠시 맡아달라고 말한 뒤 조종실을 나갔습니다.

    10시 31분, 기장이 화장실에 간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에서 혼자 남은 부기장은 여객기의 자동운항장치를 재설정했습니다.

    여객기가 순항 고도인 3만 8천 피트에서 100피트 상공까지 급격히 낮아지도록 설정을 바꿔버린 겁니다.

    비슷한 시각, 기장이 조종실 문을 열라고 노크하지만 아무런 응답이 없었습니다.

    이것이 조종실 문을 제어하는 장치인데요.

    잠금상태로 돼 있을 때는 조종실 안에서만 문을 열 수 있습니다.

    기장이 문을 부술 듯 두드렸지만, 조종실 안에서는 고른 숨소리만 들릴 뿐 침묵만 흘렀습니다.

    10시 45분 여객기가 갑자기 고도를 낮추자, 항공 관제탑에서는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어떠한 응답도, 조난 신호도 없었습니다.

    비행기가 순항 고도인 3만 8천 미트에서 6천 피트까지 하강하는 8분 동안, 승객들은 상황을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충돌 직전, 마지막 순간에서야 승객들의 비명이 터져 나왔고, 사고 여객기는 시속 700㎞의 속도로 프랑스 남부 알프스 산맥에 추락했습니다.

    ◀ 앵커 ▶

    결국 사고의 원인을 푸는 열쇠는 추락 당시 조종실에 혼자 남아 있던 독일인 부기장이 쥐고 있었던 셈인데요.

    독일 경찰은 부기장의 집을 압수수색했고, 독일 언론은 부기장이 우울증을 앓았던 전력이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내용은 이주승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조종석 문을 안에서 잠그고 끝까지 혼자서 조종간을 잡은 부조종사 안드레아스 루비츠입니다.

    올해 28살의 독일 국적으로, 2008년부터 조종사 교육을 받았고, 1년 반 전부터 저먼윙스에서 일하기 시작했습니다.

    [카르스텐 스포흐/루프트한자 경영진]
    "비행 관련 검사를 모두 통과했고, 조종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항공사 측은 루비츠가 6년 전 조종사 교육기간 도중 6개월가량 쉰 적이 있다고 밝혔는데, 이와 관련해 그가 당시 우울증을 앓았다고 독일의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차이퉁'이 보도했습니다.

    현재까지 그가 테러조직과 연계된 정황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브리스 로뱅/프랑스 검사]
    "종교적 배경은 모릅니다. 독일인이고, 테러용의자 명단에는 없습니다."

    자살 가능성에 대해서도 프랑스 검찰은 일반적인 양상과는 다르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9·11 테러 이후 조종석 문은 밖에서 열 수 없게 돼 있어서, 이번 사고에서 기장이 끝내 조종석으로 돌아가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런던에서 MBC뉴스 이주승입니다.

    ◀ 앵커 ▶

    과거 다른 여객기 사고를 봤을 때요, 조종사가 고의로 사고를 낸 적이 있었던 거죠?

    ◀ 유선경 아나운서 ▶

    그렇습니다. 가장 최근 발생한 게 2년 전인데요, 2013년 11월, 모잠비크에서 앙골라로 향하던 모잠비크 항공 여객기가 추락해 탑승자 33명 전원이 숨졌습니다.

    부기장이 화장실을 가느라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기장이 고도를 급격히 낮춰 추락 사고를 낸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사고를 일으킨 기장은 부부 사이에 갈등을 겪고 있었고, 불의의 사고로 아들도 잃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른 사례를 살펴볼까요?

    지난 1999년 10월, 뉴욕 JFK공항을 떠난 이집트 항공 990편이 대서양 상공에 추락해 2백17명의 희생자를 냈습니다.

    추락 직전 조종실에 혼자 있던 부기장이 "나를 신에게 바친다"는 내용을 되풀이해 말한 뒤 자동 비행장치와 엔진이 차례로 꺼진 사실이 밝혀지면서 자살비행 논란이 일었습니다.

    지난 1997년엔 104명의 희생자를 낸 싱가포르의 '실크에어 여객기' 추락사고가 있었는데요,

    이 사고 역시, 업무와 관련해 어려움을 겪고 있던 기장이 일으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또, 모로코 항공사의 기장이 실연을 당한 뒤 비행 중 아틀라스 산으로 돌진해 여객기가 폭발한 사고도 있었습니다.

    지난 1982년엔, 일본 항공의 기장이 도쿄 하네다 공항에 착륙하기 직전 역추진 장치를 작동해 바다에 추락했는데요,

    정신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 앵커 ▶

    이번 독일 여객기 추락사고를 계기로 조종실에 조종사 한 명만 남아 있게 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각국 항공사들이 운항 규정을 강화하고 있는데요, 자료를 보면서 살펴보겠습니다.

    영국 저가항공사인 '이지젯'은 운항 시간 내내 조종실에는 반드시 두 명의 승무원이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고요.

    중동 최대 항공사인 '에미리트 항공'과 캐나다 국적기인 '에어 캐나다', 또 '노르웨이 에어 셔틀' 등도
    '조종실 2인 복무' 규정을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미국의 경우를 살펴볼 텐데요. 지난 2001년 9·11 테러 이후 비행 규범을 고쳤습니다.

    조종사가 화장실에 가기 위해 자리를 비우게 될 경우, 승무원 한 사람이 들어와 대신 자리를 지키도록 하고 있습니다.

    국내 항공사의 경우, 대한항공이 조종사가 자리를 비울 경우 승무원이 자리를 지키도록 하고 있습니다.

    ◀ 앵커 ▶

    여객기의 안전을 책임지는 조종사가 고의로 사고를 냈다면 여객기 승객들은 정말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요.

    승객 안전을 위해 어떤 대책이 필요한지 살펴보겠습니다.

    아시아나 항공의 기장을 지낸 경운대학교 정윤식 교수의 설명, 들어보시죠.

    ◀ 리포트 ▶

    Q.조종실에 들어가려면?

    [정윤식 경운대 항공운항과 교수]
    "안에서 열어주던지 또는 밖에서 비밀번호를 누르든지 하고 들어가면 돼요. 번호를 누르자마자 문이 열리지 않아요. 짧게는 8초에서 길게는 30초 동안 문이 대기 상태로 있어요. 예를 들어서 "어? 이상한 사람이 들어오려고 하는데" 그럼 그때 거부로 놓으면 돼요. 그럼 아예 들어오지 못해요."

    Q.조종사의 심신 건강 점검은?

    [정윤식 경운대 항공운항과 교수]
    "조종사가 조종사 면허를 취득하기 위해서 뇌파 검사를 하는 데이건 간질병이라던지 검사하는 거고요. 그다음에는 설문지를 통해서 그 사람의 정신 상태를 파악하고 있습니다. 그런 검사들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계속 걸러내지 못한다 그러면 실제 검사 제도에 검사지 문항이라던지 질문 문항이라던지 이런 것들을 다시 한번 재검토할 필요도 있는 거죠."

    Q.승객 안전을 위한 개선 방안은?

    [정윤식 경운대 항공운항과 교수]
    "과거 9.11테러 전에 항공기 조종실의 문은요. 혹시 조종사가 혼자 있다가 실신한다든지 아니면 무슨 문제 있을까 봐 발로 뻥 차면 열릴 정도로 약하게 만들었거든요. 항공기 테러리스트에 의한 테러보다 이런 문제가 더 많이 발생되면 과거처럼 문을 약하게 만드는 게 더 낫지 않나 하는…반드시 외부에서 조종사만 알 수 있는 코드화시킨다든지 지문인식이라던지 필요하다면 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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