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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닝 이슈] 자녀 동거는 옛말…고령화 시대, 부모 부양은 누가?

[이브닝 이슈] 자녀 동거는 옛말…고령화 시대, 부모 부양은 누가?
입력 2015-03-31 18:02 | 수정 2015-03-31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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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부모를 봉양하지 않는 자녀가 늘면서 따로 사는 노인이 급증했는데요.

    이 중에 절반은 빈곤에 시달린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노인 부양'의 책임을 더이상 자녀들에게만 지울 수는 없다는 생각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먼저 우리 시대 노인들의 현주소를 영상으로 보시죠.

    ◀ 리포트 ▶

    어르신들의 체조 수업이 한창인 노인 복지관.

    "혼자, 혹은 아버님-어머님 두 분이서만 살고 계신 분들 손 한 번 들어주세요."

    전체 54명 중 40명 넘게 우르르 손을 듭니다.

    [권영자(79)]
    "그냥 장가보내면 내보내고, 시집보내면 내보내고 다 내보냈어요."

    자녀들이 노부모를 모시는 가족은, 20년 사이 급격히 줄어들었고, 대신 노인들만 사는 가구는 급증했습니다.

    [전성자(71)]
    "자주 만나고 뭐, 이웃에서도 하나 살고 하니까 자주 통화하고 그래요."

    부모 모시는 장남 혼자의 부담은 줄어든 반면, 노인 스스로 용돈 마련하는 비중은 늘어 절반에 육박했습니다.

    [심언화(73)]
    "(자녀들이) 명절 때나 이런 때는 (용돈을) 주는데, 보통 때는 내 돈 있는 것 좀 쓰고, 우리 안 식구하고 조금씩 부업 좀 해요."

    노인들이 버는 돈은 상대적으로 적을 수밖에 없어, 결국 절반 가까이가 빈곤상태에 놓여 있었습니다.

    [지병일 복지사/서대문노인종합복지관]
    "자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녀가 부양을 하지 않아서 경제적으로 어려운데 어떻게 도움을 받을 수 있느냐 상담 요청을 하는 분들도 많이 계시고요."

    ◀ 앵커 ▶

    우리나라 인구 8명 중 1명은 65살 이상 노인인데요.

    갈수록 노인 인구가 늘면서 연로한 부모님을 봉양하는 풍습도 변하고 있습니다.

    김대호 아나운서, 전해주시죠.

    ◀ 김대호 아나운서 ▶

    우리나라에선 부모님이 연로하시면 장성한 자녀가 한집에 함께 살면서 봉양하는 게 일반적인 풍습이었습니다.

    그런데 보건복지부가 오늘 발표한 노인실태조사 결과를 봤더니, 자녀와 한집에서 함께 지내는 노부모의 비율은, 지난 1994년 55%에서 지난해에는 28%로, 20년 사이에 약 27% 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대로, 노인 혼자 또는 노부부 두 분만 따로 사는 가구의 비율은, 1994년 45%에서 지난해에는 68%로, 20년 사이 약 23% 포인트 증가했습니다.

    이렇게 자녀와 따로 떨어져서 지내는 노인들의 경우 4명 중 1명은 심리적인 불안감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 앵커 ▶

    이렇게 자녀와 떨어져 사는 노인들의 가정 형편은 어떨까요?

    자녀와 떨어져 혼자 지내거나 노부부끼리만 살고 있는 노인의 26%는 평소 '경제적인 불안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26%의 노인은 '아플 때 누가 나를 간호해주지'라며 걱정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심리적으로 불안감을 느끼는 증상도 혼자 사는 노인의 22%에서 나타났습니다.

    이렇다 보니 가족과 친인척보다는 가까이 사는 친구나 이웃이 좋다는 노인이 63%로 더 많았습니다.

    ◀ 앵커 ▶

    그렇다면 노부모의 생활비는 누가 부담하고 있을까요?

    2명 중에 1명은 노인들 스스로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대호 아나운서가 전해 드립니다.

    ◀ 김대호 아나운서 ▶

    자녀와 같이 살지는 않더라도, 노부모에 대한 경제적인 부양은 자식들이 하는 것이 일반적이죠.

    그런데 노부부의 생활비를 실제로 누가 부담하는지 조사했더니 생각과는 상당히 달랐습니다.

    통계청 사회조사에 따르면 장남을 포함해서 '아들'이 주로 노부모의 생활비를 부담한다는 응답은 17년 전 47%에서 지난해 19%로 크게 낮아졌습니다.

    반면에 '모든 자녀'가 함께 부담한다는 응답은 10%에서 28%로 3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여기서 특히 주목할 만한 사실은 노부모 "스스로" 생활비를 충당한다는 답변이 같은 기간 41%에서 50%까지 늘었다는 점입니다.

    지난해 노부모 2명 중 1명은 자녀의 경제적 도움을 전혀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앵커 ▶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직접 일을 해서 돈을 버는 노인이 늘고 있습니다.

    지난해 65살 이상 노인의 29%가 현재 "돈을 벌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노인 10명 가운데 3명은 일을 하고 있다는 얘기인데요.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79%가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서" 였고요.

    생활비는 있지만, 용돈을 벌기 위해 일한다는 답변은 9%에 그쳤습니다.

    또 조사 결과, 노인의 11%가 자살을 생각해 본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자살을 생각해본 노인의 40%는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24%는 건강 문제 때문이라고 답했습니다.

    ◀ 김대호 아나운서 ▶

    그렇다면 부모의 노후 생계는 누가 책임지는 것이 맞는지 물어봤습니다.

    역시 통계청이 4년마다 실시하는 사회조사 결과를 분석 비교한 내용입니다.

    1998년 조사에선 노부모 부양을 '가족'이 책임져야 한다는 의견이 90%에 달했는데요.

    지난해 조사에선 32%로 뚝 떨어졌습니다.

    16년 만에 3분의 1토막이 났는데요,

    반면에 노부모가 '스스로' 생계를 책임져야 한다고 답한 사람은 같은 기간 8%에서 17%로 두 배 이상 늘었습니다.

    가장 주목되는 점은 바로 '정부와 사회'가 노부모의 부양을 '함께' 책임져야 한다"는 답이 크게 늘어 과반을 넘어섰다는 건데요.

    1998년에는 2%에 불과했던 답변이 지난해 52%로 늘어 달라진 인식을 여실히 보여줬습니다.

    ◀ 앵커 ▶

    실제 시민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브닝뉴스 취재팀이 직접 들어봤습니다.

    ◀ 리포트 ▶

    [김행자(76)]
    "자녀들이 (부양)해야죠. 그동안 키워주고 다 뒷바라지해주고 공부시켜서 그렇게 했으니까 해줘야 당당한 거 아니에요?"

    [강구열(72)]
    "스스로 하는 게 제일 좋고, 그다음에 자식들이 해주는 게 좋고, 나라가 해주면 그건 결국 세금 내서 하는 건데…"

    [박기태(34)]
    "과거와 달리 자녀세대가 부모세대를 부양할 만한 충분한 경제적인 소득을 얻고 있지 못한 경우가 더 많은 거 같아요. 어떤 사회의 안전망이 구축이 돼야 하고, 그렇기 때문에 국가적으로 부담을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 김대호 아나운서 ▶

    국가나 사회가 나서 노인을 부양하려면 세금을 더 많이 거둬야 할 텐데요.

    노인 복지를 위한 증세에는 젊은 세대의 반감이 높았습니다.

    한국개발연구원이 "세금을 더 걷어서 노인의 기초 생활비를 제공하는 것"에 대한 의견을 물었더니, 20대는 반대의견이 35%로 나타났고, 30대는 37%로 찬성 의견보다 10% 포인트 더 높았습니다.

    60대는 거의 절반에 가까운 사람들이 증세에 '찬성한다'고 답한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인데요.

    세대 간 인식 차이가 뚜렷하게 드러났습니다.

    ◀ 앵커 ▶

    그렇다면 '증세'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은 어떨까요?

    직접 들어보시죠.

    ◀ 리포트 ▶

    "세금을 많이 (내는) 것보다는 어르신을, 나이가 드신 분들을 사회에서 일할 수 있는 곳을 만들어줬으면 좋겠어요."

    [최장원(22)]
    "노후를 대비하는 차원에서 그렇게 많은 정도가 아니라면 (세금) 내는 거에 대해서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다 그게 일종의 노후를 대비하는 차원이기 때문에…"

    [고영화(27)]
    "증세의 필요성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증세를 동반한 복지혜택을 줘야 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 앵커 ▶

    이런 세태를 반영하듯 자녀에게 재산을 물려줄 때, '자신을 부양하라'는 조건을 내거는 경우도 많은데요.

    하지만 자녀가 유산만 받고 부양을 하지 않아 재산을 다시 돌려달라고 소송을 내도 부모가 패소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합니다.

    왜 그런 걸까요?

    뉴스 영상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요양병원에서 홀로 생활하는 87살 이 모 할아버지.

    자신을 부양하겠다는 아들의 말을 믿고 시가 10억 원 상당의 땅을 물려줬습니다.

    하지만 아들은 땅을 받은 뒤 부양은커녕 얼굴조차 비치지 않았습니다.

    [성낙일 변호사(이 할아버지 측)]
    "아버님께서 '큰아드님이 부양도 하고 시제나 이런 것도 같이 한다'는 전제 조건에서 (땅을) 증여를 했는데, 그게 전혀 이루어지지 않아서…"

    이 할아버지는 땅을 되돌려 달라며 아들을 상대로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습니다.

    땅을 물려줄 때 부양을 약속한다는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91살 최 모 할머니도 부양을 조건으로 큰아들에게 시가 3억 원의 땅을 물려줬습니다.

    아들은 땅만 가로채고는 오히려 어머니에게 폭력을 휘두르다 실형을 선고받기까지 했습니다.

    최 할머니 역시 소송을 냈지만 부양 약속을 말로만 했기 때문에 패륜아들로부터 재산을 돌려받을 수 없었습니다.

    이처럼 자식에게 재산을 물려줄 때 "부양의무를 다하지 않으면 땅을 돌려받겠다"는 계약서를 반드시 '문서'로 남겨야만 법적인 구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안희길/서울중앙지법 공보판사(2013)]
    "부모가 자녀에게 부동산을 증여할 때 부양을 조건으로 증여한다는 증빙서류를 남기지 아니한 이상 원칙적으로 증여한 부동산을 되찾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 앵커 ▶

    옛날처럼 연로하신 부모님을 자녀가 모시지도 않고, 그렇다고 사회가 전적으로 책임져 줄 만큼 나라 살림살이가 넉넉지도 않은 현실에 맞닥뜨리게 되면서 우리나라 노인들의 빈곤율은 48%로 OECD 회원 국가 중 가장 높습니다.

    영상으로 확인해 보시죠.

    ◀ 리포트 ▶

    허름한 슬레이트 지붕이 다닥다닥 붙은 달동네.

    주민 대부분은 혼자 사는 노인들입니다.

    [박00(77)/기초생활수급자]
    "(정부 지원) 받으니까 좀 낫죠 아무래도. (지원이) 끊길까 봐 그게 두렵죠."

    현재 소식을 끊고 살더라도 서류상에 부모나 자식 등 부양의무자가 있는 것으로 나오면 기초생활수급자 자격이 박탈될 수도 있습니다.

    [김00(75)/수급 탈락자]
    "그전에 (신청)했었는데 안 돼. 아들 있는 사람은 안 돼. 그런데 아들이 자기들 생활하기도 바쁜데…"

    늘어나는 수명이 반갑지만은 않다는 우리 시대의 노인들.

    [고종현(79)]
    "가만히 생각해보면 장수라는 것이 행복한 것인가, 우리 생각엔 나 같은 경우에는 굉장히 견디기 힘드니까…"

    미래에 노인이 될 젊은이도 다가올 노년이 두렵다고 합니다.

    [이정훈(35)]
    "박스 줍고 다니시는 분들, 그리고 할 일 없어서 공원에 가 계신 분들 보면 솔직히 좀 그런 모습을 보면서 내가 비참해질 때가 있어요."

    노인들에게 지급되는 기초연금도 장기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합니다.

    [류근혁 단장/ 복지부 기초연금사업지원단]
    "노인인구가 굉장히 가파르게 증가합니다. 2040년, 50년 넘어가면 거의 현재 수준의 3배 가까이 되거든요. 그렇게 노인이 많이 늘어나는 상태에서, 그분들께 드리는 기초연금의 액수를 과연 우리 미래세대가 부담할 수 있겠느냐. 거기에 대한 고민도 사실은 같이 해야 되는 부분…"

    결국 '기본'에 충실하는 것이 미래에 대한 해법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이준협 박사/현대경제연구원]
    "국민연금 가입자를 대폭 늘려야 합니다. 여기에 근로능력이 없는 분들을 위해서는 사회보호제도를 확장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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