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이브닝뉴스

[이브닝 이슈] 장진호 전 진로 회장 사망…내리막길 재벌, 누가 있나?

[이브닝 이슈] 장진호 전 진로 회장 사망…내리막길 재벌, 누가 있나?
입력 2015-04-06 18:00 | 수정 2015-04-06 18:10
재생목록
    ◀ 앵커 ▶

    해외 이곳저곳을 떠돌며 객지 생활을 해온 장진호 전 진로그룹 회장이 지난주 금요일, 중국 베이징에서 심장마비로 숨졌습니다.

    향년 63세, 해외 생활을 시작한 지 10년 만인데요.

    재벌 회장에서 해외에서 객사하기까지의 파란만장한 인생사가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장 회장의 삶을 영상으로 보시겠습니다.

    ◀ 리포트 ▶

    장진호 전 회장은 지난 1988년, 36살의 나이로 창업자인 아버지의 뒤를 이어 진로 그룹의 2대 회장에 취임했습니다.

    소주의 대명사로 자리 잡은 두꺼비.

    1970년대 국내 소주시장 1위를 수성하며 줄곧 시장을 석권했는데요.

    [정구하 전 상무/진로하이트 그룹]
    "오늘 두꺼비 한 마리 잡을까 그러면 그 얘기가 곧 소주 한잔 하자라고 하는 이야기인 것처럼 그 두꺼비가…"

    장 전 회장은 유통과 건설, 식품, 금융까지 사업 영역을 넓혔고, 맥주시장에도 뛰어들었습니다.

    진로그룹은 한때 재계 20위권까지 올랐지만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자금난에 빠지면서 몰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는데요.

    [백흥기/현대경제연구원 산업정책실장]
    "빚으로 급격하게 외형 확장을 하다 보니까 외부 충격을 맞이하게 되었는데, 환율 문제라든가 당시 이자비용이 20% 가까이 올라가면서…"

    장 전 회장은, 분식회계와 비자금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됐지만 집행유예로 풀려난 뒤 출국했습니다.

    캄보디아와 중국에서 부동산개발 등을 통해 재기를 노렸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고, 결국 지난 3일, 객지에서 파란만장한 생을 마감했습니다.

    ◀ 앵커 ▶

    진로는 한국인의 대표 술이죠, '소주', 하면 '진로'를 떠올릴 정도로 탄탄한 기업이었는데요,

    재벌 기업의 회장이 해외를 떠돌며 객지 생활을 해야 할 정도로 사세가 급격하게 기울었던 결정적인 이유는 뭐였는지, 유선경 아나운서가 정리해드립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네, 아무래도 사업 영역을 무리하게 확장시킨 탓이 컸습니다.

    장진호 전 회장은 36살의 젊은 나이로 그룹 회장에 취임했는데요,

    그 후, 진로 종합유통과 진로 백화점, 제약회사와 건설회사를 인수하거나 설립하면서 몸집을 키웠습니다.

    1990년대 들어서는 미국의 쿠어스사와 합작한 '진로 쿠어스 맥주'를 통해 '카스'를 시장에 내놓으면서 국내 주류시장에 돌풍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장 전 회장은 진로종합식품과 진로 발렌타인스 등 계열사를 24개로 늘렸는데요.

    하지만 이같은 문어발식 확장이 부실을 키운 탓에, 진로 그룹은 외환위기 때 부도를 맞게 됐습니다.

    진로그룹은 결국 법정관리와 계열사 분할 매각으로 공중 분해됐는데요.

    진로쿠어스맥주는 OB맥주에 매각됐고, 대표브랜드였던 '참이슬'과 '석수' '퓨리스'는 하이트에 또 '진로 발렌타인스'는 프랑스의 위스키 업체인 '페르노리카'사에 넘겼습니다.

    이 과정에서 장진호 전 회장은 수천억 원의 분식회계와 비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 기소돼 징역 2년 6개월,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습니다.

    하지만 집행유예 기간 중이던 2005년 캄보디아로 출국했습니다.

    장 전 회장은 캄보디아 국적까지 취득하고 재기를 노렸지만 여의치 않았습니다.

    2010년에는 중국으로 거처를 옮긴 뒤 줄곧 베이징에서 생활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앵커 ▶

    장진호 회장 말고도 해외에서 도피해 은둔 생활을 하는 재벌 회장들이 많은데요.

    이 내용은 김대호 아나운서가 전해드립니다.

    ◀ 김대호 아나운서 ▶

    네. 해외에서 9년째 도피 중인 회장이 있습니다.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인데요.

    횡령 혐의로 실형이 확정됐지만, 항소심 재판 도중 신병치료를 이유로 출국했는데요.

    지난 2007년, 일본을 거쳐 카자흐스탄으로 간 뒤 행방이 묘연한 상태입니다.

    정태수 전 회장은 무려 2천억 원이 넘는 세금을 내지 않았는데요,

    국세청은 지난해, 정 전 회장의 숨겨진 땅을 찾아내 압류하기도 했습니다.

    관련 보도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서울 강남의 재건축 단지인 은마아파트.

    부동산 등기부 등본에 경찰 치안센터와 아파트 1개 동 일부가 포함된 2190.6 제곱미터 토지가 정태수 전 한보 회장 소유로 나타납니다.

    최소 3백억 원대로 추산됩니다.

    12필지로 나눠져 있던 이 땅은 1980년대 들어 한 필지로 합쳐졌는데, 이 과정에서 무슨 이유에서인지 3필지가 미등기로 남았습니다.

    이른바 유령토지가 된 셈이었는데 국세청의 요청으로 서울시가 직권으로 등기를 처리하자 곧바로 압류한 겁니다.

    ◀ 김대호 아나운서 ▶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은 재계 순위 2위인 대우그룹이 해체된 뒤, 1999년 10월 중국으로 출국했다 바로 국내로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김 전 회장은 결국 베트남 등지에서 5년여 동안 도피생활을 하다 귀국했는데요,

    분식회계를 주도한 혐의로 징역 8년 6개월과 벌금 1000만 원, 추징금 17조 9천억 원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2008년 특별 사면됐습니다.

    지난해 회고록을 출간하고 공식 석상에 등장해 대우그룹 해체가 부당 하는 견해를 피력하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는데요.

    당시의 보도 내용, 살펴보겠습니다.

    ◀ 리포트 ▶

    [김우중/전 대우그룹 회장]
    "시간이 충분히 지났으니 적어도 잘못된 사실을 바로잡아야…"

    인사말을 하던 중 김 전 회장은 감정이 북받친 듯 눈물을 보였습니다.

    [김우중/전 대우그룹 회장]
    "(앞만 보고) 성취를 향해 열심히 달려왔습니다."

    이른바 '기획해체론'으로, 김 전 회장이 IMF 당시 경제관료들의 무리한 국내산업 구조조정 방식에 반대하다 밉보여 자금줄이 막히고 자산이 헐값 매각돼 주저앉았다는 겁니다.

    당시 경제관료들은 대규모 실업사태를 우려해 대우를 살리려 애썼고, GM과의 제휴협상 결렬도, 당시 정부가 방해할 이유가 없었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 김대호 아나운서 ▶

    각종 비리 혐의로 지탄받아 온 기업 총수들 중에는 회사는 부도가 났는데도 본인은 해외에서 호화 생활을 누리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관련 보도 내용, 함께 보시겠습니다.

    ◀ 리포트 ▶

    미국 최고의 부촌인 LA 베버리힐즈 부근 프리몬트 빌리지입니다.

    2-300만 달러짜리 고급 주택들이 모여있습니다.

    총을 찬 경비원이 입구부터 막아섭니다.

    [경비원]
    "방문자는 집주인 허락을 받아야 들어갈 수 있다."

    이곳에 거성그룹과 삼익가구의 총수였던 김동수 씨가 살고 있습니다.

    외환위기로 99년 파산한 거성그룹과 삼익가구는 서울보증보험에 빚 155억 원을 떠넘겼습니다.

    총수였던 김씨는 빈털터리여야 하지만 LA 한인 타운에 대형 나이트클럽과 룸살롱 여러 개를 운영하는 재력가로 살고 있습니다.

    재산은 모두 부인과 자녀명의로 돌려놨습니다.

    섬유업체 사장 나모씨의 대출 서류입니다

    97년 4월 1일, 나씨는 종금사에서 3억 원을 새로 대출받는 등 15억 원의 빚을 진 상태입니다.

    대출받자마자 4월 12일 나씨는 미국으로 출국합니다.

    100만 달러가 넘는 주택에 살면서, 시내에 있는 다세대 건물 2채를 18가구로 나눠 임대하고 있습니다.

    집과 사업체는 모두 부인 명의입니다.

    [나씨 부인]
    "여기서 이 집도 내 돈으로 산 거구요. 내 이름으로 돼있구요. 사업체도 내 것이죠. 우리 남편이 맡아서 운영하게끔 그렇게만 이름을 바꿔둔 거에요. 다 내 것이에요."

    ◀ 김대호 아나운서 ▶

    최원석 동아그룹 전 회장은 재계를 떠났습니다.

    최 전 회장은 동아그룹의 학교법인인 공산학원 이사장을 맡아 동아방송예술대학교와 동아마이스터고등학교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최순영 전 신동아그룹 회장도 종교생활에 전념하고 있는데요.

    고액 체납자로 다시 한 번 언론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관련 보도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최순영 전 신동아그룹 회장이 살고 있는 서울 양재동의 한 고급 빌라.

    38세금 징수팀이 들이닥칩니다.

    "회장님 문 여시라니까요." "강제개문하세요."

    잠긴 방문을 통째로 떼어 낸 뒤에야 최 전 회장 부부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최순영/전 신동아그룹 회장]
    "내가 금덩어리를 땅에 묻어 놓고 안 갚는게 아니고. 없어서 못 갚는 거지. 있으면 다 가지고 가세요."

    징수팀이 온 집안을 샅샅이 뒤진 끝에, 서랍장과 금고, 옷장 등에서 수표와 현금 1천7백여만 원과 진주 목걸이, 팔찌, 명품시계 등을 발견해 현장에서 징수했습니다.

    [최순영/전 신동아그룹 회장]
    "가져가면 안 돼요. 000(내 아내) 백에서 나온 거니까. 000(내 아내) 거라고."

    최씨는 빌라를 비롯한 개인 재산을 모두 부인이 이사장인 종교재단 명의로 돌려놓는 식으로 납부를 피해온 걸로 추정됩니다.

    [최순영 전 회장 부인]
    "저기 있는 백만원도 선교원에 헌금하라고 누가 주신건데, 하나님 돈인데. (세금은 안내시고요.)"

    ◀ 김대호 아나운서 ▶

    물론, 기업 회생을 위해 다시 도전하는 회장님도 있습니다.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은 전문경영인 자격으로 복귀해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쌍용건설은 최근 법정관리를 졸업했습니다.

    세계 최대 국부펀드인 두바이 투자청으로부터 마련한 1,700억 원으로 기존 채무를 정리하고, 4년 만에 흑자로 돌아서는 등 재기를 노리고 있습니다.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