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이브닝뉴스

[이브닝 이슈] 나도 짠맛 중독?…나트륨 줄이면 체중도 준다

[이브닝 이슈] 나도 짠맛 중독?…나트륨 줄이면 체중도 준다
입력 2015-04-07 18:00 | 수정 2015-04-07 18:10
재생목록
    ◀ 앵커 ▶

    살이 찌지 않기 위해 음식의 칼로리만 신경 썼다면, 앞으로는 나트륨 함량도 따져 보셔야겠습니다.

    나트륨을 많이 섭취하면, 다시 말해 음식을 짜게 먹으면 심혈관 질환과 위암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지는 건물론이고요, 비만과 당뇨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먼저 나트륨 함량이 높은 밥상부터 살펴보겠습니다.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밥상에 빠지지 않는 된장찌개와 김치, 그리고 다양한 밑반찬들.

    한 끼 밥상 차림에 들어간 나트륨을 재봤습니다,

    된장찌개만 1천mg을 넘고 나물 등 반찬 한두 가지를 더 했더니 어느새 나트륨 총 양이 2천mg에 육박합니다.

    세계보건기구 하루 권장 섭취량을 한 끼 식사로 다 채우는 겁니다.

    [장해진]
    "싱겁게 먹으면 오히려 먹지 않은 것 같고, 그리고 개운한 맛이 오히려 느껴지지 않는 그런 중독 증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어디서 어떤 음식을 먹는가도 문제, 직장인들이 가득한 식당의 음식 대부분은 국물요리입니다.

    국물요리는 뜨겁게 먹기 때문에 혀가 둔감해져 짠맛을 잘 느끼지 못하게 합니다.

    또 짠 국물일수록 감칠맛이 나는 다른 조미료들도 많이 들어갑니다.

    [김양현 교수/고려대안암병원 가정의학과]
    "짠맛에 길들여지다 보면 '짜다'라고 느끼는 신경의 역치 자체가 굉장히 높게 설정되기 때문에…"

    ◀ 앵커 ▶

    국과 찌개, 김치를 주식으로 하는 한국 사람의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세계보건기구 권장량의 두 배를 훌쩍 넘는다고 하는데요.

    유선경 아나운서가 자세한 내용 전해 드립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네, 소금의 주성분인 '나트륨'은 너무 많이 섭취하면 건강에 해로운 것으로 잘 알려져 있죠.

    그래서 세계보건기구 WHO는 하루에 섭취할 나트륨의 적정량을 정해 권장하고 있는데요,

    하루 2,000mg, 2g입니다.

    숫자로만 들으면 감이 잘 안 오죠.

    우리 식탁에 흔히 오르는 김치찌개 1인분의 나트륨 함량이 2000mg입니다.

    부대찌개 1인분의 나트륨 함량도 역시 2,000mg인데요, 아무 반찬도 없이 찌개 하나만 먹는다고 해도 이미 나트륨의 하루 섭취 권장량을 다 채우는 셈입니다.

    그럼 육개장의 나트륨 함량은 어느 정도일까요?

    2,800mg으로 김치찌개보다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고요, 짬뽕은 어떨까요?

    한 그릇에 무려 4,000mg, 4g의 나트륨이 들어 있다고 합니다.

    지금 보신 음식은 전부 국물이 빨간 음식들이죠.

    그런데 빨간 국물이 아니라고 해서 안심하면 안 됩니다.

    된장찌개의 나트륨 함량도 김치찌개와 같은 2,000mg이고요,

    어묵 1인분의 나트륨 함량은 찌개보다도 많은 2,400mg입니다.

    길거리 포장마차에서 어묵 국물 종이컵에 담아 마시는 분들도 주의하셔야겠습니다.

    그리고 의외의 복병이 바로 물냉면입니다.

    무려 2,600mg의 나트륨이 들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렇다면 각 나라의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어떻게 차이 날까요?

    WHO 권장량은 하루 2천 mg인데, 영국과 미국은 하루 평균 3440mg, 일본은 428mg0, 한국은 4,880mg으로 4개국 중 가장 높았습니다.

    하루 권장량보다 약 2.5배나 더 많이 짜게 먹고 있는 셈입니다.

    ◀ 앵커 ▶

    그런데 한번 짠맛에 길들여지면 고치기가 쉽지 않습니다.

    싱겁게 먹는 게 쉽지 않은 우리 국민들의 목소리,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 리포트 ▶

    [신희은]
    "전 짠 음식 좋아해요. (싱거우면) 감칠맛이 떨어진다 그래야 되나, 그래서 그냥 짭짤한 쪽에 좀 더 많이 가는 것 같아요."

    [정혜선]
    "그냥 제 입에 맞는 것, 짠 게 또 맞으니까 짜게 먹는 것 같아요. 싱거운 게 별로 안 맛있어요. (짠 음식이) 몸에 안 좋긴 한데 먹을 땐 또 맛있는 거 먹고 싶으니까…"

    [김경남]
    "짭짤하면 미각을 자극을 하니까 확 당기죠. 싱거우면 아무래도 맛있다는 느낌이 안 드니까 잘 안 먹게 돼요. 그게 제일 큰 원인인 것 같아요. 알고는 있는데 막상 실천하기 어렵죠."

    ◀ 앵커 ▶

    짭짜름한 음식을 가리지 않고 계속 먹으면 비만과 당뇨를 부를 수도 있다고 합니다.

    관련 보도 내용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소금, 즉 나트륨은 우선 몸에 많이 들어가면 갈증을 일으키게 되고 반대 맛인 단 음료를 찾게 만듭니다.

    또 식욕을 억제하는 호르몬의 효과도 떨어뜨려 배가 불러도 계속해서 먹게 합니다.

    때문에 평소 짜게 먹는 사람은 싱겁게 먹는 사람에 비해 비만일 가능성이 24% 더 높습니다.

    문제는 단순히 체중이 느는데 그치지 않습니다.

    짠 음식을 즐겨 먹어온 이 남성은 검진을 받아봤더니, 소변 검사에서 단백뇨가 나왔습니다.

    혈관 속에 나트륨이 많으면 우리 몸이 삼투압을 유지하기 위해 단백질을 밖으로 내보내기 때문에 짜게 먹는 사람은 단백뇨 위험이 63% 더 높아집니다.

    단백뇨가 계속되면 근육량이 줄어 팔다리는 가늘어지고, 여러 만성질환의 근원인 복부지방, 즉 뱃살만 급격히 늘게 됩니다.

    [심경원/이대목동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근육량이 줄어들게 되면, 에너지를 태울 수 없기 때문에, 바로 쉽게 우리 몸속 내장 지방으로 축적될 수 있습니다."

    ◀ 앵커 ▶

    그런데 최근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하루동안 나트륨을 세계보건기구의 권장량대로 2,000mg, 그러니까 2g만 섭취할 경우, 체중과 혈압, 혈당이 낮아지는 건 물론이고, 당뇨병의 원인이 되는 인슐린 분비 문제도 줄어든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밝혀졌습니다.

    자세한 내용, 유선경 아나운서가 전해드립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한양대병원 내과의 전대원 교수가 이끄는 팀은, 비만인 사람 60명과 정상체중인 사람 60명을 대상으로 횟수에 관계없이 이들이 24시간 동안 배출하는 소변을 모두 모았습니다.

    그리고 소변에서 나트륨이 얼마나 검출되는지 확인해봤는데요,

    그랬더니 나트륨이 비만 그룹은 4,350mg, 정상 체중인 사람은 2,650mg이 검출됐습니다.

    그런데 소변으로 배출되는 나트륨의 양은 실제 섭취량의 80% 정도이기 때문에, 비만인 그룹이 실제로 하루 동안 섭취한 나트륨의 양은 5,400mg이라는 계산이 나옵니다.

    정상그룹과 비교하면 하루에 2,100mg이나 더 섭취했다는 거죠.

    다시 말해, 비만그룹은 정상그룹보다 하루에 김치찌개 한 그릇에 들어 있는 소금을 더 섭취했다는 얘기가 됩니다.

    그래서 이들의 평소 식습관을 조사해 봤더니 대부분 국이나 찌개의 국물을 남기지 않고 거의 다 먹는 습관이 있었고, 나트륨 함량이 높은 가공 식품을 섭취하는 빈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대원 교수팀은 이번에는 비만인 사람 80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서 한쪽은 저나트륨 식사를, 한쪽은 저칼로리 식사를 제공하는 실험을 했습니다.

    저나트륨 그룹은 하루 권장량인 2,000mg을,저칼로리 그룹은 칼로리는 낮추는 대신 나트륨은 40대 한국인의 평균 섭취량인 4,700mg을 제공하는 실험을 두 달간 지속하면서 관찰했는데요,

    놀라운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실험 시작 2개월 뒤, 저나트륨 식사를 한 사람들은 체중이 평균 4.7kg 감소해 저칼로리 식사보다 더 큰 체중감소 효과를 봤고 고혈압이 나타나는 빈도 역시 저나트륨 그룹은 35% 포인트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저칼로리 그룹에 비해 두 배의 효과를 보였습니다.

    또 당뇨병 발생의 전단계라고 할 수 있는 인슐린 분비의 감소 증상은, 저칼로리그룹은 9% 호전된 수치를 보인 반면, 저나트륨 그룹은 무려 40%나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나트륨을 적게 섭취하는 식습관이 비만과 혈압, 당뇨병의 예방이나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한 겁니다.

    ◀ 앵커 ▶

    저염식의 중요성이 알려지면서 식품업계는 염분은 낮추고 맛은 유지하는 비법을 찾기 위해 경쟁이 치열한데요,

    나트륨 함량을 낮춘 저염 제품들이 시중에 속속 출시되고 있습니다.

    어떤 것들이 있는지 지금 확인해 보시죠.

    ◀ 리포트 ▶

    나트륨 함량을 20%까지 낮춘 라면이 출시됐습니다.

    [윤대원/라면업체 스프개발팀]
    "표고버섯 같은 데서 우러나는 맛 성분들을 저희가 추출해서, 맛의 특징을 그런 성분들을 이용해 강조함으로써 나트륨을 맛 차이 없이 줄일 수 있었습니다."

    2~3년 전보다 된장은 26%, 고추장은 11%, 간장은 33%나 나트륨을 줄인 장류 상품들이 나왔고 소금이나 조미료까지 저염도, 저나트륨을 강조한 제품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습니다.

    [이승수/대형마트 식품담당]
    "저염장류 매출 구성비는 과거 1% 수준에서 최근 들어 10% 이상 증가했습니다."

    외식업체들도 나트륨 사용을 줄이고 있습니다.

    [이정화 /외식업체 셰프]
    "두부나 다시마, 미역 같은 나트륨 배출에 도움이 되는 음식을 기존에 있던 나트륨이 높은 음식에도 넣어서 그런 도움이 될 수 있는 음식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제 나트륨량을 줄이면서 맛을 유지하는 비결은 식품업체의 비밀 노하우로 자리 잡아 경쟁력의 척도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