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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닝 이슈] 이혼 300일 내 출생, 전 남편 아이?…"헌법에 위배"

[이브닝 이슈] 이혼 300일 내 출생, 전 남편 아이?…"헌법에 위배"
입력 2015-05-06 18:04 | 수정 2015-05-06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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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우리 민법에 여성이 이혼한 지 3백 일 이내에 자녀를 출산할 경우, 전 남편의 아이로 간주한다는 규정이 있었는데요.

    이 조항이 헌법에 어긋난다고 헌법재판소가 결정했습니다.

    최근 이혼율이 높아지면서, 자녀의 양육과 관련한 법과 제도도 바뀌어왔는데요, 이 시간에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이번 헌법재판소의 결정과 이 결정이 나오기까지의 관련 사건을, 두 아나운서가 이어서 설명해드리겠습니다.

    ◀ 김대호 아나운서 ▶

    네. 먼저 실제 사건 내용을 살펴보겠습니다.

    A씨는 지난 2011년, 남편 B씨와 이혼을 하기로 합의한 뒤, 새로운 남성 C씨를 사귀었습니다.

    그리고는 석 달 뒤인 2012년 2월 말, 남편과 협의 이혼 절차를 끝냈는데요.

    A씨는 이혼한 지 8개월 만인 그 해 10월, 새로 만난 남성 C씨의 딸을 출산했습니다.

    A씨는 딸의 출생신고를 위해 구청을 찾았는데, 여기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A씨는 C씨의 성으로 출생신고를 하려고 했지만 구청에서 태어난 딸을 전 남편 B씨의 딸로 가족관계등록부에 기재한 겁니다.

    문제가 된 조항은 민법 844조 2항의 친생자 추정 규정이었습니다.

    즉, "이혼한 날로부터 3백일 이내에 출생한 자는 혼인 관계 중에 임신된 것으로 추정한다"는 내용인데,

    부자관계는 모자관계와 달리, 정확한 입증이 어렵다는 이유로 1958년도에 만들어진 조항입니다.

    유전자 검사 결과, 태어난 딸은 C씨의 아이가 확실했지만, A씨가 딸을 C씨의 자녀로 인정받기 위해선 2년 내에, 이 아이가 전 남편의 아이가 아니라는 친생부인의 소송을 제기해 판결을 받아야 했습니다.

    이에 대해 A씨가 헌법소원을 제기한 건데요,

    헌법재판소는 어떤 결정을 내렸을까요?

    유선경 아나운서, 알려주시죠.

    ◀ 유선경 아나운서 ▶

    네. 헌법재판소는 친생자 추정 규정은 헌법에 위배된다고 판단했습니다.

    당사자들이 원하지도 않는 친자 관계를 강요하는 건, 개인의 존엄과 행복 추구권, 또 양성평등에 기초한 혼인과 가족생활의 기본권을 제한한다고 판단한 겁니다.

    하지만, 당장 '위헌'으로 결정할 경우 새로운 법이 만들어지기 전까지 전 남편의 아이가 분명한 경우에도 법적 지위에 공백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새 법이 만들어질 때까지만 이 조항을 적용하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습니다.

    법 개정 시한은 따로 명시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헌법재판소의 이번 결정은 사실 때늦은 결정이라는 지적이 있습니다.

    "이혼 후 6개월 동안 여성의 재혼을 금지"하던 민법 조항은 지난 2005년 삭제됐는데요.

    유전자 검사 등으로 친자 확인 절차가 간편해졌고, 이혼 전 3개월간의 숙려기간을 거치게 하는 이혼 숙려기간 제도, 별거를 한 뒤 이혼하는 부부가 늘고 있는 등의 변화도 이번 헌법불합치 결정을 이끌어낸 배경이 됐습니다.

    이번 결정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가정법 전문 변호사에게 물어봤습니다. 들어보시죠.

    ◀ 리포트 ▶

    Q. 헌법불합치 결정의 효과는?

    [이인철 변호사(가정법 전문)]
    "앞으로는 여성이 전 남편을 상대로 해서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친생부인의 소를 제기하는 것 대신에 간편하게 유전자 검사를 통해 쉽게 친생자 여부를 밝히고 자녀의 신분을 확인해서 출생신고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Q. 헌재 결정의 부작용이 예상된다면?

    [이인철 변호사(가정법 전문)]
    "남편이 단지 이혼했다는 이유만으로 자신의 자녀가 확실함에도 불구하고 이혼 후에 출생했다는 이유만으로 자신의 친자가 아니라고 주장할 수도 있고요. 또한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 등의 문제점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 앵커 ▶

    최근 부모 자식 관계를 바로잡겠다는 '친자 확인 소송'이 증가하고 있는데요.

    재산분할이나 상속 분쟁이 늘고 있는 것도 한 원인이라고 합니다.

    김대호 아나운서, 10년 전에 비해 친자확인소송이 약2배 정도 늘어났다고요?

    ◀ 김대호 아나운서 ▶

    네. 대법원에 접수된 친자 확인 소송 건수를 살펴봤습니다.

    지난 2003년, 2천3백 건에 못 미쳤던 소송 건수가 지난 2013년에는 4천9백여 건으로 두 배 이상 늘었습니다.

    전체 가사 소송의 10%에 약간 못 미치는 정도의 수친데요,

    친자 확인 소송의 기본이 되는 자료는 바로 유전자 검사입니다.

    최근에는 비용이 30만 원 정도로 저렴해지고, 하루 이틀이면 검사결과를 알 수 있어, 활용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하는데,

    머리카락이나 손톱과 발톱, 칫솔이나 담배에 묻어 나온 입안세포 등으로도 감식이 가능합니다.

    이번엔 유전자 검사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뤄지는지 보도 내용, 살펴보겠습니다.

    ◀ 리포트 ▶

    자식은 부모로부터 23개씩 염색체를 물려받게 되는데, 이 염색체 안에 있는 유전자를 대조하는 것이 유전자검사입니다.

    보통 15개 유전자형을 대조하는데 모두 일치하면 친자관계가 성립되지만 1개라도 일치하지 않으면 추가 검사를 받거나 친자관계로 인정받지 못합니다.

    검사의 정확도는 거의 100%입니다.

    [임채승/고대구로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
    "거의 99.999% 정도? 우연히 일치할 확률은 우리 인류 20억 명 중에 한, 두 명 정도 이 정도 밖에…"

    유전자 검사 결과가 법으로 인정받으려면, 검사 대상자나 보호자의 동의 아래 검사가 이뤄져야 합니다.

    즉, 당사자 몰래 신체에서 채취한 세포로 유전자검사를 하는 경우엔 법원에서 어떤 증거로도 사용되지 못한다는 얘기입니다.

    ◀ 앵커 ▶

    그런데 부부가 이혼을 하고, 친자 확인에 문제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이혼한 가정의 어려움은 끝난 것이 아닙니다.

    바로 양육비 부담 때문인데요.

    한부모 가정의 80% 이상이 양육비를 받지 못하고 있을 정도인데, 정부가 이들의 소송을 돕고 있습니다.

    관련 내용,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이혼이나 미혼모로 자녀를 키우는 한부모 가정은 47만 가구가 넘습니다.

    이혼한 전 배우자로부터 양육비를 정기적으로 받은 가구는 5%에 불과했고, 10가구 중 8가구는 양육비를 전혀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정희(가명)]
    "법원을 쫓아다니고 하려면 시간적 여유가 있어야 되는데 회사에다 말을 하고 나온다는 게 쉽지 않아요."

    한부모 가정의 소득은 평균의 절반에 불과해 빈곤이 자녀들에게로 대물림될 수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이에 따라 정부에서는 법률 전문가들이 한부모 가정의 양육비 소송을 돕는 양육비 이행관리원 제도를 지난 3월부터 시행하고 있습니다.

    [정익중 교수/이화여대 사회복지학]
    "양육비를 청구하고 추심하면 무책임한 부모의 비율이 많이 줄어들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 앵커 ▶

    최근에는 양육비 이행 관리원에 접수되는 상담 신청만 하루 평균 2천5백 건에 달한다고 합니다.

    법원의 도움을 받아 밀린 양육비를 받아내는 사람도 늘고 있는데요,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자료를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전 배우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양육비를 주지 않을 경우, 가정법원에 '신청'을 하면, '심리'를 거쳐 가정법원의 '이행명령'을 내릴 수 있는 건데요.

    법원의 이행명령에도 불구하고,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나 30일 이내의 감치명령을 내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돈을 주는 대신 구치소에 들어가 몸으로 때우면 되는 건가 생각하는 분도 있겠지만, 그렇지는 않습니다.

    구치소에 들어가 감치가 되더라도 지급해야 할 양육비가 줄어들지 않기 때문에, 돈이 있는데도 양육비를 내지 않는 전 배우자들에게 특히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 앵커 ▶

    최근에는 미성년자인 자녀라도 이혼한 엄마와 아빠 가운데 누구랑 살고 싶은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과거보다 자녀의 의사를 존중하는 방향으로 법과 제도가 바뀌고 있습니다.

    이번엔 달라지고 있는 양육권 관련 내용, 살펴보겠습니다.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지난 2월, 대법원은 미성년 자녀의 권리를 대폭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사소송법을 전면 개정하기로 했습니다.

    현행법에서는, 부부가 이혼을 하면 만 열 살 이상의 자녀만 어느 부모와 같이 살지 의견을 낼 수 있었는데, 앞으로는 모든 미성년 자녀의 의견을 의무적으로 듣도록 했습니다.

    이혼 당시 자녀의 양육권에 대해 법원의 판결이 내려졌더라도 자녀의 의견을 우선시하라는 판결도 나왔습니다.

    양육권 소송에서 이긴 엄마가 아빠와 살겠다는 아이를 강제로라도 데려올 수 있도록 법원에 요청했지만, 법원은 "물건과는 달리 사람에 대한 강제집행은 인간의 도리에 어긋남이 없어야 한다"며 이씨의 요구를 거절한 겁니다.

    [김문성 공보판사/서울중앙지법(2013)]
    "(아이의) 인격권을 존중해야 합니다. 따라서 아이 스스로 자유롭게 자신의 의사를 밝혔다면 그 의사를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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