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스티브 잡스와 마릴린 먼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 두 사람에게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입양아'라는 점인데요,
최근 한국계 입양아 중에서도 고위직에 오른 유명인이 있죠.
바로 프랑스의 플뢰르 펠르랭 문화부 장관입니다.
1973년생인 펠르랭 장관은 태어난 지 6개월 만에 프랑스의 한 가정으로 입양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중소기업 디지털 경제부 장관 등 프랑스 정부의 고위직을 거쳐, 지난해에는 문화부 장관에 임명됐습니다.
이처럼 입양된 뒤에 새로운 가족을 만나 사회적으로도 성공한 삶을 사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입양 후 가족으로부터 또다시 버림을 받는 이들도 있습니다.
'입양의 날'을 맞아 실태를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영상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3살 남아, 입양 넉 달 만에 사망]
재작년 미국의 한 가정에 입양된 현수.
세 살배기 현수는 입양 넉 달 만에 의식불명 상태로 응급실로 실려왔고, 병원에서 숨을 거뒀습니다.
부검 결과 두개골이 함몰돼 있었고, 몸 여러 곳에서 구타 흔적이 발견됐습니다.
[존 매카시/미 몽고메리 카운티 검사]
"병원에 왔을 때 아이는 반응이 없었고 몸은 섭씨 30.6도로 차가웠어요. 이미 뇌사상태였습니다."
경찰은 양아버지인 36살 브라이언 오캘러건을 1급 살인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25개월 입양아, 학대로 숨져]
자신의 어머니 46살 김 모 씨의 차에서 숨진 25개월 전 모 양.
119대원은 아이의 몸에 멍자국이 있는 점을 이상하게 여겨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에 긴급체포된 어머니 김 씨는 아이가 전날 위험한 행동을 해 자로 몇 대 때렸다고 진술했지만 부검 결과 외부충격으로 인한 뇌출혈로 드러났습니다.
숨진 전 양은 김 씨 부부에게 입양된 아이로, 당시 중학생 딸과 초등학생 아들이 있는 부부는 별거 중이었습니다.
◀ 앵커 ▶
그런가 하면 입양된 국가에서 국적 취득을 하지 못해 한국으로 추방된 아이들도 있습니다.
이들은 한국말을 하지 못하는데도, 이른바 자신을 버린 나라에서 '유령인간'처럼 살아야 했다고 말했습니다.
영상,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두 번 버려진 입양아 '유령인간' 전락]
모 씨는 두 살 때 미국으로 입양됐지만 34년 만에 다시 한국으로 추방됐습니다.
양부모가 법적 절차를 밟지 않아 미국 시민권을 얻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모정보/추방된 입양인 ]
"가족 문제가 없고, 입양되지 않았더라면 한국에서 어려움 없이 살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울 한복판에서 은행을 털다 붙잡힌 남성 역시 추방된 입양인이었습니다.
해외 입양 후 국적 취득 여부가 확인되지 않는 사람은 2만 4천여 명.
정체성 혼란을 겪는 이도 많습니다.
[로라 클룬더/해외 입양인]
"양부모는 친딸을 외롭지 않게 하기 위해 나를 입양했다고 말했습니다. 나는 애완동물 같은 존재였습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최근에도 한국계 입양아가 미국에서 추방될 위기에 놓여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30년 전 미국에 입양된 애덤 크랩서 씨.
두 가정을 거치면서 학대에 시달렸지만, 재기에 성공해 현재는 세 자녀를 둔 가장이 됐습니다.
하지만, 크랩서 씨를 입양했던 부모들이 미국 국적 취득을 신청하지 않아,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현재 법원에서 재판이 진행 중인데요.
미국에서 입양아에게 자동적으로 시민권을 준 것은 2000년 이후부터로, 애덤 크랩서 씨는 여기에 해당되지 않습니다.
현재 입양아를 위한 인권 단체들은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는데, 크랩서 씨를 추방하지 말자는 서명에 1만 7천 명이 동참한 상태입니다.
◀ 앵커 ▶
이번엔 현재 입양 실태는 어떤지 살펴보겠습니다.
지난해 국내와 해외로 입양된 어린이는 천 명이 넘는다고 하는데요.
먼저 영상으로 확인해 보겠습니다.
◀ 리포트 ▶
서울 관악구의 한 교회입니다.
한 여성이 이불에 싸인 아기를 들고 계단을 올라갑니다.
곧이어 '베이비 박스'를 열어 보따리와 아기를 넣더니 황급히 사라집니다.
20대 초반 미혼모가 태어난 지 한 달도 안 된 아기를 버린 겁니다.
[정영란/주사랑공동체교회 사회복지사]
"저체중, 미숙아 아이들이 많이 오고요. 출생신고를 하지 못해서 오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태어난 지 두 달 된 가온이는 '항문폐쇄증'이라는 장애를 안고 태어나 3주 전 이곳에 버려졌습니다.
그러나 다행히도 교회가 미혼모를 설득한 끝에 가온이는 엄마와 함께 살게 됐습니다.
[김 모 씨/미혼모]
"너무 미안했죠. 미안한 마음이 엄청 컸고 출생신고를 하고 나니까 아기를 키워야겠다는 생각이 딱 드는 거예요."
지난 5년간 베이비박스에 버려진 아기는 7백여 명, 지난해에만 280명이 넘었습니다.
베이비박스에 버려진 아기 10명 가운데 단 3명만 원래 집으로 돌아가고, 나머지 7병은 해외로 입양되거나 보육원으로 보내지고 있습니다.
◀ 김대호 아나운서 ▶
6.25 전쟁이 발발한 이후인 1950년대부터 지난해까지, 해외로 입양된 한국 아이들은 16만 5천 명이 넘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고아 수출국'이라는 오명을 쓰기도 했는데요,
지난 2007년, 이같은 오명을 지우기 위해, 해외 입양아 수를 제한하는 '입양쿼터제'를 도입했습니다.
지난 2006년 한 해, 1천 8백 명이었던 해외 입양아 수는 계속 줄어드는 추세를 보여, 지난해에는 5백여 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정부는 '해외 입양 쿼터제'로 해외 대신, 국내 입양을 늘리겠다고 했는데 실제로는 어떻게 됐을까요?
국내로 입양된 아동의 수는 2007년 이후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다, 2012년 이후부터는 절반으로 줄어들었는데요.
전문가들은 국내 입양이 줄어든 이유로, '입양특례법'의 시행을 꼽고 있습니다.
2012년 8월에 개정된 입양특례법은, 입양을 원하는 부모에게 법원허가를 받도록 하는 등 입양 절차를 강화했습니다.
또 미혼모가 자신이 낳은 아이를 다른 가정에 입양시킬 경우에도 먼저 자신의 자녀로 출생 신고를 하도록 의무화했습니다.
이렇다 보니, 출산 사실을 숨기고 싶어하는 미혼모들이 입양 절차를 포기하고, 아이를 유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일부 전문가들의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아동복지 현장에서는 그럼 현재의 입양 실태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저희 취재진이 만나서 얘기를 들어 봤습니다. 들어보시죠.
◀ 리포트 ▶
Q. 입양특례법에 대한 입장은?
[김혜경 부장/동방사회복지회 입양사업부]
"입양특례법은 굉장히 선진화된 좋은 법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우리 사회가 그것에 대해서 전혀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입양특례법이 개정이 됐기에 이렇게 사회적인 혼란이 지금 있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Q. 현재 입양 실태…바뀌어야 하는 것은?]
[김혜경 부장/동방사회복지회 입양사업부]
"아이들을 건강하게 잘 키워내고 입양이 활성화되려고 한다면 저희가 우선 갖고 있는 입양에 대한 편견과 미혼 엄마에 대한 편견이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앵커 ▶
입양된 아이 대부분이 미혼모의 자녀라는 통계가 있습니다.
이들이 아이를 입양시키지 않고도, 스스로 키울 수 있도록 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는 지적도 있는데, 실제로는 어떤 지원이 이뤄지고 있을까요?
유선경 아나운서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밝힌 자료에 따르면, 국내 가정에 입양된 아이의 93%, 해외 가정으로 입양된 아이의 97%가 미혼모의 자녀로 나타났습니다.
미혼모의 아기들은 아빠로부터 양육비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그렇다고 정부 지원에 의존할 수도 없습니다.
아이를 직접 키우는 미혼모에게는 월 15만 원의 양육비가 지원되고, 만 25살 이하인 미혼모에겐 월 10만 원의 자립 지원금이 나오는데, 이 정도로는 기저귀 값을 대기도 어렵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 앵커 ▶
친부모가 아이를 키울지 말지 결심할 때까지, 또는 아이가 제대로 된 입양가정을 찾기 전까지 아기를 돌봐 주는 '가정위탁제도'라는 게 있죠.
10년 전에 시작됐는데요, 지난 2009년 이후 참여 가정이 줄어드는 추세라고 합니다.
영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 리포트 ▶
송얼이는 지순자 씨 부부가 가슴으로 키우고 있는 아이.
지금도 친엄마 품을 떠난 송얼이를 데려올 수밖에 없었던 그 순간을 잊을 수 없습니다.
[지순자·윤찬혁/위탁부모]
"처음 왔을 때는 힘들었어요. 정말 걱정 많이 했어요. 목을 잘 못 가누고 몸도 못 가누고, 몸이 좀 안 좋았어요."
이처럼 '가정 위탁'은 친부모가 아이를 키우겠다고 결심할 때까지 시설이 아닌, 따뜻한 가정에서 돌보는 제도로 현재 만 1천여 가구가 여기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아이의 정서적 안정을 지켜줄 수 있고, 입양 가능성도 높여주는 제도지만 2009년 이후 참여 가정은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 앵커 ▶
아이는 아기를 낳은 부모가 키우는 게 최선의 방법이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많죠
이런 경우,우리 사회가 아이들을 건강하게 양육할 방법을 찾아야 할 텐데요.
전문가의 의견, 들어보겠습니다.
◀ 리포트 ▶
[조윤주 교수/성신여대 사회복지학과]
"미혼모가 자신의 자녀를 키울 수 있도록 여러가지 제도를 보완하는 것이 필요할 텐데요. 우선적으로 경제적인 지원이 부족합니다. 양육수단이나 이런 것들이 지원되고 있기는 하지만 이것에 대한 금액을 늘리는 것도 반드시 필요할 것으로 생각 되고요. 미혼모가 자녀를 키울 수 없는 상황에서 출산을 하지 않도록 예방의 측면도 중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브닝뉴스
[이브닝 이슈] 가슴으로 낳은 아이들…입양 실태와 대책은?
[이브닝 이슈] 가슴으로 낳은 아이들…입양 실태와 대책은?
입력
2015-05-11 17:34
|
수정 2015-05-11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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